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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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의 맛!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3.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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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과는 특성화 실습의 일환으로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주최하는 해외의료선교단에 매년 한 명을 선정해 보낸다. 감사하게도 올해는 내가 그 주인공이 됐다.

나와 함께 28명의 단원들은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3일까지 8일간 캄보디아 캄퐁참 지역에 파송됐다. 추운 겨울이던 한국과 달리, 일 년 내내 덥고 습한데다 물맛도 이상하고, 방에는 가끔씩 크게 울어재끼는 도마뱀이 한 마리씩 꼭 있었다. 이곳에서 3일간 의료봉사가 이뤄졌다.

겉보기에는 잘 갖춰져 있는 듯 했던 치과 진료실은 몇 년간 아무도 관리를 하지 않아 진료 도중 체어가 고장이 나는 등 진료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대한 많은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려고 애썼다. 맨발로 들어와 간단한 치료를 받고도 두 손 모아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가는 환자들을 보며 몸은 지치고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감으로 가득 찼다.

진료를 하는 동시에 중간 중간 센터 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구강보건교육을 진행했다. 아이들의 교육수준이 낮고 통역에 장벽이 있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흥미를 끌 수 있는 구연동화를 준비해 칫솔질 실습까지 진행했다. 한 번에 300여 명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교육이 잘될지 고민했는데 예상과 달리 현지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교육을 하기 위해 찾은 초등학교는 시설이 너무 열악해보였다. 마치 마구간을 개조해서 책상과 칠판을 놓은 것 같았다. 그 좁은 공간에서 아이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열심히 교육을 들어줬다. 나까지 마음속 깊이 사명감에 불타올라 더욱 신경 써서 하게 됐다.

사흘 후에는 그곳을 떠나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이틀간 진료와 교육을 했다. 장비가 없어 간단한 진료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교육에 더욱 중점을 두기로 하고 무작정 덴티폼과 칫솔만 들고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 TBI를 했다. 참가자가 교육을 받은 대로 칫솔질 시범을 보이면, 나는 칫솔을 높이 쳐들고 ‘아오이!’(현지어로 ‘선물’을 뜻함)를 외치며 칫솔을 선물했다. 현지어는 간단한 단어밖에 할 줄 몰라서 거의 보디랭귀지로 진행했는데, 마음은 통하는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내가, 그저 나를 위해서 배우고 익혔던 것들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서 오롯이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 이번 시간을 통해 진정한 섬김의 맛을 알아버렸다. 벌써 몇 주가 흘렀지만 아직 내 마음속에는 섬김의 맛이 살아있다. 정말이지 평생 맛보고 싶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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