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1명 더 채용할 수 있다면 치과위생사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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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1명 더 채용할 수 있다면 치과위생사 최우선’
  • 김흥세 기자
  • 승인 2021.03.1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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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지난 8일, 치과종사인력 구인난 관련 연구용역 결과보고회 개최
치과의사 회원 설문 결과 ‘DA제도’ 선호도는 3순위
‘구인‧구직 관련 정부 지원 확대 필요’ 의견 가장 많아
치과 구인‧구직 문제와 관련해 개원가에서는 제한된 인력 풀이라면 치과위생사 채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추진 논의 중인 덴탈어시스턴트 제도의 경우 회원 선호도가 3순위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내부에서도 자칫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상훈, 이하 치협)은 지난 8일(월) 치과의사회관에서 ‘치과종사인력 구인난 해결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이상훈 회장을 비롯한 치협 임원진과 정책연구원 김영만 원장, 김성균 부원장, 이번 연구 책임자인 한동헌 교수(서울대 치의학대학원)가 참석했다.
 
치협 이상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치과 종사인력 구인난의 문제는 치과의사뿐만 아니라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등 여러 직군이 섞여 있기 때문에 복잡한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지난 공청회를 비롯해 대화로 함께 하기 위한 시도를 했었다. 아무쪼록 오늘 연구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면서 더 나은 방안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연구 책임자 한동헌 교수 “DA 제도 단기와 장기 투 트랙으로 가야…”
치과의사 회원 설문 결과 DA제도 선호도 3순위, 최우선 채용은 치과위생사 선호
 
서울대 한동헌 교수
서울대 한동헌 교수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날 연구 결과 보고회에서는 먼저 해당 연구의 책임자인 서울대학교 한동헌 교수가 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이 이어진 가운데, 조사 내용에 치과의사 회원들을 통한 설문조사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우선 설문은 지난 1월 11일부터 15일까지 ‘치과종사인력 구인난 실태 및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치과의사 견해 조사’라는 이름으로 치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 데이터(2,223명)를 분석한 결과 치과에서는 구인 광고 후 실제 구인까지 대략 2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인력 구조상 치과위생사가 없는 의료기관이 14%에 달했으며, 추가로 구인이 필요한 치과위생사는 평균 1명, 간호조무사는 0.3명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여기에 치과의사 회원들이 구인난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구인‧구직 관련 정부지원 확대와 치과종사인력 배출 인원 확대가 꼽혔다. DA제도는 3순위에 위치했다. 1순위 희망정책인 구인‧구직 관련 정책과 관련해서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고용창출 장려금 등 확대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헌 교수는 조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한 결론을 통해 “제한된 구인환경에서 1명을 채용한다면 치과위생사를 채용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DA의 경우 짧은 수련 기간 보다는 1년 이상 정도의 교육을 거친 DA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원가 등 일선 현장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장‧단기 전략을 함께 추진하는 투트랙 방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제언했다.
 
-치협, 구인‧구직 사이트 활성화 방안, 치과데스크실장 교육과정 개설 등 여러 해결책 강조
한동헌 교수에 이어 치협 이민정 치무이사가 ‘치과 구인난 분석 및 해결을 위한 전략’이란 이름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민정 이사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급격한 의료서비스 수요의 증가와 함께 구인난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보건의료 환경을 설명하며 개원가의 구인문제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전했다. 이민정 이사는 출산율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사회 흐름 변화에 기인한 주4일제 등 근무 형태 변화, 간호조무사 직군의 낮은 치과 의료기관 유입률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치협 이민정 치무이사
치협 이민정 치무이사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한 해결책으로 ▲DA제도 도입 ▲소규모 치과와 치과위생사 실습 연계 확대 ▲구인‧구직사이트 ‘치놀’ 신설 및 혜택 증진 ▲치과데스크실장(가칭) 민간 자격증 과정 추진 ▲어시스트 로봇 및 치과 사무 무인화 시스템 개발 ▲업무범위 조정 ▲정부 지원금 및 정책 활용하기 등을 제시했다. 이날 이민정 이사의 발표에서 눈길을 끈 것은 치협에서 신설 예정인 구인‧구직 사이트 ‘치놀’을 활용해 개원가의 구인‧구직 관련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정책과 민간 자격증인 ‘치과데스크실장’(가칭) 교육과정을 추진하겠다는 부분이었다.
 
구인‧구직 사이트 ‘치놀’의 경우 기존 사이트들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높은 광고비와 수수료를 치협이 직접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절감할 수 있다는 점과 치과계 타 단체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또한 ‘치과데스크실장(가칭)’의 경우 데스크 업무만을 전문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해 인력 풀을 확대하고, 치과 원장들의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으며, 치과 문턱을 낮춰 간호조무사 및 일반인들의 치과 유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설문결과와 여러 정책 병행 추진 움직임…치협 DA 추진 기조에 변화 생기나
이날 연구 결과 발표회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 용역의 세부 주제는 ‘세계 각국의 DA 시스템 연구를 통한 우리나라 DA 시스템의 발전적 미래 제도에 대한 연구’였지만, 시선은 엉뚱하게 다른데 집중되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치과의사 회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나타나며, 향후 치협의 DA 제도 추진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훈 회장은 발표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DA제도는 그래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회원들이 원하는 최우선 정책이 아니라는 점과 1년 미만 단기 수련 과정의 DA를 원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자칫 정책 추진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민정 이사의 발표과정에서 구인‧구직 사이트와 치과데스크실장(가칭) 민간 자격증 추진 등에 대한 설명 비중이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정책 방향성이 어떻게 흘러갈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이상훈 회장이 이민정 이사에게 “대한치과위생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 유관 단체와의 적극적인 협력이 더 필요하다”라고 주문한 만큼 올해 어떠한 유관 단체 간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에 따라서 DA 제도 또한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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