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근단 병소(Periapical le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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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근단 병소(Periapical lesion)
  • 김응권 (수원과학대학 치위생과 교수)
  • 승인 2010.05.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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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치근단 병소의 형성기전

치아우식이 차단되지 않고 진행되거나 갑작스러운 외상이 치아에 작용하면 치수에는 염증반응이 나타나고 이로 인한 감염으로 급성 치수염, 만성 치수염을 거쳐 치수괴사가 나타날 수 있다. 치수괴사(Pulp necrosis)란 치수가 생명력을 잃은 상태를 의미한다. 치아에 혈류공급이 차단되는 급격한 외상에 의하거나 적절히 치료되지 않은 비가역성 치수염 등이 방치되는 경우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후자의 경우 환자는 심한 염증에 의해 치수신경이 변성되어 급성 및 만성적 증상이 점차적으로 소실된다. 감염으로 인한 치수괴사는 대개 치아우식의 결과이며, 이 경우 감염은 치근단 부위와 주위의 골조직으로 빨리 파급될 수 있으며, 심한 통증과 또 다른 전신증상을 나타낸다. 비감염성 치수괴사는 대개 외상성 사고 후에 일어나고, 몇 달 동안 증상을 나타내지 않을 수도 있다. 비감염성 치수괴사의 징후는 치아의 변색이다. 상아세관으로 유입되어 상아질에 분포하게 되는 분해된 조직의 잔사와 적혈구의 분해산물에 의해 변색이 나타나게 되어 치아의 투명도를 변화시킨다. 치아가 생명력을 잃으면 상아질을 재수화(Rehydrate)시키는 능력을 잃게 되어 상아질이 더욱 취약해지고, 쉽게 금이 가거나 파절된다. 치근단 부위 치주인대에서의 염증반응은 치조골과 치근 표면 사이의 위치적 특성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주위 골에 흡수가 일어나 부종과 삼출물이 골수강으로 빠져 나갈 때까지 삼출물에 의한 압력은 치아를 상방으로 정출시켜 대합치와 조기접촉을 유발한다. 이런 치아는 음식을 씹을 때 작은 압력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치수괴사가 일어난 치아는 타진해 보면 심한 통증이 있다.

이러한 상태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치수의 염증이 치근단에 이르러 외부와 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치근단공이나 부근관(Accessory canal)을 통해 치근단 주위조직으로 확산된다. 치근단으로 파급된 감염이 어떤 종류의 병소를 형성하고 어떤 경로를 취할지를 결정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치수파괴의 정도, 세균의 독성, 배농로의 유무, 환자의 면역능력 등에 따라 진행 속도와 병소의 예후가 달라진다. 개방성 치수염의 경우나, 세균의 독성이 낮고 상아세관이 석회화된 성인의 치아인 경우, 환자의 저항력이 높은 경우라면 치근단으로의 진행은 심하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된다. 반대의 경우에는 치근단 염증이 빠르게 진행되어 악화되고 많은 독성물질과 자가분해효소 들이 생성되고 확산되어 치근단 주위조직과 골조직이 빨리 파괴되고 인접 골수강 까지 진행되는 급성의 경로를 밟게 된다.

손상을 받은 치수에서는 급성이나 만성 치수염이 일어나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치수괴사로 이어지며 괴사된 조직이 치근단의 염증을 유발하고 염증의 화학적 매개체 등의 작용으로 근단성 치주염, 치근단농양, 골수염, 치근단육아종, 치근단낭 등의 여러 병소가 형성된다.

위의 병소 중 치과 진료실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치근단농양, 치근단육아종, 치근단낭의 3가지 병소이므로 각각의 임상적 특성과 치료법 등을 알아 보도록 한다.

그림1. 치근단 병소의 형성기전

Ⅱ. 치근단 병소의 분류

1) 급성 치근단농양(Acute periapical abscess)

치수괴사가 치료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면 세균의 독성이 강하거나 환자의 방어기전이 비정상적인 경우에는 괴사된 치수의 잔사, 염증세포, 혐기성 세균 등에 의해 급성 치근단농양이 형성된다. 급성 치근단농양은 화농성 삼출액이나 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호중구와 림프구가 있는 결합조직으로 둘러싸여 있다. 환자는 원인치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염증으로 신경이 압박되기 때문이며, 삼출액과 화학적 매개체로 인해 압력이 증가하여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악골의 이환부를 만지면 아파하고 타진반응에 예민하며 치수가 괴사된 실활치(Nonvital tooth) 이므로 전기치수검사에는 반응이 없다. 일반적으로 농양과 연관되어 있는 치아는 매우 아프며 치조와(Socket)로부터 밖으로 약간 정출되어 나오기도 한다. 치근단농양은 치수의 염증이 직접적인 원인일 수도 있지만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던 만성염증이 갑자기 악화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형성된 농은 저항이 가장 작은 부위를 통해서 조직 외부를 향한 통로 혹은 누공을 찾거나 구강과 안면조직 내의 공간을 통해서 인접부위로 퍼져 나간다. 치수염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한 급성농양인 경우에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골흡수가 일어날 시간적 여유가 없으므로 근단부 치주인대강이 약간 두꺼워지는 것 외의 다른 방사선소견의 변화는 없다. 그러나 치근단 주위에 이미 존재해 있던 만성염증이 갑자기 악화되어 농양이 생긴 경우에는 뚜렷한 방사선 투과성 부위가 관찰된다. 급성염증의 일반적인 치료원칙에 따라 치근단농양은 치수강을 개방하거나 발치한 후 배농(Drainage)을 하여 치료한다. 농양이 주변조직으로 이미 확산된 경우는 절개와 배농을 시행하며 항생제를 처방 한다.

