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림의 여행일기 (8)] 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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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림의 여행일기 (8)] 영국 런던
  • 장아림 치과위생사
  • 승인 2021.03.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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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유례없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감염 위험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바깥 활동이 망설여지는 답답한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울증과 무기력증, 과도한 불안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만큼 마음마저 움츠러들 수 있는 독자들에게 여행의 대리만족과 추억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선사하고자 장아림 치과위생사의 여행일기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편집자 주>
트라팔가 광장
이번 여행기는 혼자서 처음 배낭여행을 할 때 첫 번째로 도착한 나라, 빨간 이층버스가 그리운 영국 런던입니다. 혼자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한 곳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서점에서 여행 책자를 한 권 사서 비행기에 올랐어요. 처음에는 3일 정도만 있을 계획이었는데 하루 이틀 지내다 보니 좋아서 일주일이나 런던에 있었네요.
 
이층 버스를 타고 이층으로 올라가서 맨 앞자리에서 보는 런던 시내의 풍경은 아직도 눈에서 아른거릴 정도로 기억에 남아요. 런던 여행의 첫 번째 명소는 타워 브리지였어요. 저녁 시간에 맞춰서 메트로를 타고 갔었는데, 타워 브리지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어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기다렸다가 찍을 정도로 정말 많았어요. 그만큼 예쁘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는 일찍 빅벤을 보러 갔어요. 빅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명종 시계가 달린 시계탑이에요. 시계는 정확히 시간이 맞고, 무게는 13톤으로 엄청나요. 역시 런던의 랜드마크라 그런지 볼수록 매력 있었어요. 
 
빅벤
빅벤
빅벤을 보고 옆으로 걸어가다 보면 세인트 제임스 공원이 있어요. 햇살이 그날따라 너무 좋기도 했고, 너무 많이 걷기도 해서 가다가 샌드위치 한 개 사서 공원으로 갔죠. 이미 많은 사람이 햇살을 받으며 낮잠도 자고 책도 보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저도 배낭에서 주섬주섬 우비를 꺼내 잔디밭에 깔고 살포시 낮잠을 잤답니다. 참 꿀맛 같은 시간이었어요. 공원을 거닐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 가게로 갔는데 주인 아저씨가 계속 말을 거시는 거예요. “영국 처음이야?”, “언제 왔어?”, “누구랑?”, “어느 나라에서 왔어?” 등 계속 질문하길래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신기하게도 그 다음부터는 아무 말도 시키지 않으시더라고요. 하하.
 
런던에서도 하루 투어를 신청했는데 옥스퍼드와 코츠월드를 보는 코스였어요. 코츠월드는 마을을 합쳐서 코츠월드로 불리는데 현지인들이 사는 주택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기 좋은 시골 마을이에요. 집들이 이쁘고 공기도 좋아서 영국 사람들이 은퇴하고 노후생활을 즐기고 싶은 도시 1순위로 선정된 곳이에요. 그곳에서 크림 티를 마셨는데 정말 홍차가 이렇게 맛있는 티인 줄 처음 알았어요. 은은한 향과 부드러움을 가득 머금은 티와 겉은 바사삭 안은 촉촉한 스콘의 조합이 정말 좋았어요. 한국에서도 맛있다는 곳으로 가서 먹어봤지만 그때 그 맛을 낼 수는 없더라고요.
 
옥스포트 브릿지
옥스포드 브릿지
코츠월드를 구경하고 옥스퍼드를 갔는데 해리포터가 많이 생각났어요. 실제 영화 촬영지인 곳들이 많아서 보는 재미도 쏠쏠했어요. 영국에서 나오는 모든 책들은 제일 먼저 이곳 도서관으로 온다고 하는데, 이런 곳에서 공부하면 얼마나 잘 될까 싶기도 해요. 옥스퍼드는 전체가 다 캠퍼스다 보니 몇 군데 돌아보지도 않았는데 다리가 아팠어요. 런던 여행을 하면서 느낀 건데 유럽은 건물과 건물 사이가 멀구나.. 택시는 비싸서 탈 엄두도 못 내서 그런지 이동할 때 너무 힘들었어요. 유럽 사람들은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빠르게 쭉쭉 걷더라고요. 저도 나름 열심히 걸어 다니긴 했지만 저녁에 숙소도 돌아오면 마사지를 꼭 해줘야 했어요.
영국 여왕이 거처하는 처소 중 하나이자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이 있는 도시인 윈저성을 관광하고 벤치에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오픈카에 영국여자 두 명이 영화에 나오는 파티 복장으로 오늘 밤 파티에 오라며 홍보를 하고 있었어요. 커다란 콘돔모양을 한 분홍색 풍선을 함께 들고요. 그때는 살짝 문화 충격이었는데, 한편으로는 ‘유럽은 역시 자유분방하구나’ 생각하며, 다양한 관점을 갖을 수 있게 해주었어요. 
 
윈저성을 보고 걸어 내려오면 템즈강변이 있어요. 그곳에는 여왕의 소유인 백조와 오리가 있어요. 혹시라도 백조를 해하거나 데리고 가면 큰일나요. 백조가 흰색도 있고 검은색도 있었는데 책으로만 보면 백조를 실제로 처음 보니까 진짜 신기했어요. 또 그 백조들이 모두 여왕의 것이라고 하니 더 신기했어요.
대영 박물관
대영 박물관
런던 여행을 하면서 빅벤, 런던아이, 대영박물관, 버킹엄 궁전, 타워 브릿지, 세인트폴 대성당 등 다양한 볼거리가 참 많아요. 매트로나 버스 역시 잘되어 있어서 어디든 편안하게 갈 수 있어요. 저는 이곳에서 일주일을 있어서 그런지 여유롭게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어요.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뮤지컬을 꼭 보시는 걸 추천해요. 영어를 잘 알지 못해도 극의 흐름을 보면 어느 순간 빠져들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된답니다. 저는 ‘오페라의 유령’을 봤는데 노래도 너무 잘하고 귀가 즐거워지는 시간이었어요. 
 
런던에서 먹었던 음식을 고르라면 ‘버거 앤 랍스터’라는 음식점에서 파는 랍스터가 제일 생각이 나요. 랍스터를 먹을 생각에 마냥 신이나 혼자 줄을 서고 들어가서 맥주 한 잔과 통통한 랍스터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하루 종일 관광을 위해 걷느라 지친 하루를 3일간 랍스터를 먹으며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영국 여행은 혼자서 하는 첫 번째 유럽여행이었는데 제일 좋았던 건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었어요. 제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행동을 하고, 말을 했을 때 어느 누구도 저를 쳐다보거나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에는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이 유럽에서는 하나도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라 제 개인적인 생각이나 관점을 바꿔주었던 여행이었어요. 혼자만의 여행은 저를 돌아보게 하고, 제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은 것 같아요. 런던에 또 갈 수 있다면 그때는 애프터눈 티를 마시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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