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봉사단 경험 살려 해외취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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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봉사단 경험 살려 해외취업까지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5.09.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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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호치민 유일의 韓 치과위생사 조경진씨
▲ 베트남 호치민 SU dental clinic 직원들과 함께

 

올해 36세인 치과위생사 조경진씨는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경제 수도 호치민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가 머나먼 타국에서 취업을 결심한 사연은 지난 2011년 한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조씨는 치과위생사로서 꾸준히 임상 경력을 쌓아오다 10년차가 되던 해에 해외무상원조기관인 코이카(KOICA) 봉사단을 지원, 서아프리카 카메룬으로 향하게 됐다.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카메룬 땅을 처음 밟은 조씨는 수도인 야운데 국립 의과대학교병원 구강외과에 파견돼 실습생들에게 치위생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의료활동과 활동물품을 지원했다.

기관 활동이 없는 날이면 오지를 찾아 현지인을 상대로 치아 스케일링과 구강보건교육 등을 제공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 카메룬에서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한달간 수도공급이 끊겨 흙탕물을 길러 씻는가 하면 전기가 끊겨 비상 태양열 에너지를 충전해 랜턴을 사용해야 했다.

더구나 말라리아 등의 열대풍토병과 각종 병해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기숙사에서 쥐가 나오거나 빈대에 물리는 경우는 다반사였다. 특히 모기와의 싸움이 힘들었다. 실제로 지역주민들이 말라리아에 걸려 운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조씨는 현지 공용어인 영어와 불어를 사용하는 대신 코이카 봉사단 훈련에서 배운 카메룬식 불어만 사용하다보니 현지인들과의 소통에 제약이 따랐다.

이듬해 한국으로 돌아온 조씨는 치과 총괄매니저로 1년 8개월간 근무를 거쳐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의 나이 35세였다.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어학원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 어떠한 공부도 힘들 거라고 혼자 고민한 게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조씨는 필리핀 3개월 어학연수 과정을 거쳐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아일랜드 골웨이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8개월간 어학연수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고 주말이면 여행을 다녔다.

그간의 무수한 경험들은 조씨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까지 바꿔놓았다.

“과거 남들보다 잘되겠다는 식의 이유 없는 욕심을 갖고, 치과위생사로서 한 사람으로서 실수는 없어야 된다고 이유 없는 고집을 부렸다면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되었다.”

조씨는 올해 6월부터 베트남 호치민 힘람 뉴타운에 위치한 연세 수치과 총괄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해외취업으로 베트남을 택한 건 코이카 봉사단 활동과 같이 선진화가 더딘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치과위생사 활동상을 알린다는 취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지 치과 분야의 발전상에 놀랐다는 게 조씨의 얘기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베트남 치과만의 노하우를 많이 보고 익힌다. 모든 순간이 항상 새로움의 연속이다. 사실 내가 더 많이 배우는 것 같아 매순간이 감사할 따름이다.”

조씨는 호치민 지역 치과 중 유일한 한국 치과위생사로서 스케일링을 비롯해 구강보건교육과 구강건강상담 등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지 의료진 역량강화교육도 도맡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어를 배우기 위해 호치민 인근의 대학교 베트남어 야간 기초반을 등록했다.

“어느 나라에 가든 언어를 알아야 그 나라의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다. 언어를 통해 외국인이라는 한계점을 벗어나 현지인들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씨는 베트남 현지 치과의 글로벌화를 통해 앞으로 치과위생사의 역할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후배들에게 많은 길을 열어둘 계획이다.

그러면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선배 치과위생사이자 조력자로서 강단에 설 날을 고대하고 있다.

“30대 중반이 적지 않은 나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그저 매순간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인생의 즐거움이다.”

 

▲ 카메룬 오꼴라 마을지역 스케일링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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