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취미를 가진 치과위생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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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취미를 가진 치과위생사들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5.12.17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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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 누구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매번 실패하지만 다시 한 번 다이어트나 금연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새로운 취미활동을 시작하려는 계획도 세운다. 꼭 거창한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다.

내년에는 사소한 일이라도 변화를 모색해보자. 올 한 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치과위생사 2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노래하는 유튜버' 이 라 온

 

치과위생사 이라온(24)씨는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서 `노래하는 유튜버'로 통한다.


평소 일본 애니메이션 노래를 따라 부르기를 즐기던 이씨는 `어떻게 하면 내가 부른 노래와 영상을 간직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오다 지난해 12월부터 자신이 노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유튜버로 활동하기 위해 집에 방음부스도 설치했다.


이씨가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르고 싶은 노래가 생기면 일주일 정도 반복해서 듣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다음 노래를 녹음하고, 이후 영상을 입혀 유튜브에 게시한다.


하지만 제작과정은 녹록치 않다.

매사 완벽함을 추구하는 이씨의 성격상 노래 한 소절을 부르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많게는 3시간에 달한다.

따라서 노래 한곡을 완벽히 녹음하는 데 최소 12시간이 걸린다. 이후 영상촬영과 영상편집까지 추가로 4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이렇게 탄생한 유튜브 영상이 총 33개다. 2015년 12월 15일 현재 구독자 수는 무려 42만5,602명에 달한다.

가장 인기 있는 게시물은 그 조회 수가 947만2,468건에 달한다.


이씨는 큰 인기를 얻게 된 배경을 `개성'에서 찾는다.

원곡의 느낌을 살리는 대신 자신만의 색깔로 부르기 때문에 사람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본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 게임회사에서 게임 OST 메인보컬로 나서달라는 섭외 요청도 들어왔다. 현재 해당 OST는 녹음까지 마친 상태로, 내년 1월 출시 예정이다.


물론 높은 인기로 유명세를 타면서 몇몇 팬이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SNS에서 이씨를 사칭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취미생활을 지지해주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 덕분에 `목이 닳지 않는 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 이씨의 바람이다.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유튜브 구독자 수 100만명 돌파와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건 현장 공연을 하는 것.

그러면서도 치과위생사라는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결코 배움을 소홀히 하지 않는 부지런한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사실 이전에 막연한 미래와 발전이 없는 나로 인해 우울한 고민에 많이 빠졌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삶에 대한 행복한 고민들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치실을 하면 할수록 구강위생이 증진되는 것처럼, 취미도 하면 할수록 인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답니다.”

 

 

 

카툰 `치과위생사들의 수다' 작가 신 지 원

 

치과위생사라면 누구나 느꼈을 법한 감정을 재치 있는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카툰 `치과위생사들의 수다'는 본지 최고의 인기 코너다.

카툰을 그리는 작가는 연세대 치과대학병원의 치과위생사 신지원(27)씨다.


어린 시절부터 곧잘 그림을 그리던 신씨는 중학생 시절 웹툰을 접하고 만화에 관심을 가져오다 대학생이 되던 해 동생에게 선물 받은 태블릿을 통해 본격적인 취미활동을 시작했다.

카툰을 그리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카툰 작업은 노트에 콘티를 그려놓고, 대부분 집에서 컴퓨터로 작업한다.

 

콘티, 스케치, 선 작업, 채색까지 모든 작업은 포토샵을 이용한다.


신씨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건 `소재 찾기'와 `스토리 작업'이다.


“치과위생사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 조심스럽긴 해요.

사실 유머스럽게 표현하고 싶은 부분들도 상당히 자제하고 있어요.”


신씨는 대게 SNS에 작성해둔 소소한 일상 경험들을 카툰의 소재로 삼는다.

SNS에 일상 이야기를 글로 남기곤 하는데, 호응이 좋은 글은 소재로 삼는 것이다.


주변에서 소재를 제공해주는 경우도 많다.

직장 동료나 대학 동기 등 주변 사람들은 양질의 소재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다.


그가 느끼는 카툰의 매력 역시 사람들과의 소통에 있다.

신씨는 자신의 그림과 글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소재거리만 있다면 카툰을 그리는 일은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로선 치과위생사로서 임상 경력이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연차별 다양한 이야기를 담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는 것이 신씨의 얘기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와는 달리 그가 그린 카툰은 SNS나 블로그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외부에서 작업을 의뢰받고 있고, 최근에는 SNS 페이지에서 연애 관련 카툰 연재를 제의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카툰을 통해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에 대해 더욱 알리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 조만간 정식으로 디자인이나 그림, 캘리그라피도 배울 계획이다.


“치과위생사에게 취미란 `또 하나의 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을 더 다양한 방법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길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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