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DH 2022 한국 대표단의 아일랜드 이야기] Day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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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H 2022 한국 대표단의 아일랜드 이야기] Day 2.
  • 대한치과위생사협회 김경미 국제이사
  • 승인 2022.08.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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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전 세계 치과위생사의 이목이 쏠렸다.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세계치과위생사연맹 대표단 회의(HoD Meeting), 이후 11일부터 13일까지 2022 국제치위생심포지엄(ISDH)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세계치과위생사연맹의 운영과 세계치위생계의 발전을 위한 현안을 논의하고, 국제심포지엄을 통한 전 세계 치위생계의 학술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마련됐다.
 
대표단 회의와 심포지엄의 한국 대표단으로는 치위협 황윤숙 협회장과 박정란 부회장이 참가했다. 한국 대표단은 이번 행사는 물론 치위협이 주관하는 2024 국제치위생심포지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청사진 마련을 위해 9일의 체류 기간 홍보와 회의, 스폰서십 논의 등 대표단으로서의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
 
행사 참여를 위해 현지에서 함께한 김경미 국제이사가 보내온 아일랜드에서의 쪽지, 그 안에 담긴 출국부터 국제치위생심포지엄 마지막 날까지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편집자 주>
 
Day 2. 더블린과 사귀는 중, ‘단벌 숙녀와 아이고 다리야~’
 
시차의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일행들은 아침 7시에 모두 기상을 하였다. 원래 계획된 일정대로라면 게스트 하우스에서 천천히 시차 적응하면서 HoD 대표단 회의 발표와 한국 홍보부스 운영 및 이사회와의 심도 깊은 회의에 대한 질의 문항 검토 등등의 주제로 커피를 앞에 놓고 햇살 드는 거실에서 회의를 하고, 가까운 시내에서 잠시 바람 쐬며 이곳의 상징인 기네스 맥주를 한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정을 바꾸어 오전 이른 시간부터 시내로 가기로 했다.
 
이유는 긴급 상황 발생. 첫날 회의에 참석하여 대표단 소개와 인사를 해야 할 우리 팀 얼굴인 회장님의 가방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혹여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첫날 대면식 회의에 입고 참석할 옷을 사기 위함이다.
 
여자의 치장이란 옷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회의용 옷도 사고 구두도 준비해야 하고, 더불어 화장품과 옷에 맞는 소품들도 찾아보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여 첫 인사하는 자리인지라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차림이 필요하니까.
 
이른 아침 게스트 하우스에 준비된 시리얼과 식빵으로 식사를 하고 이층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다. 마음만은 관광객의 느낌으로 작은 쇼핑센터에서 백화점까지 둘러봤지만, 마땅한 것이 없었다.
역시 제품은 한국 제품이 디자인도 우수하고 재질도 프린팅도 우수함을 한 번 더 확인했다. 특히 즐겨 입던 외국 브랜드조차도 한국 매장의 컬렉션이 우수하다. 한국에서는 체격이 커 보였던 회장님이 이곳에선 왜소하여 팔 길이도 맞지 않았다. 여자들에게 쇼핑이 괴로워지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 ‘역시 쇼핑도 업무가 되면 힘든 것이구나.’
 
결국은 당장 필요한 물품만 몇 개 겨우 구매하고 지친 몸과 허기를 채우기 위해 피자집으로 이동했다. 걷기조차 힘들어 교통수단을 선택하여 이동을 고민하다 친절한 아일랜드 아저씨에게 넘어가 마차를 탔다. 지친 일행을 위한 유일한 사치라고 할까. 점심으로 피자를 주문하고 먹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어느덧 이야기는 또 회의로 흘러간다. 회장님과 부회장님을 통해 듣는 치위생의 역사와 우리들의 현안들을 들으며, 방향을 잡아보기도 한다.
 
식사 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몇 곳 더 둘러봤지만, 정작 필요한 물품들은 구매하지 못한 채 ‘운에 맡기자’라는 가장 원시적인 선택을 하고 귀가를 하다가 도착한 숙소 동네 버스 정류장. 힘든 우리들 눈에 띄는 작고 오래된 Pub. 저녁을 먹어야 했기에 혹시 Fish and chips 혹은 소시지에 라거라도 한잔 할까하는 기대로 그곳에 들어갔다. 입구는 작았으나 안은 꽤 넓은 흔히 모여 축구 경기를 같이 보는 듯한 곳이었다. 입구에는 아주 오래된 쥬크 박스가 있고 엘비스의 사진이 걸린 전형적인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소시지도 피시 앤 칩도 없다. 오로지 짭짤한 감자 칩 한 봉지뿐. 아쉬운 대로 목만 축이고 인근 편의점에서 소시지와 달걀 등을 구매하여 한국 아지매들이 모인 팀답게 가지고 간 즉석 밥에 김, 그리고 훌륭한 달걀찜까지 가득한 식탁에 모여 펍에서 못다 한 회의를 했다.
 
밥 먹을 땐 밥만 먹어야 하는데, 얼른 전투식량 가득한 회장님의 가방이 도착하길 기도할 뿐이다. 그래도 브로슈와 홍보 부스에 필요한 소품 등이 담긴 가방은 잘 도착했으니 천만다행이라는 긍정 마인드로 지친 하루를 위로한다. 
 
그래도 혹여 하는 생각에 인터넷으로 분실수하물 신고를 한 번 더 해서 공항직원들에게 애탐을 전달하려고 공항사이트에 접속하니 이미 등록되었다고 한다. 수하물 경로를 다시 확인해보니 “황윤숙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도착. 드디어 가방이 오는 것이다. 평소에도 하루 입은 옷은 연이어 못 입는 회장님. 스카프로 변신을 꾀하던 안타까운 모습을 이제 보지 않아도 된다. ‘하루만 더 단벌 숙녀 하세요.’ 기쁜 소식에 내일은 여유 있는 일정을 계획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잠기는 아일랜드에서의 두 번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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