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치과위생사 비대면과 대면하다-비대면 구강건강관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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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치과위생사 비대면과 대면하다-비대면 구강건강관리 서비스
  • 박혜진, 이정민(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 승인 2021.06.15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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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달라진 일상은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거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여겨졌던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빠르게 불러왔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 중에서도 과거부터 등장해 ‘언젠가는 일어날 일’ 정도로 치부되었던 비대면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환자의 구강건강관리를 책임지는 치과위생사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필요한 능력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관해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최근 정부는 변화한 사회적 분위기를 인지하였고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하며 스마트 의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과 투자를 예고하였다. 그중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는 기존에 시행 중이던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ICT)를 활용한 스마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발전 및 확대해 나갈 계획을 내비쳤다. 2019년 100개소에서 제공하던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는 2020년 140개소까지 확대하였으며, 이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정부 예산과 인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기관에서 내놓은 채용정보에도 나타난다. 정부기관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의료, 보건 관련 기업에서도 소프트웨어, 통계, 정보처리와 같은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순히 IT 관련 지식만을 가진 사람들이 비대면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 예로 2021년 3월 백지화된 서울특별시의 온라인 구강관리서비스를 들 수 있다. 2020년 9월 14일 서울특별시는 착색제로 가글을 한 후 애플리케이션에 사진을 등록해 Artificial Intelligence(AI)가 구강상태를 분석하여 맞춤형 구강보건교육 영상을 제공하는 온라인 구강위생관리 서비스 제공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착색제에 문제가 있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을 뿐 아니라 단순한 정량적 평가를 통한 방식이 제대로 된 맞춤형 구강관리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많은 반발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치과전문가 없이 서비스를 구축했던 것이 문제의 원인이 된 것이다.
 
전신건강관리를 위해 매 세대 발전하는 자가측정 도구를 활용하여 혈압, 혈당, 심전도 수치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강건강관리를 위한 자가측정도구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소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은 자가측정도구의 편리함을 위해 용인될 수 있는 정도가 구강상태를 정확하지 측정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정도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점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치과분야에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보철학 분야에서 보철물에 센서를 넣어 구강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며 광주과학기술원은 구강 내 치석과 염증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를 삽입한 임플란트를 개발하였다. 치과 기공 분야 역시 고정형 보철물에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RFID) 및 진단센서를 삽입할 수 있는 특허를 출원하였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자가측정도구를 개발한다면 구강상태의 진단이 좀 더 간편한 방법으로 가능해 질 것이고 이는 현재의 비대면 구강건강관리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미래의 치과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치과위생사 역시 이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장차 치과위생계를 이끌어갈 학생들과 여러 분야에서 치과위생계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치과위생사들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당장 지금 존재하는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궁극적인 비대면 구강건강관리의 전 단계에 있는 지금,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찾아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간편한 방식으로도 정확한 구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적절한 구강건강관리법을 제공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위해 치과 진료를 권장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개발한 매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의 대상자들에게 적합한 구강건강관리 교육 영상을 제작하거나 어린이들이 쉽게 구강건강관리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게임을 활용한 구강건강관리 교육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도 콘텐츠 제작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2020년부터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구강보건교육 동영상을 제작하는 사업을 시행 중이다1). 이러한 일련의 사업들이 원활하게 시행되기 위해 비대면 구강건강관리 서비스를 알리는 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구강건강관리 서비스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또한, 데이터가 자산이 되는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해 치과 데이터 분석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치과 내원 환자들의 구강 데이터를 분석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의 구강질환 예방에 특화된 구강관리용품을 제작하거나 새로운 구강건강관리법을 고안해 낼 수 있다.
 
비대면과 디지털이 기준이 될 코로나 이후 ‘뉴노멀’ 시대에서 비대면 구강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부와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치과위생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비 치과위생사는 비대면 구강관리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여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 현직 치과위생사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여 기존의 틀 안에 새로움이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치과위생계를 견인할, 견인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비대면 구강건강관리 업무의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1) '치위협, 2021년도 노년층 대상 구강보건교육자료 제작 사업 수행 기관 모집'
.Dentalk. 2021년05월12일. http://news.kdha.or.kr/news/articleView.html?idxno=1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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