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봉사'가 생활 그 자체인 사람, 사랑의 복지관 라서영 치과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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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봉사'가 생활 그 자체인 사람, 사랑의 복지관 라서영 치과위생사
  • 치위협보
  • 승인 2001.09.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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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서영 회원은 나 자신만을 위한 직업이 아닌 나눌 수 있는 직업 이어서 더 기쁘다고 말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있는 요즘이다.

그녀는 지난 7월 내몽고에 의료선교를 다녀온 후 변변히 쉬어보지도 못했지만 오늘도 서둘러 수원 집을 나서 사랑의 교회로 가는 발길을 재촉했다.

오늘은 사랑의 복지관에서 장애아동들의 치과진료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복지관 치과 진료실을 찾았을 때 그녀는 우리를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

unit chair1대, X-ray장비, 장애아동을 위한 pedi rap, 책상, 선반, 그리고 천장에서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가 인상적인 그곳에서 치과의사 두분, 복지사 한분, 그리고 하서영회원이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장애아동의 우는소리, 진료인원 들의 달래는 속삭임, 보호자의 눈물어린 호소… 우리도 소매를 걷어 붙이고 도와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긴박감이 감도는 속에 우리는 우선 인터뷰 전 필요한 사진을 얻기 위해 여러 각도에서 셔터를 눌러댔다. 그때 잠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말소리가 들려왔는데, ‘빛나리 나오지 않게 옆에서 비스듬히 찍어주세요…’ 진료에 임하시던 선생님의 주문이었다.

그제서야 우리는 라서영 회원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었다.

28살의 결혼 적령기에 ‘남자친구가 생기려고 해요…’ 하며 살포시 소박한 미소를 머금는 그녀는 1남 4녀 중 보지도 않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이다.

현재 분당 21세기 치과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그녀는 대학교 기독교 동아리 시절, 전공분야를 통해서 얼마든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목사님 말씀을 귀담아 두었다가 졸업 후 봉사에 참여 할 수 있게 되어 축복으로 생각하며, 나 자신만을 위한 직업이 아닌 나눌 수 있는 직업이어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강남역 근처 사랑의 교회 안의 복지관에 소재한 장애아동 치과 진료실은 서울시 장애인 거주자 모두가 진료대상이며 전화예약을 위주로 진료한다. 진료팀은 황인준 선생님을 팀장으로 20여명의 자체 봉사자들로 구성되어 매주 3~4명의 진료 팀이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약 10~15명의 장애아동 진료에 무료로 봉사하고 있었다.

장애우, 보호자, 동료 모두가 가족으로 느끼고 신뢰하기에 좋은 진료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봉사 할 수 있음을 축복이라 생각한다고 황인준 선생님은 끝으로 라서영 회원의 결혼 중매를 우리에게 당부했는데, 너무도 중요한 멤버이기에 사실은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 했다.

라서영 회원에게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버린 의료 봉사에 대한 신념은 견고했는데 그녀에게 의료봉사는 더 이상 베푸는 것이 아닌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눈 여겨 인사할 겨를도 없이 진료에 다시 복귀하는 그녀를 바라보며 총총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리고 문을 나서자 눈앞에 펼쳐진 높디높고 푸르디푸른 주일의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는 라서영 회원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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