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임상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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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임상 에피소드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5.12.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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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생이 사랑한 putty
이보람 강북연세치과

 

졸업 전 3학년 때입니다.

3주간의 실습이 다 지나갈 때 즈음 신경치료 후 본뜨는 과정에서 putty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환자가 없어서 다들 쉬고 계실 때 저도 마냥 쉬고만 있을 순 없어서 진료실에 들어와 기구 정리를 하다가 재료 연습도 해볼 겸 엄지손톱만큼 떼어서 믹스를 했습니다.

믹스를 다하고 나서 버리긴 아쉬워서 별 모양을 만들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 후로 며칠 뒤에 또 환자가 없는 시간이 되어서 저는 다시 진료실 안으로 들어가 putty를 믹스해서 구름 모양을 만들어 놓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스텝실 테이블위에 제가 만든 별, 구름 모양의 putty가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그게 맘에 들어서 갖다 놓으셨나?' 내심 기분이 좋아 있었는데 한 선생님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이거 연습해보고 싶어서 했겠지만 치과재료는 비싸! 조금이지만 이렇게 함부로 연습하고 그러면 안 돼!”
저는 순간 아차 싶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새삼 치과재료가 비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실습을 마치고 해당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그대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몇 달이 지나고 여름이 되자 실습생이 왔습니다.

지난해 실습생이던 내가 실습생을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워 열심히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러다 환자가 없어 다들 쉬고 있는데 실습생이 putty 믹스를 연습하는 걸 봤습니다.

그 순간 일년 전 제가 생각나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음이 계속 나와서 조용히 실습생을 데리고 들어가 말했습니다.

“연습해 보고 싶은 마음은 아는데 치과 재료는 비싼 거야. 함부로 이렇게 사용하면 안 돼.”

이렇게 말하고 웃음을 겨우 참고 들어왔습니다. 뭔가 작년 제 행동에 위안(?)이 되기도 한 날이었습니다.

실습생일 때는 재료 하나하나가 다 신기하고 직접 다뤄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putty는 다른 재료 믹스에 비해 쉽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을 자신감도 생기도 그래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또다시 실습생을 만나게 된다면 미리 그 마음을 알고 더 많은 재료를 경험할 수 있게 할 생각입니다.

 


매독 환자의 내원
이 수 빈 샘모아치과 교정과

 

20대 남성분 환자 한분이 내원하셨어요.

문진표 작성 후 내원 목적을 여쭤보는데 환자분이 “사랑니 때문이고요. 매독이에요”라고 하는 겁니다.

담담한 척 진료접수 해드렸어요.

그리고 우리 치과팀은 난리가 났습니다.

그날은 파노라마를 찍고 검진과 약 처방만 해드렸는데, 평소보다 소독에 더욱 신경을 썼어요.

다음에 스케일링 약속을 바로 잡아드렸는데, 그날 팀장님은 하루 종일 매독에 대해 찾아보시고 감염방법과 소독법을 열심히 체크하셨어요.

환자분도 오시자마자 “매독인데 스케일링해도 괜찮나요? 매독인데 사랑니 뽑는 것도 괜찮나요? 매독인데, 매독인데….”  사실 엄청 무서웠어요.

그럼에도 “매독이어도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네?”라고 되물으시는 겁니다.
알고 보니 `매복'을 `매독'으로 알아듣고 그 난리를 피운 거였어요.
환자분도 당황, 저희도 당황, 그 자리에서 눈물 나게 웃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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