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상치유(발치창의 치유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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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상치유(발치창의 치유를 중심으로)
  • 김응권 (수원과학대학 치위생과 교수)
  • 승인 2010.04.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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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  론

임상 진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치과위생사는 매우 다양한 치과진료 술식을 접하게 된다

치과진료 술식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외과적 술식이다. 외과적 술식이란 병적인 조직을 제거하고 인체의 치유능력을 극대화 시켜 해당 조직이나 기관의 형태와 기능을 정상상태로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외과적 치료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주위조직에 손상을 주게 되고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려는 인체의 방어작용인 염증반응이 일어난다. 염증이란 손상에 대한 생체의 국소적 방어반응으로 세포와 혈관이 분포하는 인체의 모든 부위에서 일어난다.

인체가 생명력을 유지하는 한 어떤 형태로든 조직이나 장기가 다양한 자극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여러 자극 중 일부는 각 조직이나 장기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세포에게 손상을 주게 되고 세포손상을 일으키는 자극은 모두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염증은 세포손상을 일으킨 원인을 제거하거나 희석하기 위한 생체의 방어반응이다. 염증과정 중 손상에 대한 반응 후에 이어지는 치유과정을 수복(repair)이라고 한다. 수복과정에서 손상된 조직은 원래의 실질세포로 대체되어 정상적 형태와 기능이 회복되는 재생(regeneration)이 일어나거나 섬유조직으로 대체되어 반흔(scar)이 형성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실제로는 조직을 복구하기 위해 재생과 반흔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과 수복은 연속적이고 중복되는 과정이므로 넓은 의미에서 염증은 조직이나 세포의 손상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으로부터 수복까지의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

치주치료, 근관치료 및 발치, 구강내 소수술 등의 외과적 술식에서는 수기(skill)의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술후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여 상처부위에 정상적인 치유과정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에게 외과적 술식 후에 일어나는 인체의 반응인 수복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술후 주의사항을 교육시켜 환자의 자발적 협조를 통해 치료의 성공율을 높이는 것은 임상 치과위생사의 가장 기본적 임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업무의 포괄적 수행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손상과 염증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창상 및 발치창의 치유과정에 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Ⅱ. 창상치유의 기본 개념

1. 재생과 수복

1) 재생(regeneration)

조직의 손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염증 부위의 구조와 기능이 정상으로 완전하게 돌아올 수 있다. 재생은 급성 염증의 결과로서 가장 바람직한 경우이며, 염증과정 중에 조직으로 유입된 모든 세포, 부산물, 염증 삼출액들이 완전히 제거되고, 미세순환이 염증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손상 부위는 정상으로 회복된다.

2) 수복(repair)

수복은 손상의 정도가 심해서 조직이 완전히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없는 경우에 일어난다. 상피, 섬유성 결합조직, 골조직 등은 재생되고 수복될 수 있지만 법랑질과 같은 조직은 수복되지 않는다. 수복은 손상조직을 원상태로 회복시키려는 생체의 마지막 방어기전이다. 파괴되었던 세포와 조직은 수복과정 중에 새로운 세포와 조직으로 대치되지만, 손상의 원인이 제거되거나 파괴될 때까지 수복과정은 지속된다. 세포와 조직 성분이 대량 상실된 경우는 원래 조직의 기능을 상실한 반흔(흉터, scar)조직으로 대치되기도 한다.

3) 육아조직(granulation tissue)

육아조직은 상처의 치유과정에서 생기는 부드럽고 분홍빛을 띄는 조직 덩어리로서 아주 연하여 조금만 건드려도 쉽게 출혈을 보인다. 육아조직은 많은 모세혈관이 분포되어 있으며 섬유소와 교원섬유 등이 분포한다. 육아조직은 조직의 손상 시 인접 부위의 상피세포와 모세혈관의 내피세포 등이 증식하여 손상 부위를 채우게 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육아조직은 단단하게 변화하여 치유과정이 일어난다. 육아조직이 과잉 성장하게 되면 이를 켈로이드(Keloid)라고 한다.

2. 창상치유(Wound Healing) 과정

손상 후 상피와 결합조직에서 현미경적 변화가 일어난다 두 조직 간에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거의 동시에 발생하며 적절한 치유를 위해 상호 연관된 반응이 일어난다. 손상 유발인자를 제거하면 두 조직의 수복 과정이 보통 2주 내에 완성된다. 점막의 수복과정은 피부와는 약간 다른데, 점막이 축축하고 가피(scab)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일. 손상조직으로 혈액이 흘러들어 혈병(clot)이 형성된다. 응고기전이 활성화되어 혈병 또는 섬유소(fibrin) 그물망이 손상 부위에 만들어진다. 혈병은 국소적으로 만들어진 섬유소, 응집된 적혈구 및 혈소판으로 이루어진다. 혈소판은 혈중에 존재하며, 혈액응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전적 소인, 약물, 심한 손상, 특정 질병 등이 혈액응고 과정에 영향을 주고 조직의 수복에 장애를 주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1일 후. 수복되는 부위에서 급성 염증이 일어난다. 모세혈관으로부터 손상부위로 호중구가 이동되며, 이물질과 괴사조직에 대한 탐식작용이 염증반응의 일환으로 나타나게 된다.

