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는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에요. 스스로 선택한 치과위생사를 우리가 더 많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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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는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에요. 스스로 선택한 치과위생사를 우리가 더 많이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7.06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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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를 만나다
임 지 연 (원흥본치과 총괄실장)

치과위생사 임지연(36)씨는 밝고 쾌활하면서도 따뜻한 웃음을 마음껏 발산하며 치과의 신뢰를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임씨는 처음부터 진로를 치과위생사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 대학에서 보건행정학과를 지원했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연극 삼매경에 빠졌다. 이후 자퇴를 한 뒤 연출가로서 길을 걸으려 했다. 하지만 현실 문턱이 높았고, 취업에 대한 요구도 생겼다. 임씨는 그렇게 차츰 치과위생사 직업에 관심이 생겼고, 23세에 다시 수능을 봐서 삼육보건대학교 치위생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임상실습을 통해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생겼다.

“연극을 아쉬워하기보다 실습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임상에서 일하는 게 즐겁게 느껴졌어요. 의료봉사를 할 수 있다는 데서 보람도 갖게 됐죠. 그러면서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어요.”

특히 어떤 캐릭터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연극 활동은 많은 사람을 대하는 치과위생사로서 거듭나기 위한 좋은 자양분이 됐다.

임씨는 실습을 하던 일산병원 치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졸업과 동시에 출근했다. 업무분장이 확실한데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그로서는 만족스러운 직장이었다.

“치과위생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저를 많은 분들이 찾으실 때마다 특별한 사람이 된 마냥 기분이 좋았어요. 임상가라는 사실이 행복했어요. 식사 때를 놓치고 밥을 먹거나 퇴근을 늦게 해도 좋았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입사 9년차에 이르러 슬럼프가 찾아왔다.

“치과위생사로서 10년을 앞두고 보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병원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겠지만, 내가 필요한 다른 곳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요.”

결국 임씨는 병원을 퇴사했다. 그리고 해외여행과 봉사활동을 하며 두 달여를 지냈다. 퇴사에 대한 조금의 후회도 없었다. 오히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생각만 부풀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새로 개원한 경기 고양시 원흥본치과의 총괄실장으로 입사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전에 겪어보지 못한 업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진 않았다. 환자 상담 및 응대, 직원 관리, 재료 입출고, 내원 관리, 마케팅까지 책임지는 멀티플레이어의 역할이 요구됐다.

“종합병원에만 있었기 때문에 환경의 변화가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죠. 개인치과에 있는 치과위생사들은 멀티플레이어로 활동하는 편이어서 노련미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실장으로서 제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닌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까봐 걱정했죠.”

특히 원장과 직원 간 지향점을 반영하고 입장차를 좁히는 과정은 최대 난제였다. 그 과정에서 다투고 우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임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직원들의 불만도 성심성의껏 들어주며 대화로 풀어가려는 노력을 보이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예전 실장과 다른 나만의 장점이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어요. 매일 아침 웃으며 인사하고 대화를 많이 시도했어요. 특히 저연차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했어요. 전체 회의를 열어 근무조건을 조율하기도 하고요.”

임씨는 직원들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독실 전담직원 채용을 제안하고 직원 CS교육을 실시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강화하고 유대감을 증진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이 통했는지 치과는 지금껏 단 한 명의 퇴사자도 없이 유지되고 있다.

따뜻하고 정 많은 그의 면면은 직원 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만족감을 안겨주고 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의 온라인 사이트에는 ‘친절하다’며 임씨를 칭찬하는 글이 수시로 오른다.

“인사성이 밝고 쾌활하다는 점이 통한 거 같아요. 환자분 이름을 잘 기억하고 헤어스타일, 코디 등 환자분들의 작은 변화도 캐치하려고 해요. 스몰토킹을 많이 시도하는 편이죠.”

최근 인근에 치과 2곳이 더 생겨 환자가 줄어들 수 있는데도 내원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 임씨의 설명이다.

임씨는 업무 외적인 활동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서울시치과위생사회 보건이사, 대한치과보험학회 이사, 열린치과봉사회 활동가,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일산병원 볼링동호회 회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봉사활동이 가장 활발한데, 매월 구로공단 내 중국동포의 집과 북한 이탈주민 교육기관인 하나원 분원을 찾아 치과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치과위생사라서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치과위생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거든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좋은 분들을 만날 기회도 많아요. 치과위생사, 정말 멋진 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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