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료봉사 사랑의 날개를 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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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료봉사 사랑의 날개를 펴다
  • 안은선 횡성군보건소 치과위생사
  • 승인 2013.10.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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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봉사후기횡성군보건소 안 은 선

내가 해외의료봉사를 꿈꾸게 된 계기는 지난 2010년 7월 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개최한 종합학술대회를 통해서였다. 당시 눈에 띈 건 행사장 로비에 있던 몽골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칫솔 모금함이었다.

이날 특별강연 연자로 출연한 가수 `션'이 강사료 전액을 몽골 어린이들에게 줄 칫솔 모금함에 기부한다고 밝혔는데, 나는 그때 무언가에 크게 맞은 느낌이 들었다. 이어 많지는 않지만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몽골이라는 나라는 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올해 학술대회소식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협회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몽골의료봉사 치과위생사를 구한다'는 글을 접했다. 용기를 내 신청은 했지만, 합격발표까지 `좀 더 젊은 나이에 도전해볼 걸'하는 생각과 후회들로 가득했다. 신청 후 일주일이 지나 참여자로 선택되었다는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9월 7일 토요일 8시 인천공항에서 한국가톨릭의료협회 해외의료봉사 사랑의 날개 8기 2차 단원 25명과 미팅을 하고 밤 11시 20분 몽골행 비행기를 타고 다음날 9월 8일 오전 2시 45분에 징기스칸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에서 마중을 나온 이호열 신부와 함께 몽골 제2의 도시 다르항으로 출발해 5시간 가까이 걸려서 숙소인 돈보스코회관에 도착했다.

각자의 숙소가 정해지고 오후 2시 병원팀과 학교팀으로 나눠 봉사 통역들과 만나 다음날부터 할일에 대해 회의를 가졌다. 이어 나와 함께 부산성모병원 김수경 간호사와 몽골어 통역 학생 3명이 구강보건팀에서 활동하게 됐다.

우리 팀은 9월 9일부터 9월 12일까지 4일 동안 신다르항에 위치한 9번 학교에서 학생신체검사와 구강보건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에는 1학년부터 11학년까지 1,180명의 학생이 있는데, 구강보건팀은 구강보건교육과 칫솔질 실습, 불소도포를 중점적으로 하기로 했다.

그런데 9월 9일, 학교로 출발하기 전 문제가 생겼다. 한국에서 보낸 교육 PPT를 몽골어로 통역해서 다운받는 과정에 바이러스에 걸려 사용할 수 없게 된 것. 잠시 하늘이 캄캄했지만 다행히 보건의사에 덴티폼을 빌려 저학년은 칫솔질 실습과 불소도포로 교육을 끝낼 수 있었고 오후에는 PPT를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첫날 나를 놀라게 한 건 학부모들의 반응이었다. 교육대상은 학생들인데, 학부모들이 더 열성적으로 강의에 임했다. 아이들과 함께 칫솔질을 따라 배우는 모습은 정말 좋았다.

둘째 날부터는 한국에서 치과진료를 하기 위해 온 줄 알고 구강보건교육장까지 사람들이 찾아왔다. 통역에게 물으니 다르항에는 치과병원이 별로 없단다. 학생들 진료를 맡은 소아과 의사도 아이들 충치가 너무 많아 치과 진료도 꼭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녁이 되어 가정방문을 위해 돈보스코 성당에 다니는 통가네 집을 방문했는데, 접대용으로 내어주는 빵과 사탕을 보면서 아이들의 충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9월 12일 목요일 저녁에는 이호열 신부와 돈보스코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대한 보답으로 하부찰(낭떠러지)에서 몽골전통음식인 허르콕을 직접 만들어줬다. 이곳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은하수와 무수히 떨어지는 별똥별을 만날 수 있었다.

매일 300명이 넘는 학생들의 교육을 하다 보니 어느덧 9월 13일, 떠나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오전 10시쯤 다르항을 출발, 울란바트로에 도착하니 오후 3시였다. 늦은 점심을 먹고 징기스칸 광장 등 시내를 둘러보고 저녁숙소인 게르가 온돌에서 따뜻하게 자고 일어나니 피로가 풀린 것 같았다.

환한 미소와 서투른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던 몽골 아이들, 구강보건교육이 좋았다며 하루에도 몇 번씩 교육실을 찾던 보건의사, 학교를 오가며 보았던 맑은 하늘과 쌍무지개, 끝없는 초원위에 말을 타고 소와 양떼를 몰던 목동을 뒤로 한 채 인천으로 출발했다. 언제고 다시 찾아야지, 생각하며.

■위 글은 강원도 횡성군보건소 안은선 치과위생사의 `해외의료봉사 후기'를 요약·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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