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증진사업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참여 연구 (Community-Based Participatory Research : CB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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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증진사업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참여 연구 (Community-Based Participatory Research : CBPR)
  • 소미현 수원여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 승인 2016.0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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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지역사회보건은 건강형평성 및 사회적 건강결정요인의 다양한 문제와 연계되어 있으며, 지역사회의 다양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건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건강증진 연구 및 사업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지역사회 기반 참여연구(Community-Based Participatory Research : CBPR)가 제시되고 있다.

 

CBPR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당면문제를 대상으로 하며, 지식과 실천의 결합을 통해 건강증진과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한 사회 변화의 성취를 목적으로, 지역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에 기반을 두고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역량을 개발해나가는 과정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건강형평성과 사회적 건강결정요인의 개선에 대한 새로운 보건 연구와 사업의 조류로 인정되면서 사회생태학적, 시스템적 사고의 견지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건강증진 모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CBPR은 연구의 기획부터 수행, 평가 및 결과 반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표성 있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중요한 기본 전제로 한다. 지역사회 참여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의 주요사안을 이해하고,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여 그에 대한 대안을 개발·추진하는 활동에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개입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역사회 건강증진 현장에서 참여는 캠페인이나 강좌의 청중역할, 자원봉사, 보건교육·건강증진 프로그램 참가, 주민위원회·공청회 등에서의 의견개진, 주민건강리더·시민모니터요원활동, 거버넌스 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단지 설문조사 대상이나 교육 프로그램 참석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사회에서 어떤 조사와 교육이 왜 필요하며 어떻게 진행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자이자 수행자의 역할을 담당함을 말한다. 같은 보건주제에 대해서라도 지역사회의 특성과 맥락에 따라 인식과 중요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지역사회 구성원과의 직접교류를 통해 질적·양적으로 역량 있는 효과적인 건강증진 프로그램이 기획 및 수행되어야 한다.

 

지역사회 참여연구에서 참여자 조직 및 협력체 구성에 대해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 NIH)과 산하기관들이 지원하는 지역사회 기반 보건 연구에서는 연구의 전 과정에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소통하기 위해 지역사회 자문단 또는 운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하기를 권장 내지는 필수 항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지역사회 자문단, 운영위원회 외에 지역사회 활동위원회 등으로도 명명되는 참여자 조직은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 지역사회 내에서의 인지도와 신뢰도, 문제해결을 위한 참여의식과 실천력을 가진 대표성 있는 구성원들로 형성된다. 기존의 조직 중 참여자 조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사례로는 반상회, 입주자 대표회, 학부모모임, 노동자 조합, 학생회 등이 있으며,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참여자 조직이 가능하다. 참여자 조직은 정기적인 회의와 토론을 통해 정보수집, 의사결정, 계획수립, 계획 수행을 하므로 명확한 회의 운영지침, 합리적인 소통의 의사결정 원칙, 운영상의 리더십 등이 필요조건이자 성패의 변수가 된다. 이러한 소속감과 공동체의식을 공유하는 구성원들로 형성된 참여자 조직과 관련 조직들이 협력체를 이루어 추진하게 되는 CBPR은, 추진 전략의 하나로 6단계 과정모형을 거쳐 진행하게 된다.

 

6단계 과정모형(6-step Model)은 참여자 조직이 의사결정을 거쳐 자신들의 지역사회 보건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을 순차적이고 반복 가능한 단계로, 기존의 체계나 형식이 없는 신생 참여자 조직이나 보다 구체적인 CBPR 진행 방안을 원하는 지역사회, 연구자, 협력체에게 안내역할을 하기 위해 제시된 과정모형이다. 일반적인 CBPR 과정에는 참여자 조직 구성, 당면 보건 과제 선정, 해결책 개발-실행-평가, 평가결과의 차기 적용, 지역사회 협력체와의 협조 등이 포함되는데 6단계 과정모형은 이러한 구성요소들을 포함하면서 구체적인 각각의 요소를 구현하였다.

 

6단계 과정모형(6-step Model)의 세부적인 실천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지역사회와의 동화(Entery into community)

협력체 각 조직들의 관심사와 기대수준, 전문성, 경험 등의 역량, 제한점 등에 대해 공유하고 지역사회의 상황과 환경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으로, 지역사회 관찰을 위한 현장방문, 관련단체의 보고서나 통계자료 등의 문헌고찰 등을 통해 일차적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파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지역사회와 그를 둘러싼 잠재적인 참여자 조직이 파악되면 참여자 조직의 협력체를 구성하며, 참여자 조직의 구성원들이 모두 지역사회 기반 참여연구의 동등한 협력자로 참여하는데 대한 동의와 공동의 목적, 역할 수행에 대한 책임과 범위 등에 대한 공유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1단계는 CBPR의 기본 전제 중 하나인 동등한 협력과 참여가 갖춰지고 시작된다는 점에서 이후 단계에 근간을 제공하는 중요한 단계이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2단계 : 보건문제 파악(Issue identification)

