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적인 치아우식증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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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치아우식증 예방법
  • 박 덕 영 (강릉대학교 치과병원 예방치과)
  • 승인 2005.05.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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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우식증을 예방하는 4가지 주요 방법은 󰡒불소이용법󰡓, 󰡒치면열구전색법󰡓, 󰡒치면세균막관리법󰡓, 󰡒식이조절󰡓이며, 이들 4가지 방법이 실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전략으로 󰡒구강보건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치아우식증은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치아우식증 예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방진료가 국민건강보험의 급여항목에 들어있지 않고, 구강보건교육이 체계화되어 있지 못하며, 수돗물불소농도 조정사업이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등등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요소들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역학조사 결과를 근거로 상기한 방법들 중 불소이용법에 초점을 맞추어 임상진료과정에서 염두에 둘 점을 짚어보기로 하겠다.

1. 역학조사 결과의 숨은그림 찾기

치아우식증은 평생에 걸쳐서 그 언제고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치아우식증 발생의 위험이 평생에 걸쳐 균일한 수준인 것은 아니다. 즉, 치아우식증 예방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가 있다는 의미이다. 역학조사 결과는 그러한 시기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1) 유치우식

2003년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만 3세 아동 10명 중 6명은 이미 우식증을 경험한 아동들이며, 모든 3세 아이들이 평균 입안에 세 개의 우식경험유치를 지니고 있다. 만 3-5세 아이들의 치아우식증의 치료에 씨름하고 있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이미 소가 다 도망치고 허물어진 외양간의 담장을 고치는 정도 밖에 안되는 셈이다. 만 3세 미만 아동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2) 영구치우식

역시 2003년도 실태조사 자료에 의하면, 중학교 1학년생인 만 12세 아동 10명중 8명이(76%) 영구치우식증을 경험하고 있는데 이들의 우식경험영구치 수의 평균은 3.3개이다. 영구치가 만 6세부터 맹출함은 상식에 속하는 일인데, 중요한 것은 만 6세에서 영구치에 우식을 경험한 아동의 비율이 이미 다섯 명 중 한 명꼴(17%)에 육박한다는 사실이다. 이 나이의 영구치라고 하면 제1대구치 아니면 전치 일부일 뿐인데, 영구전치의 우식발생빈도는 매우 낮으므로 초등학교 저학년의 영구치 치아우식증은 전적으로 제1대구치 우식이라고 하겠다. 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2년의 기간동안 우식증을 경험한 아이들의 비율은 전체 아이들의 절반에 육박(43%)하게 된다. 이 말은,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아무리 우식예방노력을 한다고 한들, 저학년 관리를 못하면 전체 아동 중 절반 가량의 아이들은 우식경험자가 된다는 의미이다.

2. 진료실에서 효율적 예방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1) 유치우식의 예방을 위한 조치

앞서 언급했듯이 3세 미만 우식예방이 중요한데, 문제는 3세 미만의 아이들 중 치과를 방문하는 아이들의 비율은 극히 낮다는 데에 있다. 그나마 치과를 방문하는 아이들은 이미 아파서 보채거나 보기에 끔찍할 수준으로 치아가 망가진 상태일 경우가 흔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상적으로는 부모들의 구강보건지식수준과 인식도가 높아져서 임신시기부터 치과를 찾고, 출산 후에는 생후 6개월부터 주기적으로 예방차원의 관리를 위해 치과를 방문하고, 불소정제투약이나 불소도포 등을 보험급여화 하거나 수돗물불소농도 조정사업을 시행하는 등등 이론적 방법은 얼마든지 제시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전제조건이 갖추어지기를 기다리기에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

현재의 상황에서 단기간에 비교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치아우식증의 초기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방법일 것이다. 치과에 방문해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치과에 방문하지 않고서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발견하는 수준은 이미 와동이 형성된 후가 아니라 󰡒백색반점(White spot)󰡓일 때에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 외국에서는 예방접종을 위해 소아과를 내원한 아이들의 치아상태를 소아과의사나 간호사 등이 살펴본 후 구강진료의 필요성을 부모에게 알리고 치과로 의뢰하는 방향의 시범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바람직한 방법은 아이의 양육자가 때때로 아이의 입안을 들여다보고 백색반점을 확인할 경우 치과에 방문하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아이가 입을 벌리려고 하지 않거나, 조명이 어두워서 모든 치아가 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좋다. 단지 아이의 입술을 제껴 유전치 협면의 치경부만 살펴봐도 현재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치과의사협회나 치과위생사협회 등에서 󰡒매월 1일은 아이의 앞니를 살펴보는 날󰡓 등의 캠페인을 펼쳐 나아가면서, 아이를 데리고 치과에 내원한 보호자들에게 백색반점 사진이 들어있는 유인물을 나눠주고 간단히 설명한다면, 적어도 데리고 온 아이의 동생에게 발생할 우식증을 예방할 기회는 더 커질 것이다.

