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아이들을 위한 구강보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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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아이들을 위한 구강보건교육
  • 하정은 (서울대학교 치학연구소 치과위생사)
  • 승인 2008.06.20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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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 치약을 바르며 치통을 견디는 아이들

 

몽골국민 가운데 치아우식증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은 매우 많다. 치료비도 비싸서, 보존적인 치료도 받지 못하고 단순히 치약을 볼에 바르는 정도로 치통을 견디다가 결국은 발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고정된 수입이 있는 부모를 둔 아이들의 경우는 다르지만.

몽골의 항올 지역이라는 곳은 울란바토르 외곽에 있는 곳으로 70%이상이 거주증 없이 살고 있고 그 때문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가 없다. 게다가 몽골의 기후로 인한 식습관도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겨울이면 영하 20도-30도까지 내려가는 날씨가 많기 때문에 열량확보를 위해 사탕을 많이 먹게 되다보니 DMFT 지수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진료를 받을 여건마저 안 되니 설상가상인 셈이다.

그래서 이 지역의 몇몇 학교와 유치원에 불소용액양치사업 시행을 위한 실태조사와 구강보건교육을 위해 본인의 책임교수이신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배광학 교수님과 진료봉사단의 이사님이신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김중수 교수님, 라파엘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체와 함께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3일까지 진료봉사를 다녀왔다. 두 분 교수님께서는 불소용액양치사업을, 치과위생사인 나는 몽골 아이들을 위한 구강보건교육을 각각 맡았다.

교수님께서 불소용액양치사업에 대한 내용을 전달했을 때 몽골 보건관리자들의 반응은, 치아우식예방효과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반면 잘 알지 못하는 불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였다. 그들에게는 불소를 이용하는 치아우식예방법이 낯설기 때문이다.

나는 항올 지역의 71, 134유치원과 63 장애인 학교, 114학교, 센폴학교를 방문하여 교수님께서 사업과 관련된 각 기관의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교사들에게 불소용액양치사업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구강보건교육을 시행하였다.

한국에서 몽골 아이들을 위해 구강보건교육을 준비할 때, 고민이 많았다. 칫솔이 없는 아이들에게 이 닦기 교육이 오히려 상처가 되지 않을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사탕이나 초콜릿으로 열량을 보충하는 아이들에게 그런 간식들을 먹지 말라는 말이 과연 받아들여질 것인지…

그래도 나는 아이들에게 칫솔을 나누어 주며 이 닦는 방법과 구강위생의 개념을 알려주고 싶었고, 사탕이나 초콜릿을 먹더라도 먹고 난 후 물로라도 한번 입속을 헹구어 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막상 그렇게 고심하며 준비해 간 2,000개의 칫솔과 컴퓨터 프로젝트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그림 궤도 등이 공항 세관에서 통과 되지 않았을 때에는 실망도 컸지만, 그래도 체류하는 3일 동안 최선을 다해 1,500여명의 아이들에게 유치원, 학교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구강보건교육을 실시하였다.

아이들에게 이가 썩어서 아팠거나 이를 빼서 불편했던 점을 말해보도록 하였더니, 60%이상이 기능적, 심미적인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이런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치아우식예방의 필요성을 교육하고, 개인적으로 준비해 간 시각자료 튼튼이 삼총사를 이용하여 이 닦기, 식이조절, 불소용액양치 등 3가지 치아우식예방법에 대해 교육하였다. 이 닦기 방법은 모형을 이용하여 시행하였고, 식이조절법은 종이로 만든 음식들을 이용하였으며, 불소용액양치법은 우식예방기전을 쉽게 그림으로 그려서 설명하였다. 물론 학년별로 교육내용과 전달방식을 조금씩 다르게 하였고 마지막에는 배운 내용을 퀴즈로 맞춰보는 방식으로 마무리 하였다.

이번 몽골 방문을 계기로 구강보건교육자로서의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진정한 교육자의 역할은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하였다. 교육 대상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보호자와 지도자들에게도 구강보건이라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도 한국의 치과위생사로서 아이들의 구강위생개념을 일깨워 주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또한, 몽골의 구강보건인력이 스스로 아이들을 위한 구강보건교육과 불소용액양치 등의 구강보건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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