■2일 후. 단핵구가 모세혈관으로부터 손상 부위로 이동하면 이를 대식세포라 한다. 대식세포는 호중구와 유사한 방식으로 탐식작용을 지속한다. 호중구는 만성 염증과정이 진행되면서 그 수가 감소한다. 손상 받은 결합조직에서 섬유모세포의 수가 증가한다. 이 세포들은 섬유소 그물망을 골격으로 하여 새로운 교원섬유(collagen fiber)를 합성하기 시작하며, 육아조직을 만든다.

표면 상피가 손상에 의해 파괴된 경우 손상된 결합조직에서 육아조직이 형성되는 것과 동시에 상피세포는 새로운 표면 조직을 만들게 된다. 치유되는 손상 부위와 정상조직의 경계에 있는 상피세포는 세포 연결부(cell junction)를 상실하여 이동성을 갖게 된다. 이들은 세포분열하여 새로운 조직표면을 형성하기 위한 가이드(guide)로서, 섬유소 그물망을 이용하여 손상조직을 가로질러 이동한다. 섬유소 그물망은 이동하는 상피세포에 대한 가이드(guide) 역할 및 형성되고 있는 결합조직에 대한 골격으로서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새로이 형성된 두 조직이 더 이상 손상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혈병(clot)이 제자리에 잘 유지되어야 적절한 상태로 상피와 결합조직이 수복될 수 있다.

2일 후 부터는 만성 염증과 면역반응이 시작되면서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주변 혈관에서 손상 부위로 이주해 가기 시작한다. 대식세포는 손상 부위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가 면역반응 과정에서 림프구를 돕게 된다.

■7일 후. 섬유소가 효소에 의하여 소화되고 제거되어 조직의 초기 수복이 완성된다. 새로 형성된 상피는 얇고 신생 결합조직에는 혈관분포가 풍부하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복구된 손상 부위의 표면은 더 붉은 색을 띠게 된다. 손상유발 인자가 완전히 제거되면 조직의 염증 및 면역반응도 끝난다.

■2주 후. 초기 육아조직과 섬유성분이 재형성(remodelling)되어 조직이 성숙되고 완벽한 강도를 갖게 된다. 신생조직은 이제 반흔조직(scar tissue)이라고 부르며, 교원섬유가 늘어나고 혈관분포가 줄어들면서 수복된 손상 부위 표면은 색깔이 더 희고 연해진다. 손상 후에 남는 반흔조직의 양은 유전요인, 조직이 필요로 하는 강도와 유연성, 수복과정의 유형 등 여러 인자에 따라 달라진다.

3. 골조직 수복

골조직 수복은 골조직 형성을 제외하고는 섬유성 결합조직에서 일어나는 과정과 유사하다. 골은 골모세포(osteoblast)에 의해 만들어지며, 골의 내부와 외부 표면에서 골모세포를 볼 수 있다. 영양 상태, 나이, 흡연 여부 등은 골 수복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손상 부위의 혈액공급과 성장인자가 수복과정에 그 이상의 영향을 줄 수 있다. 골모세포를 만드는 조직이 제거되거나 골조직이 고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골 손상 치유과정에 장애가 될 수 있으며, 부종이 있거나 조직의 감염이 있으면 치유가 지연될 수 있다.

골절 직후에는 혈종이 형성되어 골절 부위를 채우게 된다. 4∼5일 후에는 염증반응이 일어나 괴사된 조직이 탐식세포에 의해 제거되고 모세혈관과 섬유모세포가 증식하여 육아조직이 형성된다. 발치와의 경우 치조골의 골파괴성 흡수가 시작된다. 1주 후에는 가골(callus)이 형성되는데 가골은 정상적인 뼈의 직경보다 상당히 넓고 크고 느슨하게 짜여진 뼈와 연골 덩어리로서 일시적인 부목 역할을 한다. 골절 3주 후에는 골화(ossification)가 일어나 가골이 뼈로 변화하게 되고, 골절 끝과 함께 단단히 결합된다. 수 주에서 수 개월이 지나면 가골이 재형성되고 강화되어 정상적인 골의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4. 발치창의 치유과정

발치창의 치유는 연조직 치유와 더불어 골조직 치유가 일어나는 과정이며,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반흔을 남기지 않고 재생되는 과정이다. 발치 당일에는 발치 부위에서 출혈이 있게 되며, 출혈이 멈춘 후에는 혈병(blood clot)이 형성된다. 혈병의 형성은 발치창 치유과정의 출발로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만일 혈병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면 발치와는 외부의 자극에 노출되어 감염이 일어나게 되고 이후로는 정상 과정을 이탈하여 비정상적 치유과정으로 접어들게 된다.

