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칼럼] 교정치료 후 유지관리,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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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칼럼] 교정치료 후 유지관리,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 최낙천 원장(연세고운미소치과 종로점)
  • 승인 2021.05.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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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천 원장
최낙천 원장
안녕하세요. 작년 6월 첫 교정칼럼을 시작으로 매달 한 번씩 다양한 주제로 여러분을 만나온 지 벌써 1년이 지나 이제 마지막이네요. 이번 칼럼의 주제는 교정치료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교정치료 후 유지관리’로, 실제 환자들에게는 교정치료를 하는 중만큼이나 유지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지관리는 교정치료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몇 년 전 치과신문 중 하나인 <덴탈 아리랑>에 ‘우주를 유영하는 교정유지장치’라는 칼럼을 게재한 적이 있습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에서 교정장치를 붙이고 있는 배우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뭔가 미운오리새끼 같은 이미지를 나타내는 클리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교정의사의 입장에서는 반갑기도 하지만 식상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유지장치가 나오는 경우는 흔치는 않은데 영화 ‘그래비티’를 보면 초반부에 흥미를 끄는 장면이 있어 이를 모티브로 유지장치에 대한 칼럼을 썼었습니다. 그중 한 대목을 소개하겠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감상하던 중 필자의 눈을 사로잡는 한 장면이 있었다.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던 중 폐기된 인공위성 파편에 의해 우주공간으로 날아가 버린 산드라 블록을 조지 클루니가 구조하여 모선으로 돌아왔던 장면이었다. 모선은 이미 파편으로 인하여 만신창이가 되고 동료들은 모두 사망한 그때.. 우주선 속에 있던 다양한 물건들 (모자, 큐브, 인형 등등…)이 무중력 상태에서 둥둥 떠다니던 중 교정의사인 제가 포착한 것은 바로 교정유지장치였다
교정치료 마무리 단계에는 치료 후 안정성을 고려하며 조금 더 디테일한 치아배열에 집중하며, 환자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파악하여 반영하여야 합니다. 이후 마무리가 다 되면 교정장치를 제거하고 유지장치를 장착하게 됩니다.
유지장치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치아 안쪽 면에 붙여 놓는 ‘고정성 유지장치(fixed retainer)’ 와 뺐다 꼈다 할 수 있는 ‘가철성 유지장치(removable retainer)’로 구별됩니다.
위 ‘그래비티’ 장면에서 나온 유지장치는 가장 단순한 기본형태의 가철성 유지장치로서 Hawley retainer (홀리 유지장치)라고 하며, 성장기 교정환자나 일시적인 유지장치로 주로 이용됩니다. 이보다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은 Wrap-around retainer(랩어라운드 유지장치) 혹은 Circumferential retainer(써컴 유지장치)라고 불리는 가철성 유지장치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치아의 바깥 면을 감싸는 두꺼운 철사와 입천장의 resin base, 그리고 앞쪽에서 이 둘을 연결해주는 얇은 Supporting wir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치아를 안팎에서 잡아주기 때문에 유지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가철성 유지장치는 환자의 교정 전후 상태와 여러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기도 합니다.

위에서 설명해 드린 가철성 유지장치와 더불어 많이 쓰이는 것으로 Clear retainer(투명 유지장치)가 있습니다.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 지저분해지고 파손되며, 교합면을 덮기 때문에 교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불리하므로 저희 병원에서는 일시적으로만 사용합니다. 또한 가철성 유지장치는 잘 때만 끼는 것을 권유 드리므로 굳이 보이는 문제 때문에 투명유지장치를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철성 유지장치를 잘 끼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더 필수적인 것은 고정성 유지장치(fixed retainer)가 치아에 잘 부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고정성 유지장치는 fixed retainer, bonded retainer, 혹은 lingual DBS 등의 다양한 명칭으로 불립니다.

고정성 유지장치는 세 가닥으로 꼬여진 얇은 철사(직경 0.0175인치의 twistflex 혹은 triflex wire)를 앞니 설측면에 부착하며, 보통 비발치로 교정한 경우는 송곳니까지(3-3), 발치교정의 경우는 제2소구치까지(5-5) 연장합니다. 세 가닥으로 꼬여진 철사를 이용하는 이유는 꼬여진 철사가 같은 두께의 통으로 된 철사보다 더 유연하고 강하면서도 치아 뒷면의 굴곡을 따라 형태를 잘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아는 뼈와 완전히 붙어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교정 후 유지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움직임은 허용하면서도 배열된 상태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철성 장치의 경우는 잘 때 끼도록 권유하고, 정기 검진을 진행하며 점차 착용하는 시간을 줄여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고정성 유지장치의 경우에는 특별한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에는 계속 붙이고 계시는 것이 교정 후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교정 후 유지기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저는 life-time retention의 개념으로 평생 유지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정 후 정기검진은 6개월마다,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병원에 내원하여 스케일링 후 고정성 유지장치가 탈락되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또한 가철성 장치가 잘 맞는지, 혹시 느슨해졌다면 조금 더 조여주기도 하며, 이후 충치와 잇몸상태 등 일반적인 검진도 시행합니다. 또한, 정기검진 외에도 유지장치에 이상이 있거나 치열이 변하는 것 같다면 언제든 병원에 내원하셔야 함을 강조합니다.

간혹 유지장치에 문제가 있는데도 안 오시고 장기간 정기검진도 빼먹는 분들이 계십니다. 만약 재발이 되었다면 간단하게는 기존의 가철성 유지장치인 W-A를 이용하거나 투명장치를 몇 단계 제작하여 조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서 재발되었으나 앞니에 국한된 경우 ‘육전치교정(앞니교정)’을 통하여 비교적 간단하게 재교정을 통해 해결하기도 합니다.

이번 회까지 열두 번의 칼럼이 교정치료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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