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미래, 예방·관리 중심 ‘치과주치의’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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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계 미래, 예방·관리 중심 ‘치과주치의’가 답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11.23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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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신뢰 향상 위한 대국민 활동도 늘려야
특별인터뷰 김용진 대표를 만나다

김용진(51)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대표는 “의료전달체계에서 1차 의료 활성화에 기여하고 치과에 대한 환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예방·관리 중심의 주치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의 의료 민영화·상업화 정부정책 기조는 최우선적으로 폐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용진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11일 경기도 성남의 남서울치과에서 만난 그는 모든 질문에 서슴치 않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는 ‘국민 건강’이라는 공통된 사명을 위해 협력하고, 그 발전을 저해하는 것들에 대해선 과감히 싸워나가야 한다”는 말로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건치)를 소개한다면.

1989년 4월에 창립된 치과의사 단체다. 정권의 부당행위를 바로잡고자 한 고민에서 출발한 민주화 운동의 산물이다. 치과계에서도 국민 구강건강 증진과 불평등 해소, 이 두 가지에 대해 집중해왔다. 외국인 진료사업,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진료사업, 개성공업지구 구강보건의료사업 등 다양한 의료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돗물 불소화 사업 확대, 노인틀니 등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건치 집행위원장, 구강보건정책연구회장 등을 맡아 활약해왔다. 현재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데, 그간의 소회를 밝히자면.

개인으로서 정책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고, 협회 역시 이해집단으로서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쉽게 진행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건치를 통해 좋은 정책과 사업이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진할 수 있었다. 건치 회원들의 능력은 출중하다. 여러 시민단체의 대표 내지 집행위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고, 자신의 지역에서 신망이 두텁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 힘들이 모아져 성과를 만들 수 있었던 거 같다. 치과주치의사업, 외국인 노동자 진료 등 건치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꼭 회원이 아니라도 치과의사들이 많이 호응해주는 편이다. 치과의사로서 보람된다.

- 대외적으로는 건강세상네트워크 공동대표를 역임했으며, 대한치과보험학회 편집이사,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등 개원의로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계기가 무엇인가.

의료인으로서 사명을 실현하는 연장선이다. 환자의 건강 증진을 위해 의사가 치료만 잘해서는 안 된다. 개인의 건강 악화에는 사회적인 배경이 있고,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 건강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공공의료는 취약하다. 개인치과만 봐도 난이도가 높은 구강외과적인 문제나 장애인 환자 치료를 의뢰할 곳은 드물다. 치과의사가 되면서 공공의료 확충에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됐고, 건치를 통해 같은 문제에 대해 자주 의견을 교류하면서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 치과계의 현실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는 치과가 많아졌다. 치과계 내부에서도 소득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익 창출 등 경제 상업적 논리에 내몰려 의료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되면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에 역행하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에게도 바람직한 영향을 주진 않는다. 돈이 보람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업화로 내몰린 것을 치과의사 탓을 할 순 없다.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정부 정책이다.

-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정부의 정책이 변해야 한다. 정부 정책이 의료상업화를 부추기는 면이 많다. 우선 의료광고를 대폭 허용한 것이다. 과거에는 의료광고가 엄격한 규제 대상이었기 때문에 처음 개원 당시에만 광고를 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규제가 풀리면서 전에 없던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1인1개소법도 불안한 실정이다. 일반의, 전문의, 대학병원급까지의 의료전달체계를 갖추고 각각의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1차 의료 활동을 주되게 하는 치과의원이 주민 치과주치의로 자리매김하면 덩달아 치과의 문턱도 낮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 민영화와 상업화를 밀고 있는 정책 기조 자체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 개원가 차원의 노력도 필요한 것 같은데.

환자 케이스에 대한 수익성을 볼 게 아니라 환자의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봐야 한다. 지속적인 건강 증진과 유지, 자가 관리 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생각이 우선돼야 한다. 자연히 치료보다는 관리와 예방으로 초점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 칫솔질과 흡연 등 개별 상태에 맞게 관리 계획을 세워주고, 정기적인 내원과 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주치의 관계를 형성하는 게 주요하다. 환자가 예방과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내원하면 당장 큰돈은 아니라도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다.

- 상기 답변과 관련, 가장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국민들이 제대로 된 주치의 관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케일링 보험화로 치주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늘었고, 건보료 수익이 늘면서 치과경영도 호전되는 결과를 낳았다. 건강보험을 활용해 계속구강관리 분야가 성장하면서, 국민들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치과주치의로서 활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마련된 만큼 더 나아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두그룹이 필요하다. 설득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처음 서울시 학생 치과주치의사업 도입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치과에서 서로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우선이다.

- 치과계의 발전과 함께 치위생계 규모는 나날이 커가고 있다. 치과위생사 발전을 위해 제언하자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개원가에 있는 치과위생사들이 대다수인 만큼 노동자로서 노조를 만드는 것이다. 노조는 사측과 임금 투쟁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유지하고 찾아가는 역할도 한다. 철도노조의 경우도 개개인의 이해관계는 있겠지만 국민의 안전을 위해 사명과 역할을 찾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원가에 흩어져 있는 치과위생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노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협회를 통해서보다 단결력이 생길 것이고, 부당처우에 대한 대응 등 할 수 있는 것도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노조가 활성화되면 어린이집 등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확보할 수도 있다. 치과위생사들이 정책을 추진하는 힘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치위생계 역점사업인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의료인화에 따른 좋은 영향에 대해선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치과위생사의 지위와 역할이 공고해질 것이라는 사실 외에 국민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알려 정부와 국회가 의료인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게 만들어야 한다. 치과위생사들이 국민 치아질환 예방과 관리, 교육 등 모범적 역할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개원가에서도 치과위생사들이 진료보조나 비용 상담에 머물러선 안 된다. 고유의 업무를 해야 한다.

- 협회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주문할 사항이 있다면.

치과위생사협회는 개원가 치과위생사들의 소속감을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 대국민 사업과 함께 치과위생사 역할을 많이 홍보할 필요가 있다. 대국민 사업을 많이 추진해야 치과계도 덩달아 신뢰가 올라갈 것이다. 치과의사협회는 국민 구강건강을 위한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서 관련 정책과 사업에 대한 역할을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로선 관련 사업이 미진하다. 국민적 시각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사업을 활발히 추진해 나간다면 협회 차원에서 치과계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다.

- 한국의 치위생계, 나아가 치과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현실적인 조언도 부탁한다.

‘발전’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월급을 많이 받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발전인가. 작은 차를 타다 큰 차를 타는 것이 발전인가. 분명한 것은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고유의 역할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국민 건강’이라는 공통된 사명을 위해 협력하고, 그 발전을 저해하는 것들에 대해선 과감히 싸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 치과계 대선배의 입장에서 젊은 치과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밌는 일을 하라. 면허를 취득한 것이 다가 아니다. 돈이 다가 아니다. 치과에서도 재밌는 일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환자의 구강 건강을 돕는 일들을 하다보면 보람과 함께 재미도 느낄 것이다. 하는 일에 재미를 느낀다면 모든 상황은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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