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대회를 통해 나를 성장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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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를 통해 나를 성장 시킨다.”
  • 김순미 치과위생사
  • 승인 2022.07.1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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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일(토)부터 3일(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제44회 종합학술대회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되었다. COVID-19를 극복해가는 시점에서 하이브리드방식으로 개최된 학술대회가 반갑고 설렘으로 다가왔다. 이른 아침부터 그동안 얼굴 보기 힘들었던 학교 동기들과 예전 직장동료 그리고 존경하는 교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였다.
 
전시나 부대행사가 없어 아쉽긴 했지만, COVID-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종합학술대회는 디지털, 감염, 위생관리, 예방관리, 건강보험, 소아‧시니어‧장애인 등 치위생계와 치과계의 다양한 분야와 최신 트렌드를 아우르는 강연들로 이루어져, 치위생학 분야의 다양한 최신 지견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연세치대 김백일 교수님의 치의학 분야의 새로운 도전 :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건양의대 최홍조 교수님의 사람 중심 관점의 COVID-19 대응 과정 평가와 향후 방향에 대한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치의학 분야의 새로운 도전 :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 김백일 교수(연세치대)
 
최근 다양한 연구들에서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이 구강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당뇨, 치매, 폐렴, 소화기암, 조산 등 다양한 전신질환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전통적인 미생물학에서는 특정 병원성 미생물을 선택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선택배지가 반드시 필요했고, 이러한 선택배지의 개발이 어려운 경우에는 원인 균주를 동정 분리해 내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과 이 기술을 활용하여 대장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선택배지가 없어도 유해균뿐만 아니라 모든 균주를 분류하고 탐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 예로 일란성쌍둥이 중에서 한 명은 뚱뚱하고 한 명은 마른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무균 상태의 쥐들에게 이식하여 같은 조건 하에 키운 후, 정상 쥐과 비만 쥐의 장내세균 분포를 비교하였다. 실험 결과 비만 쥐에서 박테로이데스(날씬균)균은 적고 퍼미큐테스(뚱보균)균이 증가한 것을 규명하였다. 비만인의 한 명으로 눈이 번쩍 뜨이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보고 들으며 강연에 더 빠져들었다.
 
특히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은 대장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대두와 함께 새로운 분석기술의 발전과 분석비용 감소에 따라서 치의학 연구에서도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가 그동안 서양인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국인에 최적화된 기술 및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의 연구 결과에 기대를 가져본다.
 
사람 중심 관점의 코로나19 대응 과정 평가와 향후 방향 – 최홍조 교수(건양의대)
 
방역과 인권을 둘러싼 논란은 COVID-19 대응 과정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다. 메르스 대응 과정에도 유사한 논란은 있었다. 1980년대 이후 HIV/AIDS를 둘러싼 방역과 인권의 대립은 더 오랜 역사를 가진다. COVID-19 대유행이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고, 완전한 극복이 아닌 풍토병으로 인류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방역과 인권의 가치와 이 둘의 조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앞으로의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강의는 지금까지의 COVID-19 대응 과정에 나타난 다양한 인권 측면의 현상을 다루며 인권보장과 방역의 목표 달성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 제시가 주안점이었다. 서울역에서 노숙자분들에게 치과 진료 봉사를 이어온 입장에서 의료 사각지대에 있던 분들이 COVID 방역 대책에서도 사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COVID-19 대응 과정에서 우선적인 건강불평등 문제는 직접적으로 COVID-19에 감염되거나 사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면 요양병원 내 감염으로 코스트 격리로 인한 집단 감염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일 경우, 그 격차를 불평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간접적 건강불평등으로, COVID-19 대응을 위한 조치와 자원 분배로 인하여 다른 영역에서 건강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소상공업의 곤란으로 경제적 고통이 질병으로 이어지거나, 필수 의료체계의 위축으로 다른 질병으로 인한 처치가 지연되어 고통을 겪는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이 두 가지 경로에서 가난한 사람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나 소상공인의 피해가 더 컸고, 사회적 소수자(이주민, 홈리스, 장애인)의 고통이 상대적으로 더 심했음을 알았다.
 
취약계층인 이들이 경험한 차별을 들으며 인권 사각지대가 결국 방역 사각지대임을 알면서도 알고 싶어 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부끄러웠다. 동선 공개를 둘러싼 개인의 인권과 대중의 알 권리 논란과 더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방역을 위해 실시한 행정조치와 그 위반으로 인한 처벌 등 방역을 위해 시행된 인권 제한의 사례들이 과학적,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효과적이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여기에 더해 사람 중심 관점의 감염병 대응을 위해 지금 우리가 준비를 시작해야 할 법률과 제도적 변화의 방향은 물론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한 거버넌스의 변화 필요성, 공중보건체계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한 논의를 다룬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COVID-19 대응 정책은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고 나 역시 K-방역의 우수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그렇지만 빛과 그림자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듯 K-방역의 우수함 뒷면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소외된 부분들이 있었음을 강연을 통해 알게 되었다.
 
국민구강건강을 증진하고 이를 유지하는 데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치과위생사이자, 한 명의 국민이자 시민으로서 국가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 될 수 있는 존엄성을 바탕에 두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건강한 비판의식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여전히 우리나라 COVID-19 대응 정책이 잘해 왔다고 생각하는 1인이지만 앞으로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소외되는 이웃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치과위생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번 종합학술대회는 다양한 콘텐츠와 흥미로운 주제, 수준 높은 강의 내용으로 지식의 폭을 넓히고 치과위생사로서 나를 돌아보고, 질적, 양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깨달음을 얻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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