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사이
상태바
개와 고양이 사이
  • 오혜영 공보위원
  • 승인 2007.05.22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집에는 이래저래 모여 살게 된 4마리의 개와 고양이 1마리가 있다. 고양이는 우리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위 도둑고양이라 천대하는 길냥이이고 개 또한 10년 전 길거리에서 배회하던 길 잃은 강아지를 데려다 기르게 된 것이 인연이 되어 한 놈 두 놈 더 늘어난 것이 어느새 4마리가 되었다. 고양이가 우리 집에 한식구로 살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이다.

조카 녀석이 어디선지 데리고 온 새끼고양이가 친정엄마의 실수로 냉장고에 머리를 다치게 되어 사경을 헤매던 녀석을 안타까운 마음에 단골 동물병원으로 데려 가 보살피던 것을 인연으로 우리 집에는 개 4마리와 고양이 1마리 그리고 사람 둘, 이렇게 총 일곱 식구가 한 집에 살고 있다. 도무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개와 고양이 그것도 4마리의 개가 있는 곳에 이제 갓 젖을 뗀 새끼고양이의 입양은 그야말로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남편과 내가 모두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어린 새끼고양이와 개를 두고 나가고 나면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장담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지켜 볼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해서 할 수 없이 불안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일단 몇 년을 함께 살아 온 녀석들의 착한(?) 습성을 믿고 출근을 했다.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오는 순간 나의 걱정은 일순간 참으로 부질없던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개들은 나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고 새끼고양이의 짓궂은 장난마저도 으르렁대는 일 한번 없이 어여삐 받아주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자기 새끼마냥 아픈 새끼고양이를 핥아주고 품어주기까지 하는 것 아닌가! 아프고 어린고양이기에 더 마음이 쓰여 개들을 소홀하게 대한 점도 없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고양이를 괴롭힌다거나 미워하지 않은 개들이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이렇듯 개와 고양이의 한집 살림이 벌써 1년이 되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일각에서의 혐오감(?) 섞인 우려와는 달리 그렇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식구끼리의 동거를 나름의 행복으로 받아들이며 즐겁게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고 공존할 수 없을 것 같다는 편견만으로 아예 함께 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거나 혹 서로 공존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잔뜩 경계하며 개와 고양이 사이라는 고정관념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 지?

최근 구강보건팀 해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국민구강건강 증진이라는 명제 앞에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던 치과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간 일부 개와 고양이의 관계로 비쳐지기도 했던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의 대 단결 투쟁이 전개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가'라는 안일한 사고를 벗지 않는다면, 무책임한 정부에게 대한민국 국민의 구강건강을 맡기고 있어도 되는 일이 아니라면, 치과계는 이 난국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개와 고양이의 공존의 힘을 모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