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위협 ‘고마워요 치과위생사’ 공모전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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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협 ‘고마워요 치과위생사’ 공모전 시상식
  • 이종윤 기자
  • 승인 2017.01.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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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 “치과위생사, 전문성과 따뜻함으로 기억”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문경숙, 이하 치위협)가 주최한 ‘고마워요, 치과위생사’ 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12월 20일 서울 동대문구 치과위생사회관 1층에서 진행됐다. 

▲ 좌측부터 이상희 씨(은상), 윤민규 씨(대상), 도형윤 씨(동상)

치위협 기획홍보위원회는 국민 구강건강 지킴이로서 치과위생사의 역할과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지난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편지글 형식의 치과위생사 미담사례를 공모한 바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치위협 안세연 기획홍보이사가 문경숙 협회장을 대신해 대상 1명, 금상 2명, 은상 3명, 동상 10명의 수상자를 시상했다. 

대상을 수상한 인천 남동구의 윤민규 씨는 “이전에는 치과위생사분들을 치과에서 일하는 간호사 정도로 생각했지만, 이번 공모전을 통해 간호사와는 다른 전문성이 있는 직업인 것을 알게 됐다”며 “치과위생사들의 전문성과 따뜻함을 갖춘 모습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은상을 수상한 서울 동작구의 이상희 씨는 “치과진료에 대한 공포가 극심했는데 치과위생사 선생님이 많은 격려와 힘을 주셔서 진료를 잘 받았다”며 “이 배려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공모전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덕분에 치과위생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전국에 계신 모든 치과위생사 선생님들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공모전 당선작을 재구성한 것이다.

“선생님, 배도 많이 고프지만, 실은 이가 더 많이 아파요.”
경상북도 대구에서 22년 동안 결식아동 급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은희 씨(금상 수상)가 결식아동에게 들은 이 한마디가 구강관리의 중요성과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알게 된 결정적 계기다. 

네 자녀를 둔 이씨는 아이가 많다는 이유로 셋방살이에서 쫓겨난 설움을 겪기도 했다. 이씨 내외는 ‘돈 많이 벌면 집이 없거나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굳혔고, 이씨 부부는 갖은 고생을 하며 모은 돈으로 1994년 3층짜리 주택을 마련했다. 이후 이씨는 지금까지 동네 아이들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자택에서 운영하고 있다. 평일엔 저녁마다, 방학이나 주말엔 하루 두 세 번씩 결식아동들을 위한 밥상이 집안 곳곳에서 차려진다. 

몇 해 전 어느 6월, 아이들의 최고 인기메뉴 닭강정이 나왔다. 평소 식탐 많기로 유명한 동현이가 한쪽 구석에서 턱을 괸 채 아이들이 밥 먹는 모습만 바라보는 것 아닌가. 이곳으로 찾아오는 아이들이 대개 이혼가정이나, 조손가정 등으로 부모의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이들은 식탐을 조절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고기반찬임에도 가만히 있는 동현이가 의아해 자세히 살펴보니 한 쪽 볼이 부은 채 눈물까지 그렁그렁 고여 있었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가 아프다’는 동현이의 말에 잘 먹고 있던 아이들마저도 연달아 “선생님 저도 사실 이가 아파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결식아동들이 비싼 치과진료를 어떻게 감당할지 이씨는 막막했다. 대부분의 유명 치과병원들이 임플란트나 보철 치료 등 비싼 진료비만 홍보할 뿐 아이들을 위한 무료검진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 이씨는 6월초 진행된 구강보건의 달 행사로 보건소에서 무료검진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을 알고 지역 보건소로 신청접수 문의를 했다. 

보건소에서 구강진료를 한 아이들의 상태는 온전한 아이가 한 명도 없었다. 새벽마다 빚을 지면서까지 아이들 식단짜기에 몰두한 이씨는 자신이 아이들의 치아상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힘을 가누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보고 다가온 보건소 소속 한 치과위생사가 “결식아동들 대부분이 비균형적인 영양섭취와 올바른 칫솔질 지도를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그는 보건소에서 치과의사협회를 통해 아이들의 구강진료를 진행해줄 곳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한줄기 빛처럼 형용할 수 없는 감동과 감사의 마음이 벅차올랐다. 

아이들을 위한 밥상이 계속 지어지던 어느 날, 지역의 한 치과의원에서 무료진료를 해주겠다는 곳이 생겼고, 한줄기 빛을 따라 아이들의 구강진료가 진행됐다. 구강상태가 심각한 아이부터 치료가 시작됐고, 이내 동현이와 아이들은 웃음을 되찾았다. 

“당신 덕분에 환하게 웃게 된 우리 동현이와 이이들, 이젠 늠름한 군인이 됐답니다. 고마워요 치과위생사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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