2) 치근단육아종(Periapical granuloma)

외상이나 치과치료 중에 치수에 가해진 손상, 치아우식, 치주질환, 치아의 파절 등으로 인한 염증반응의 결과로 형성된다. 치근단육아종은 괴사된 치아의 치근단에 국소적으로 형성된 만성 육아조직의 덩어리를 말한다. 대부분 뚜렷한 증상은 없지만 압박과 타진(Percussion)에 치아가 예민한 경우가 있는데, 근단부에 있는 염증 때문이다. 환자는 치아가 치조와(Socket)에서 바깥으로 약간 돌출된 느낌을 갖기도 한다. 전기치수검사에서는 반응이 없으며 방사선소견에서 관찰되는 변화로는, 염증부위의 치주인대 공간이 약간 두꺼워지는 정도의 경미한 변화부터 근단 주변에 경계가 뚜렷한 방사선 투과성이 나타난다. 골파괴의 양상은 원형이나 난원형으로 나타나며 그 크기도 수 밀리미터부터 큰 경우까지 매우 다양하다. 치근단육아종은 림프구, 형질세포 및 대식세포가 나타나는 육아조직이며 때로 치밀한 섬유성 결합조직이 존재한다. 치근단육아종에서는 치아발생과정 중 치근을 형성하고 남은 잔류물인 Malassez 상피잔사가 나타난다. 근관치료를 시행하며 육아조직이 완전히 제거되면 예후는 비교적 양호하다.

3) 치근단낭(Periapical cyst, Radicular cyst))

낭(Cyst)이란 액체나 반유동성 물질을 함유한 비정상적인 공동(Cavity)을 말한다. 치근단낭은 내면이 상피로 덮인 낭으로 항상 괴사된 치아의 치근과 연관되어 생긴다. 구강영역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낭으로 치근단으로 파급된 염증에 의해 Malassez 상피잔사가 자극을 받고 증식함으로써 내면이 상피로 덮인 낭이 발생하게 된다. Malassez 상피잔사는 치근발생에서 치근의 형태나 방향을 결정하여 치근형성의 가이드(Guide)라 불리는 Hertwig 상피근초의 잔류물이 치주인대 내에 존재하는 것이다. 치근단낭은 치근단육아종의 염증성 결합조직 내에서 변연부의 세포가 분열, 증식하는 과정 중에 형성된다. 증식된 상피세포 덩어리 중심에 있는 세포가 결합조직 내의 영양공급원인 혈관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면서 중심부가 변성(Degeneration)되고 액화성 괴사(Liquefactive necrosis)가 일어나 내부가 상피로 덮이고 액체로 채워진 빈 공간(Lumen)을 형성하게 된다. 조직학적으로 치근단낭은 낭의 공간 내부가 상피로 덮인 것을 제외하고는 치근단육아종과 동일하다. 보통 상악 전치부에 호발하며 대부분의 치근단낭은 통증을 비롯한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방사선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다. 치근단낭의 방사선소견은 치근단육아종과 같다. 경계가 뚜렷한 방사선 투과상으로 치근이 흡수된 소견을 보인다. 치근단육아종을 방사선소견 만으로 치근단낭과 감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른 유형의 낭도 방사선소견으로는 치근단낭과 유사하므로 낭을 제거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치근단낭은 근관치료, 근단절제술(Apicoectomy), 발치, 근단조직의 소파(Curettage) 등으로 치료한다. 발치할 때 낭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되어 잔류낭(Residual cyst)이 형성된다. 낭을 완전히 제거하면 예후는 비교적 좋다.

 

표1. 치근단 병소의 비교

 

통증

치수생활력검사

방사선소견

치료

급성 치근단농양

심하다

반응 없음

변화 없음

절개 및 배농

항생제

치근단육아종

없거나 미약하다

반응 없음

투과상

근관치료, 발치

치근단낭

없거나 미약하다

반응 없음

투과상

근관치료,

근단절제술, 발치

 

Ⅲ. 임상에서의 적용

치근단 병소는 치과위생사가 임상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병소이다. 발생부위가 육안으로 직접 보이지 않고 임상소견도 통증이 없는 경우부터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까지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감별진단도 쉽지 않다. 급성인 병소를 제외하고는 진행과정이 서서히 만성적으로 진행되므로 대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데 이 때 치과위생사는 치근단 병소의 형성과정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 해주고 적절한 치료를 유도해서 병소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특히 급성 치근단 농양은 급성염증의 관리 원칙에 따라 우선 배농이 잘 되도록 처치하는 등 적절한 치료가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 만일 우선적 처치가 지연되고 부적절한 치료가 계속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농양은 치은이나 협측 피질골 혹은 구개나 연조직을 통해 저절로 배농로가 확보 되거나 누공을 형성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배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화농성 삼출물이 구강이나 목부위의 연조직으로 광범위하게 급속히 확산되어 연조직염(봉와직염, Cellulitis)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경우의 연조직염은 급격히 조직으로 확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독성 미생물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악하부(Submandibular space)에 양측성으로 봉와직염이 생기면 Ludwig's angina라고 부르는 상태로 악화될 수도 있다.

 

참고문헌

1. 대한구강악안면병리학회, 한국치위생과학회.: 구강악안면병리학, 대한나래출판사, 2005

2. Joseph A. Regezi, James J. Sciubba, Richard C. Jordan.: Oral Pathology, 5th ed. St Louis, Saunders, 2008

3. Neville BW et al.: Oral and Maxillofacial Pathology, 3th ed. St Louis, Saunders, 2009.

4. Olga A.C.Ibsen, Joan Andersen Phelan.: Oral Pathology for the Dental Hygienist, 5th ed. St Louis, Saunders, 2009.

5. Leslie Delong, Nancy W. Burkhart.: General and Oral Pathology for the Dental Hygienist, Philadelphia,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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