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치과위생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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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치과위생사를 만나다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2.04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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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건강하게 사는 것은 중요하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는 두말 할 나위없다. 국군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치과위생사 2인을 만났다.

 

국군수도병원 치과병원 이효진 중사

국군수도병원 치과병원 이효진 중사

군진치위생학회(가칭) 결성 추진

 

“군 장병의 구강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군 치과위생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국군수도병원 치과병원의 이효진 중사(31)가 군진치위생학회(가칭)를 결성하겠다는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군 치과위생사 3기 출신인 이효진 중사는 지난 2008년 2월 18일 군에 입대했다. 진로를 군인으로 정한 것은 우연히 치위협보에서 군 치과위생사 1기 합격자의 인터뷰를 본 어머니의 추천 때문이었다. 당시 군 치과위생사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중사는 별다른 거부감을 갖지 않고 부사관 임관을 목표로 시험을 준비했다. 원서접수 및 자세한 모집요강은 육군본부 홈페이지 등 군 관련 공식 사이트를 확인했다.

이 중사는 필기시험, 체력검정, 면접 등 2차 시험을 거쳐 육군 부사관으로 최종 선발됐으며, 육군훈련소 기초군사훈련 5주, 육군부사관학교 양성과정 9주, 신분전환기간 1주 등 총 15주간의 교육을 거쳐 같은 해 6월 13일 부사관(하사)으로 임관했다.

첫 근무처로 7포병여단에 배치된 이 중사는 자신의 전문성과는 전혀 무관한 약재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치과 일을 하면서 제 능력이 도움이 될 줄 알고 군에 입대했는데, 기대와 현실이 영 다르니 전역을 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러나 이미 발을 들인 이상 뭐라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그렇게 1년이 조금 넘게 군인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가던 이 중사는 2010년 말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국군수도병원 치과병원 치과위생 담당으로 차출됐다.

이 중사는 내원하는 환자를 응대하는 것부터 전화상담과 환자들의 진료상담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병원의 하루 평균 내원환자 수는 70∼80명.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구강보건교육과 스케일링, 불소도포 등 다양한 예방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자가 구강건강관리를 유도하는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군 장병들은 잦은 훈련과 흡연으로 구강건강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스케일링, 불소도포 등 예방진료와 다양한 구강보건교육을 제공해 군 장병의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군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 치과위생사가 가장 중점으로 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업무라고 생각해요.”

이 중사는 우수한 치과의료 인재 양성을 위한 군학협약을 전담하면서 군 병원에 대한 홍보와 이미지 제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전국 치위생(학)과 10곳과 현장실습 활성화 및 상호발전 방안 교류를 위한 협약체결을 마친 상태다. 취업특강 의뢰가 꾸준히 있는 등 치과위생사 부사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까지 육해공군을 통틀어 치과위생사 부사관 수는 40여 명에 불과하다. 이는 치의장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다. 따라서 더 많은 치과위생사를 확보하기 위해 군 치과위생사들의 조직력과 활동을 강화해 군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중사의 생각이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부분을 실현하기 위해 군 치과위생사들이 자체 조성한 가칭)군진치위생학회 결성을 목표로 조직도 구성과 회칙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군 치과위생사들과 협의를 거쳐 조직 결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자체 조직을 결성하게 되면 보수교육이나 협회와 연계 협력할 사항 등에 대한 내용도 제대로 정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협회와 치과위생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바랍니다.”

 

 

 

국군함평병원 박대현 주무관

국군함평병원 박대현 주무관

치위생관리 프로그램 개발 보급 필요

 

 

“병사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체계적인 치위생관리 프로그램을 정착시키고 싶어요.”

박대현 주무관(29)은 치과위생사 출신 군 공무원(군무원)이다. 지난 2014년 25.1대1의 경쟁률을 뚫고 군무원 시험에 합격, 현재 국군함평병원 치과부에서 진료와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 주무관이 군무원을 선택한 배경에는 당시 근무하던 치과의 업무환경이 영향을 미쳤다. 대학을 졸업하고 치과에 근무하는 동안 매일 같이 과중한 업무로 개인시간을 누릴 수 없게 되자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전공을 살려 치위생 업무를 일상화할 수 있는 치무직 군무원에 도전하게 된 것.

시험을 준비하는 데는 반년 정도 걸렸다. 처음 시험과목은 국어, 국사, 구강외과학, 치과보철학 등 4개였다. 그러다 치무직 군무원 특별 채용공고가 났고,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2개 과목이 시험과목으로 배정됐다. 박 주무관은 특별한 노하우는 없지만 무조건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거의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도서관에서 공부했어요. 단 2개 과목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뉘기 때문에 문제의 난이도가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해 단순한 암기 위주의 공부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이해도를 높이는데 주력했죠.”

박 주무관에 따르면, 군무원 시험은 매년 4월 접수를 시작해 6월말부터 7월초 필기시험, 9월 면접시험으로 이뤄진다. 2015년 현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조건은 토익 470점 이상, 치과임상 경험 1년 이상을 갖춰야 한다.

박 주무관은 국군함평병원 치과부에서 스케일링과 불소도포 등 치위생 업무와 진료 어시스트를 맡고 있다. 근무시간은 오전8시30분부터 오후5시30분까지다. 다만 각 부대에서 환자를 이송해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보통 진료업무는 9시부터 4시30분까지 이뤄진다. 진료 외 시간에는 치과재료 구입, 병사 관리 등 행정업무를 하고 있다.

의료진은 치과의사 4명, 치과위생사 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루 평균 내원환자 수는 20∼30명 정도다. 진료시간에 바쁘긴 해도 한 사람에게 할당된 업무량이 적정수준이어서 업무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다만 치무직 군무원이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선배가 부족하고, 치과위생사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수적으로만 보더라도 치과위생사 군무원은 남성 2명, 여성 16명 등 전체 20명도 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행정업무를 도맡아 해야 하는데,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업무에 투입됐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일을 해야 합니다. 아직은 군내 치과위생사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해서 전문성과 그 필요성을 알리는데 상당한 제약이 있어요. 현직 군무원들이 점차 해결해야 할 부분이죠.”

박 주무관은 군 장병들의 덴탈 아이큐 향상을 위해 체계적인 치위생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구강보건 지식이 부족한 병사들이 많기 때문에 구강보건교육과 스케일링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아직까진 구상단계이지만 치위생 진단 및 평가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군 의료사업으로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군무원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군대는 상명하복이 뚜렷한 곳이므로 군 경험이 없는 분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5년 단위로 지역을 바꿔 근무해야 하므로 타지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상당히 고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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