운영체계가 구비된 참여자 조직의 우선 과제는 해당 지역사회 공동체에 당면한 보건문제를 파악하는 것이다. 일단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통해 보건문제들을 나열하고 그룹토론방식으로 명목집단 기법을 활용하여 해당 지역사회의 보건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와 그에 대한 영향요인들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3단계 : 보건문제 우선순위 선정(Issue prioritization)

2단계에서 완성한 최종 목록에 대하여, 참가자들은 점수화나 투표를 진행하여 우선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우선순위 선정방법은 순차투표나 점수화, 스티커 투표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수 있으며, 참가자들의 선호와 여건에 따라 결정한다. 이때에는 모든 참여자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도출된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참가자들의 동의와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

 

●4단계 : 우선순위 보건문제에 대한 해결전략 수립(Strategy development)

전 단계에서 도출된 우선순위 보건문제에 대한 해결전략을 모색하는 단계이다. 이러한 문제가 해당 지역사회에서 발생하게 된 기전과 이전에 그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시도했던 방안, 문제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내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등에 대해 파악하고, 참여자 조직의 구성원들과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해결전략을 수립한다.

 

사회생태학적 모델링(Social ecological modeling) 기법을 이용해 심화토의 내용을 정리하고 해결방안을 구상할 수 있다. 즉, 건강문제를 개인차원, 개인간 차원, 조직차원, 지역사회차원, 제도차원의 상호관계와 맥락상에서 이해하고 건강증진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개인의 보건문제를 개선하는 데에는 개인차원의 개입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개인 간, 조직, 지역사회 차원이 모두 고려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5단계 : 전략의 실행(Implementation)

앞서 사회생태학적 모형을 통해 참여자 조직이 구상한 해결전략들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직접 수행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참여자 조직 내의 목적 공유와 명확한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다양한 차원의 해결방안이 동시에 수행된다면 각 차원의 해결전략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연계되어 수행될 수 있어야 하며, 자원이나 역할의 중복을 방지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역할수행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공동의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고 노력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하겠다.

 

●6단계 : 전환(Transition)

앞서 수행된 전략의 진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우선순위 선정과정에서 차기 우선순위로 선정된 안건으로 주제를 전환하여 이후 전략개발과 수행과정을 반복한다. 과정평가는 주기적으로 담당조직의 활동, 책임자 업무수행, 참가자의 참여와 반응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 수행능력 평가를 포함하는 것이며, 과정평가의 자료로는 설문, 면접, 그룹토론, 현장 관찰을 통해 수집한 자료와 함께 사업 수행 매뉴얼, 사업 계획서, 협의서, 회의록, 일정표, 정기보고서, 매체 등에 보도된 기사, 온라인 게시판에 등록된 의견, 관련 이메일, 사진 자료 등도 동원된다. 이러한 반복 수행과정에서는 참여자 조직 중 외부 조직의 협력범위와 의존을 조금씩 줄여나가면서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 해결전략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해결의 지속 가능한 노력을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 기반 참여연구는 구강건강증진을 위한 연구 및 사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6단계의 과정모형을 거쳐 구강보건사업의 참여자 조직구성, 해당 사업의 문제 선정, 문제 해결책 개발-실행-평가, 평가결과의 적용, 보건소와 치과병원과의 협조 등의 구성요소들을 감안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추진 후에는 사업 수행에 대한 책임성을 부과하고 이후 관련 사업을 실시할 경우 수행정도를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사업의 목적 달성여부와 사업 만족도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사회 참여연구(CBPR)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참여를 촉진해 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일상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경로를 통하여 보건소 및 사업수행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구강건강증진사업의 형태와 성격, 참여와 기회 및 역할에 대해 자세히 알리고 주민들의 반응을 형성하는 것이다. 반응을 형성한 이후에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하여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적절한 피드백과정을 통해 이들의 참여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 더불어 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 형성은 구강건강향상을 위한 변화를 이끄는데 필수적이다. 지역사회 구성원인 개인과 조직, 단체들이 지역사회 구강건강을 위한 최선의 방안과 대안을 찾아내고, 서로 동등한 협력자로서의 역할 수행을 통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협력을 위한 조정과 변화과정에서 협력기관들의 책임의식과 사명감이 장기간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과 노력을 통하여 전반적이고 탄탄한 주민참여 기반이 형성되고, 형식적인 참여가 아닌 주인의식을 가진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지역사회 구강보건사업의 기획과 판단에 대한 협력적 논의와 보다 실질적인 차원의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지역사회 구강건강증진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유승현, 건강증진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참여연구,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2009

- 한국건강증진재단, 2014년 지역사회 참여형 건강증진 모형개발 시범사업

- 유승현, 지역사회건강증진을 위한 참여: 이해와 적용,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지, 2012

- 김가율, 거시적 지역사회실천과 실천통합적 연구의 모색: 포괄적 지역사회실천·지역사회기반

 참여연구·이론기반 평가, 미래사회복지연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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