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활약 빛나는 치과주치의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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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활약 빛나는 치과주치의 사업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2.0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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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아이들의 습관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지난 4년간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를 만들었고, 그 하나하나를 이어 이제 더 나은 가치를 만들어 나아갈 것입니다."  -민정란 치과위생사·서울 광진구보건소 주무관

예방치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인 치과주치의 사업이 학령기 아동 치아건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등 시민과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사업 성공의 밑바탕에는 치과위생사들의 숨은 활약이 있었다.

[사진제공 = 서울 광진구보건소] 치과주치의사업에 참여한 한 학생이 치과위생사의 시범에 따라 직접 양치를 하고 있다.

치과주치의 사업, 효과도↑호응도↑

서울특별시는 지난 2012년 전국 최초로 학생 및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을 실시했다. 당시 6개 자치구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던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은 지난해 정식사업으로 채택돼 10개 구로 확대된 데 이어 올해는 15개 구로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사업 예산도 2014년 14억 500만원, 2015년 15억 500만원, 2016년 22억 4,800만원 등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치과주치의 사업은 치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과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지역 치과의원과 주치의를 맺어 포괄 구강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2012년 3만148명, 2013년 3만806명, 2014년 3만204명, 2015년 3만3,947명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됐으며, 올해도 3만5,500명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강동구는 지난 3년간 치과주치의 사업을 실시한 결과 학생 충치유병율이 0.4% 감소됐고, 저소득층 아동 충치유병율이 2.9% 줄었다. 저소득층 아동 치과주치의 사업을 추진해온 중구는 충치를 가지고 있는 아동이 44.6%에서 18.1%로 크게 줄었다.

예방중심의 구강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치과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면에서는 아동의 97.6%, 보호자의 96.7%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치과의 경우도 이 사업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92.3%에 달했다.

특히 학생과 아동 충치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2013년 울산 북구, 2014년 광주 동구, 경기도 화성시, 2015년 부산 진구, 광주 북구, 경기도 성남시에 도입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숨은 공신, 치과위생사

치과주치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치과위생사들의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치과주치의 사업은 단순 1차 진료뿐만이 아니라, 구강건강 생활실천과 예방관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구강위생, 식습관, 불소이용, 올바른 칫솔질·치실질 등 개별 구강보건교육과 불소도포, 치아 홈 메우기, 치석제거 등 예방진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치위생업무가 요구된다. 따라서 치과주치의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치과위생사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한 치과주치의 사업 담당자는 “치과위생사가 해야 하는 업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치과위생사가 없는 치과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학부모들도 전문 인력이 제공하는 예방관리를 원한다. 치과위생사가 해야 하는 업무인지 아닌지는 엄마들이 더 잘 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2015년 기준 치과주치의 사업에 참가한 치과의료기관은 모두 1,236개소로, 실제 사업에 투입된 치과위생사 수는 이보다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치과위생사의 주 업무인 예방 교육은 치과주치의 사업에 있어 필수적인 사항으로, 학생과 아동들의 구강건강관리 습관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치과주치의 사업을 운영한 구에서는 학생과 아동들의 양치율이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서울 중구의 경우를 보면 점심식사 후 45.2%에서 53.4%로, 저녁식사 후 43.0%에서 49.3%로, 자기 전 61.6%에서 66.6%로 양치율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주치의 사업은 학생과 아동들을 관내 치과의원과 연계하는 보건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여기서도 치과위생사들의 역할이 큰 편이다. 특히 보건소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들은 치과주치의 사업의 주축이 돼 사업 초기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 치과주치의 사업 담당자는 “치과주치의 사업은 학교와 치과, 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사회를 연계해야 실행 가능한 사업이다 보니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게 주요했다”며 “치과위생사들이 주축이 돼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학교로 찾아가 근거자료를 제시하고 설명하길 1∼2년간 반복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보건소 치과위생사들은 예방중심의 일원화된 구강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유관기관 협력강화, 구강건강 환경조성 및 홍보, 구강건강관리 모니터링 등에 주력하며 치과주치의 사업의 성공을 이끌었다.

`함께 하는 사업' 분위기 조성 필요

이렇듯 치과위생사들은 사업의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겉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보건소 내 치과주치의 사업을 전담하는 치과위생사 인력은 계약직이나 기간제 위주로 채용돼 있으며, 이로 인해 치과위생사들의 업무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사업의 연속성과 발전에 대한 장애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치과주치의 사업을 맡고 있는 한 보건소 관계자는 “계속 사업을 늘릴 거면 기간제가 아닌 정규직 치과위생사를 배치해야 한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치과위생사 한명이 다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치과주치의 사업 관계자 역시 “치과주치의 사업이 확대될 경우 자치구별 인력이 증원돼야 한다. 일시적인 보조 인력이 아니라 구강보건사업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치과위생사는 치과주치의 사업의 성공과 발전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치과위생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치과주치의 사업이 치과의사 뿐 아니라 치과계가 함께 하는 사업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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