부모가 백색반점을 발견하고 아이를 치과에 데려왔을 때 적절한 조치는 해당 백색반점에 󰡒불소 유약(釉藥):Fluoride varnish󰡓을 발라주는 것이다. 백색반점 부위들에 불소유약을 바른 후 전체를 불소도포하는 불소복합이용법은 더욱 바람직하다. 불소유약의 사용은 아직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있지 않은 상황인데 불소젤(fluoride gel)이나 불소포말(Fluoride foam)보다 불소제제가 치아면에 달라붙어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백색반점 등의 초기우식 부위에서 더욱 큰 국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불소유약으로는 외국에는 Duraphat이나 Fluoprotector라는 제품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필자가 알기에 현재 국내에는 Fluoprotector만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불소유약도포는 치아삭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도포과정이 매우 단순하고, 입안 가득 불소젤이나 불소포말을 물고 있어야 하는 불편감도 없으며, 잘못된 술식으로 인해 불소젤이나 포말을 삼킬 위험도 적어서, 아이가 처음으로 접하는 구강진료의 불쾌감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구강진료공포감을 줄여서 이후의 치과방문의 장애를 줄일 수 있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Fluoprotector의 경우, 백색반점이 있는 치면을 건조시킨 후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스폰지에 유약을 묻혀 치면에 발라준 후 압축공기를 불어 말려주는데, 가능한 한 오래 치면에 불소가 남아있을 수 있도록 피막의 두께를 확보하기 위해 바르고 말리기를 3회 정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이 끝난 후에는 불소도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30분이상 물로 입안을 헹구거나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해야 가능한 한 최장시간 불소와 치면의 접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 영구치우식의 예방을 위한 조치

 

영구치우식의 예방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입학직전 연령인 만 5세 아동과 초등학교 1학년 내지 2학년 아동에게 집중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 갓 맹출한 치아나 맹출한지 여러 해가 지난 치아나 육안으로 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그 조성에는 차이가 크다. 맹출한 후 약 2년 동안은 법랑질의 결정질이 점점 단단해지는 시기로서 법랑질성숙기라고 부를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영구치는 맹출 후 2년동안 우식발생위험이 가장 높다고 말할 수 있으며, 만6세 내지 만8세에 제1대구치를 집중 관리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잇솔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더구나 맹출중인 치아를 닦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제1대구치는 맹출하는 기간동안 하루 24시간을 항시 치면세균막에 덮인 채로 지내게 되기 쉽다. 산에 취약한 법랑질 결정상태에서 잇솔질도 잘 되지 않고, 교합면의 일부는 치은에 덮여있어 더더욱 세균과 음식물잔사가 끼어있기 쉬운 데다가, 맹출중에는 섬유성 음식의 저작에 의해 교합면이 닦이는 자정작용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결과, 맹출하여 대합치와 교합이 이루어지기 전에 이미 썩기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사진 1, 2, 3참조). 교합면이 다 노출되기도 전에 백색반점이 보인다는 것은, 교합면이 다 노출되도록 기다렸다가 치면열구전색을 하려고 하면 이미 늦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1대구치 교합면 일부가 치은에 덮여있을 때부터 백색반점을 찾아내어 불소유약이나 불소젤 또는 불소포말 도포를 하고, 해당부위의 잇솔질교육을 시행해줘야 한다. 우식발생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호자에게 직접 보여주고 설명해서 불소이용법에 동의하도록 유도하기 전에는 와동이 형성되고 통증을 호소할 때에야 비로소 치과를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

아울러, 하악 제1대구치의 경우에는 협측소와(buccal pit)에 주목하여야 한다. 해부학적으로 깊은 협측소와를 가진 아이들이 많은 데다가, 맹출 중에 협측소와 일부가 치은위로 노출되고 일부는 치은 밑에 덮여 있으면서 해당부위 잇솔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식발생위험이 매우 높게 된다(사진4 참조). 교합면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교합면이 모두 노출되자마자 치면열구전색을 해도, 당시의 협측소와는 치은 밑에 덮여 있어서 후일 치과에 찾았을 때 협측소와우식이 진행된 채로 찾게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전색하지 못할 소와열구에는 적극적으로 불소를 이용하여야 한다.
3. 맺음말
실용적인 치아우식예방에 필요한 정보로서 불소유약이나 불소젤 또는 불소포말 등의 사용법에 대한 지식을 흔히 생각하기 쉬우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요구조건은 우식발생위험이 높은 대상자들에 대한 개념파악 및 이들 대상자에서 초기우식의 징조를 찾아내려는 태도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식발생 고위험군에서 백색반점을 찾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백색반점을 찾을 때에는 반드시 치면을 건조시킨 상태에서 관찰하여야 하고, 약 5초간 지속적으로 압축공기를 분사하는 상태에서 관찰하여야 초기의 백색반점을 찾아낼 수 있다. 모든 치면에 일일이 5초씩 압축공기를 분사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일지라도, 위에 언급한 특정연령군의 우식이 잘 발생하는 특정치면을 집중하여 관찰하는 것은 진료실에서의 우식예방을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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