‘직역 신설보다는 근무 환경, 복지 개선으로 유휴인력 감소해야’  인력문제 해결 첫발 뗀 공청회…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공감대’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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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 신설보다는 근무 환경, 복지 개선으로 유휴인력 감소해야’  인력문제 해결 첫발 뗀 공청회…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공감대’는 있었다
  • 김흥세 기자
  • 승인 2020.12.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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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치위협, 치협, 간무협 등 유관단체 한자리에 모여 인력 문제 논의
전기하 정책이사 “높은 직무만족도와 달리 다수의 휴직, 이직이 발생하는 아이러니에 대한 접근이 우선되어야”
서로 간의 입장 확인 정도에 집중된 공청회, 향후 추가 공청회나 협의체 등 중요성↑
치과계 종사인력 부족현상, 구인‧구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유관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는 덴탈어시스턴트(이하 “DA”)를 비롯한 신설 직역을 통한 문제 해결에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전했고, 임금 등 처우 개선‧여성 중심 인력을 배려한 모성보호 제도 마련‧관련 부처와 연계한 취업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는 각 직역과 단체의 입장을 들어보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첫 공청회인 만큼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향후 추가 공청회나 단체 간 협의체 구성이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견보단 협력으로’ 직역 대표들 한 목소리
대한치과의사협회 주관으로 치과의사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이번 공청회에는 치위협 임춘희 협회장, 치협 이상훈 회장, 간무협 홍옥녀 회장 등 유관단체 대표와 관계자, 전문지 기자 등이 자리했다.
 
치위협 임춘희 협회장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진행된 인사말에서 임춘희 협회장은 “여러 채널을 통한 연구와 토론에서 문제점과 해결책은 이미 많이 제안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더불어 그 과정에서 국민구강건강이라는 전문가의 의무들은 저버리지 않았는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치협 이상훈 회장은 “보건복지부 방문 당시 각 직역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제안하기도 했다. 오늘 공청회가 서로 간 견해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차이점을 줄여가는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간무협 홍옥녀 회장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보건의료인력은 환자 건강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라며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누며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력 문제를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
 
치협 이민정 치무이사
이날 공청회는 치협 이민정 치무이사가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책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 제언’이라는 주제발표로 포문을 열었다.
 
이민정 이사는 개원가에서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과 더불어 “출산율의 감소와 사회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향후 치과위생사 대학 정원과 간호조무사 응시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전 집행부부터 이어진 인력문제 해결 방안의 경과를 언급한 이 이사는 “치과위생사 정원 확충과 경력단절 여성을 유입하는 것을 토대로 한 기존 인력 활용과 DA를 통한 신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라고 발표했다.
 
치위협 전기하 정책이사와 간무협 최종현 기획이사는 이러한 주제발표 내용에 대한 의견을 담아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전기하 이사는 조사 자료를 토대로 “치과위생사 면허자 공급현황을 보면 10년 단위로 2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또한 신규 면허자의 활동률은 80% 이상이지만, 고연차일수록 확연히 활동률이 떨어진다. 이는 공급 부족이 아닌 임금, 복지, 재취업 문제 등에서 기인한 경력단절이 주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치위협 전기하 정책이사
전 이사는 보건복지부, 치위협의 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치과위생사와 치과 근무 간호조무사 모두가 직장 근속년수가 짧고 거의 절반이 현재 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임금·복지불만·업무강도 순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등 직무만족이 낮은 실정”이라고 짚었다. 또한 “치과위생사를 비롯한 치과종사인력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일‧가정 양립을 위한 모성보호 제도의 준수 및 지원제도 확대, 관련 부처와 연계한 취업지원센터 설립, 임금 산정 기준의 표준화를 통한 체계 개선이 요구된다”라고 제언했다.
 
간무협 최종현 기획이사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간무협 최종현 기획이사는 “치과의사 입장에선 구인난이지만, 간호조무사 입장에선 구직난이기도 한 문제다. 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신설 직역은 저임금, 미숙련, 비정규 일자리가 남발할 우려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간호조무사 교육 과정에서 치과분야 교육 시간을 늘려 양성 단계에서부터 치과로 갈 수 있는 인원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통의 노력으로 근본 해결방안 모색해야’
공청회의 마지막 순서는 상호토론 시간으로 마련됐다. 김홍석 치협 부회장이 좌장을 맡고 발표자들과 함께 토론을 진행했다. 상호토론에서는 서로 간의 발표에 대한 의견과 더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 간 상생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단체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치위협 전기하 이사는 “발표에서 언급했던 종사자 복지 정책 개선은 단순히 개원가에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 그렇기에 관련 부처에 대한 개선 요구 및 정책 제안 등 치과위생사와 치과의사가 공통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근본적인 고용환경의 변화를 위한 국가와 치과계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현재로서는 어떠한 인력도 구인·구직이 원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종현 이사는 “간호조무사 양성 단계부터 치과로 유입될 수 있는 인력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치협과 논의해 실습환경을 조성하고 치과 교육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치협 이상훈 회장은 토론 중 질의응답을 통해 “전반적인 논의과정에서 덴탈어시스턴트 제도에 대한 오해가 있는 듯하다. DA는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진행하겠다는 것이며 우려하는 업무영역에 대한 침해할 소지는 없다”라고 첨언하기도 했다.
 
치과계 인력문제에 대해 사실상 첫 공식 만남을 가진 이번 공청회는 우여곡절 끝에 유관단체가 모였지만, 각자의 의견만 확인하는 정도에 그쳤다. 치과계 인력에 대한 문제를 일각에서는 이른바 ‘장기미제’라고 표현할 정도인 만큼, 사실상 첫 단추를 꿰었다고 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앞으로 문제의 당사자인 치과위생사와 치과의사, 직역 간의 지속적인 해결책 모색과 이를 위한 상설 협의체 구성 등이 중요해질 것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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