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 분야라면 뭐든지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상태바
"내가 할 수 있는 분야라면 뭐든지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3.31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위생사를 만나다
정직한탑치과 주 영 원 치과위생사

경력 4년차 주영원(26) 치과위생사는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목표를 털어놨다.

주씨는 현재 경기도 성남 정자동에 위치한 정직한탑치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치과는 신분당선 정자역 부근에 위치하며 인근은 업무 시설이 많아 직장인의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특히 젊은 직장인들이 많아서 환자들 대다수가 덴탈 아이큐가 높은 편이다.

“환자마다 다르긴 한데 진단을 받고 치과를 비교하러 방문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치아 번호를 대며 묻는 경우도 있어요. 그때마다 전문가답게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돼요.”

치과는 사전 예약 시스템을 통해 하루 평균 15명이 내원한다. 젊은 직장인들 위주로 진료를 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게 주씨의 얘기다.

진료영역도 보철, 임플란트 등으로 매우 다양하지만 치과의사 1명과 진료전담 치과위생사 3명이 손발을 맞춰 협력진료를 하고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안정적인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치과위생사들은 다양한 업무를 한다. 주씨만 봐도 진료를 비롯해 방사선 촬영, 재료관리, 소독 등 감염관리, 환자응대에 이르기까지 하는 일이 많다. 특히 환자들과의 일대일 업무가 많기 때문에 의료진과 환자 간 가족처럼 가깝게 느끼는 편이다.

환자를 접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환자가 치료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스킨십을 많이 하면서 진심이 담긴 위로의 말도 건네고. 자주 뵙는 환자들에게는 헤어스타일 등 주제를 찾아서 대화를 시도하는 편이에요.”

이런 가운데, 주씨는 진료시간 일부를 구강보건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TBI 등 구강보건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환자 일인당 진료 외 체어타임이 길게는 15분을 넘는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내 교육을 받고 환자의 치주질환이 많이 호전된 것을 눈으로 확인할 때 그 보람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원장님도 이런 부분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라고 여겨 지지해주시고요.”

직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치과 분위기 덕분에 올해는 대학병원과 같은 감염관리 시스템 도입에도 나서게 됐다.

“일반치과에서 대학병원처럼 감염관리체계를 구축하긴 어려워요. 비용상 문제로 지원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치만 환자들에게 좀 더 떳떳하기 위해 일회용 비닐커버 등 감염관리용품에 대한 추가 지원을 요청했고, 원장님도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무장한 그이지만, 사회초년생으로 치과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때만 해도 치과위생사를 그만둬야 하냐는 고민을 하며 좌절감을 느꼈다.

“처음 취업한 곳은 하루에도 백 명이 넘는 환자가 다녀갔어요. 교정치료를 전담하는 치과였는데, 어린 연차에 혼자서 일을 하나씩 습득해야 했어요. 매일같이 정신이 없었죠.”

결국 그는 다니던 치과를 그만두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피팅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취미생활로 스쿠버다이빙을 한 경험을 살려 관련 분야 잡지의 모델도 했다.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터라 하는 일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전문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춘 치과위생사 직업에 대한 애정이 컸고, 다시 치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주씨는 지금도 프리랜서 모델 활동을 하고 있다. 엄격한 형식을 띠는 치과 분위기와 달리 자유분방하고 예술적인 분위기에서 다른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면서 치과계에서도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힘들긴 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임상가로서 경험을 많이 쌓아서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고 싶어요. 내가 가진 노하우나 경험을 들려줄 기회가 많았으면 하죠. 일을 많이 하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요.”

“목표는 크게 잡을수록 좋다”고 말하는 주씨는 학업을 병행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 대학원에 진학해 보다 심도 있는 공부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치과위생사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화합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