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 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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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 페스트
  • 박진희 치과위생사(춘천예치과 총괄매니저)
  • 승인 2021.03.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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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알베르 카뮈 저 /자화상 출판/2020년 5월 1일 발행/정가 11,800원
이미지 출처=자화상
2021년 오늘날, 코로나라는 질병은 인류를 파괴하는 재앙으로 덮쳐왔고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오랑은 재앙이 닥쳐오기 전까지는 지극히 평범하고 평화로운 도시였다. 그런 도시에 페스트는 인간의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도 좀먹는 무서운 형벌이었다. 절망의 도시에서 다양한 인간상들인 의사 리외, 기자 랑베르, 파늘루 신부, 공무원 그랑, 코타르, 타루 등이 페스트를 맞이하여 각기 다르게 대처하는 모습들이 흥미롭다.
 
「페스트」 속 타루는 말한다. “우리 모두 각자의 페스트균을 속에 지니고 있다. 왜냐면 그 누구도 그 해를 입지 않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선량한 사람인 거의 누구도 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가능한 방심하지 않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의 얼굴에 감염균을 붙이지 않기 위해서 항상 긴장해야 한다. 페스트 환자로 지내는 것은 매우 피곤하지만 페스트 환자로 있기를 원치 않는 것은 더 피곤한 일이다”라고.
 
페스트균은 인간이라면 어느 누구나 갖고 있는 내면의 어두움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에 속한 우리는 페스트균과 완벽하게 타인으로 살 수는 없다. 자신을 돌아보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며 타인과 연대를 하며 살아가야 한다.
 
한편, 오랑시의 주민들은 페스트로 사망한 사람들을 모아놓은 곳의 연기가 페스트균을 옮길까봐 걱정한다. 위급한 상황에서는 과학적 사실은 온데간데없고 이상한 소문이 진실이 되기 마련이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다. 힘들고 어려울 때 더욱 인간의 본성이 드러난다고 한다.
 
‘절망에 습관이 들어버린다는 것은 절망 그 자체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리의 신문사 특파원인 랑베르는 말한다. "나는 늘 이 도시와는 남이고 여러분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러나 이제 볼 만큼 다 보고 나니, 내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나도 이곳 사람이라는 것을 알겠어요. 이 사건은 우리들 모두에게 관련된 것입니다." 페스트라는 질병과 함께 싸우며 힘든 일을 겪고 나서 생긴 감정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코로나 19와 싸우며 느끼는 것 또한 소속감과 연대감은 아닐까. 코로나 19 속 최전선에서 간호사들은 헌신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십시일반 온정의 손길을 보낸다. 소설 속  타루는 불행한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자원 보건대를 조직하여 필사적으로 질병과 싸운다. 랑베르는 자기 혼자만 행복을 찾아 떠나기보다 그 속에 머물며 도움을 주는 것을 택했다. 이에 페스트는 ‘전염병과 끝을 알 수 없는 절망에서 연대하는 우리들의 희망, 그리고 이는 행복을 찾기 위함과 사랑을 위함’이었다고 말한다.
 
「페스트」 가 그러했듯이 예기치 못한 이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소망으로 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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