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칼럼] 인간의 굴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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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인간의 굴레에서
  • 박진희 치과위생사(춘천예치과 총괄매니저)
  • 승인 2021.11.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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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굴레에서/윌리엄 서머싯 몸 저/송무 옮김/민음사 출판/1998년 9월 30일 출간/정가 11,000원
이미지=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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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가 보고 있는 것은 실패한 삶의 비극임을 알 수 있었다. 침묵이 흘렀다. 필립은 크론쇼가 지금 자신의 인생을 그려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밝은 희망에 가득 찼던 젊은 시절, 그 광채를 시들게 한 갖가지 실망스러운 일들, 비참하리만큼 단조로운 쾌락의 추구, 그리고 깜깜한 미래, 지금 그는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리라.”
 
「인간의 굴레에서」는 서머싯 몸의 대표작인 동시에 20세기 영문학 최고의 걸작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다. 1915년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바를 토대로 쓴 정신적 자서전이기도 하다. 주인공 필립은 다리가 절름발이 불구이다. 장애를 가진 필립이 인생을 살아가며 사회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윌리엄 서머셋 몸(William Somerset Maugham, CH, 1874년 1월 25일~1965년 12월 16일)은 영국의 작가이다. 파리의 외교 공관에서 태어났다.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의학을 공부하였으나, 뒤에 문학으로 전향하였다.
 
「인간의 굴레에서」는 9세 소년 필립 캐리의 어머니 헬렌 캐리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필립은 내반족이었고 그의 아버지는 몇 달 전에 죽었다. 고아가 된 그는 숙모 루이자와 삼촌 윌리엄 캐리와 함께 살기 위해 저택으로 보내졌다.
 
루이자 숙모는 필립에게 어머니가 되려고 하지만, 그의 삼촌은 그에게 쌀쌀맞게 대한다. 필립의 삼촌은 방대한 책을 소유하고 있으며, 필립은 그의 평범한 존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독서를 즐기고 있다.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필립은 기숙학교로 보내진다. 그의 삼촌과 숙모는 옥스퍼드에 마지막으로 다니기를 원한다. 필립은 장애와 민감한 성격 때문에 다른 학생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필립은 옥스퍼드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고 통보받았는데, 그의 삼촌과 학교 교장이 현명한 길로 인도해 보지만 필립은 독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립은 자기 자신에게도, 주위의 모든 상황에 대해서도 불만스러웠다. 그는 우울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사람이란 자기 생각을 관철시키고 나면 언제나 오히려 그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어려서 부모를 잃은 고아이며, 절름발이인 필립이 인생을 고뇌하고, 사랑하고, 배신당하면서 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으리라. 자아는 고통을 통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닐까? 
 
소설 내용 중 ‘사람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 인생에는 아무런 뜻이 없었다. 사람의 삶에 무슨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난다거나 태어나지 않는다거나, 산다거나 죽는다거나 하는 것은 조금도 중요한 일이 아니다. 삶도 죽음도 무의미하다’라는 글귀는 마치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가 직시 그리고 직면해야만 하는 공부, 직업, 연애, 결혼, 죽음 등의 문제들을 간결하고 명쾌한 문체로 표현해 놓은 것 같다.
 
「인간의 굴레에서」는 ‘그리고 태양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로 끝맺음 되었다.
 
“희망이라고 하는 것은 길과 같은 것이다. 길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다니면서 결국 생겨난 것이다.” 노신의 「고향」이라는 소설 말미에 나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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