■발치 후 2∼3일까지는 호중구, 대식세포 등 염증세포가 발치와로 침윤하여 급성 염증반응이 진행된다. 백혈구의 탐식작용이 활발하여 염증의 증상인 발적 ,발열, 종창, 동통 등이 나타난다.

■2∼4일 경에는 신생 모세혈관과 교원섬유가 증식하는 육아조직이 생긴다.

■5∼7일 경에는 발치창의 인접 상피조직에서 상피가 이주하여 재상피화가 시작된다. 대구치의 경우처럼 발치와가 큰 경우에는 새로운 상피형성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1주 경에는 혈병이 점차 육아조직으로 바뀌게 되며 괴사된 골조직이 골흡수세포(파골세포. osteoclast)에 의해 흡수된다.

■2주 에는 기질화(organization)가 더욱 진행되어 성숙된 육아조직으로 대체되고 발치와에서 신생골이 형성되기 시작하며 이 과정은 6∼8주까지도 진행된다.

■4주 이후에는 발치와가 골조직으로 거의 대체되며 골조직이 성숙하는 과정을 거친다.

Ⅲ. 임상에서의 적용

창상치유는 다양한 국소적 및 전신적 인자의 영향을 받는다. 상처의 형태, 크기, 부위 등이 영향을 미친다. 외과용 수술도 등에 의한 예리한 상처는 치유가 빠르나 여러 방향으로 짓눌린 큰 상처는 잘 낫지 않는다. 관절 등 움직임이 많은 부위는 치유가 지연되며 혈관 분포가 풍부한 부위는 치유가 빨라진다. 구강은 혈관분포가 좋은 부위이므로 구강 내의 상처는 피부의 상처 보다 치유가 잘된다. 이는 혈관으로부터 창상치유에 필요한 물질을 더 많이 공급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 당뇨병, 영양결핍, 복용하는 특정 약물 등의 전신적 요소도 창상치유에 영향을 미치므로 치과위생사는 철저한 문진으로 환자의 전신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창상치유가 지연될 때에는 이런 여러 인자 들에 대한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

발치창의 치유과정도 환자의 전신건강 상태나 연령, 발치와의 감염 유무, 발치 부위, 발치 시에 주위조직에 가해진 손상의 정도 등에 따라 치유기간에 많은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발치창의 치유과정에 일어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dry socket이다. 발치와에 초기 혈병의 형성이 부족하거나 혈병이 녹거나 소실된 결과로 발치와가 건조한 상태로 노출된 경우이다. 진단명은 치조골염(alveolar osteitis)이지만 임상에서는 흔히 dry socket이란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대개 발치 2∼4일 후에 노출된 발치와에 추가적 감염이 일어나고 괴사가 동반되어 심한 동통과 악취, 미각장애 등을 호소한다. 이 때 우선 통증을 완화시키고 괴사골의 흡수를 유도하며 혈병을 대체하는 육아조직으로 발치와를 채워 주도록 한다. 이 경우는 정상에 비해 수 주 이상 치유기간이 연장된다. dry socket을 예방하려면 우선 발치와에 혈병이 잘 형성되고 유지 되도록 해야 한다. 환자에게 전달하는 발치후 주의사항의 핵심은 혈병이 잘 형성되고 일정 기간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발치후 적어도 24시간 동안은 흡연을 금지 시키고 뜨거운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거나 입 안을 세게 헿구어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은 모두 발치 부위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형성된 혈병이 약해지거나 녹아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치과에 근무하다 보면 특히 발치나 근관치료 후에 환자 들의 불만이나 항의성 전화를 많이 받게 된다. 이 때 매번 똑같은 답변을 반복하여 환자의 불신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진료기록부를 철저히 확인한 후 외과적 술식 중에 가해진 손상의 정도와 환자의 전신건강 상태 및 술후 경과 시간 등을 토대로 손상 부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외과적 수복과정의 이해를 통해서 치유과정이 정상 경로를 밟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 해주고 그에 따른 환자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참고문헌

1. 대한구강악안면병리학회, 한국치위생과학회.: 구강악안면병리학, 대한나래출판사, 2005

2. 대한병리학회.: 병리학, 고문사, 2003.

3. Antonio Nanci.: Ten Cate's Oral histology, 5th ed. St. Louis, Mosby, 2008.

4. Leslie Delong, Nancy W. Burkhart.: General and Oral Pathology for the Dental Hygienist, Philadelphia,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2008.

5. Neville BW et al.: Oral and Maxillofacial Pathology, 3th ed. St Louis, Saunders, 2009.

6. Olga A.C.Ibsen, Joan Andersen Phelan.: Oral Pathology for the Dental Hygienist, 5th ed. St Louis, Saunder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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