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포커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대학 역할도 중요해전문 치과위생사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안용순 을지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안용순 을지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안용순(62) 을지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는 지난 1981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개원의로 활동해오다 1996년 서울보건대학(현 을지대학교) 치위생과 교수로 임용됐다. 을지대 보건과학대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안 교수는 “대학 차원에서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의 당위성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치과위생사 인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문 치과위생사 제도 도입이라는 진단도 내놨다.

15일 경기도 성남의 을지대 치위생학과 사무실에서 안 교수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치위생(학)과 교수로 지낸 20년, 소회를 밝히자면.

개원의로 사는 동안 답답한 마음이 컸다. 그러다 치위생과 강의를 나가게 됐고, 교육 현장 분위기를 접하면서 교육자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평소 치과위생사 직업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교직생활이 치위생계 변화와 같이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만 해도 치위생(학)과가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하기 전이었다. 그 후 5~6년 동안 학교 수가 꾸준히 늘고 4년제도 생겼다. 지역 내 구강보건사업이 전무한 시기였기 때문에 지역의사회와 관내 대학 등과 협력해 지역보건소에 구강보건실 개설을 추진하고 성남 지역의 구강보건사업 정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나름의 성과를 냈다. 학과에서는 한 해 8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과가 4년제가 된 지 10년이 된 지금, 확고한 질적 발전을 했다고 보기에는 미진한 아쉬움 같은 게 남는다.

 

- 교육자로서 치위생계가 처한 현실, 어떻게 보고 있는가.

현재 치과위생사는 직업수명이 짧기 때문에 전문직업인으로서 경력을 쌓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치과위생사에 대한 처우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일부 치과에 국한된 얘기다. 구인 경쟁을 통해 치과위생사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나 아직 부족하다.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면허를 받은 치과위생사들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치과 운영에 보탬이 된다는 선순환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 상기 답변과 관련, 교육 또는 국가시험에서 개선돼야 할 사항은.

교육이 임상 현장과 충분히 연계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장실습의 내용과 체계 등이 표준화돼야 한다. 평가인증을 통해 교육에 대한 전체 질 관리가 돼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치위생학 기술과 지식뿐 아니라 다른 지식과의 융합이 필요하다. 매일같이 환자를 대하는 치과위생사로서 인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소양 교육도 필요하다. 국가시험은 단순 암기가 아닌 실무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치과의사들이 능력 있는 치과위생사를 구하려는 자세가 치과계 전반에 퍼졌으면 좋겠다. 치과위생사들이 교직에 많이 진출하고 있지만, 임상치과위생사들이 자신의 업무와 연계된 학문을 발전시켜 후학들에게 전달하는 체계가 더 견고하게 되길 바란다.

 

- 교육과 임상 간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대학과 현장실습 기관이 바람직한 치과위생사 양성을 위한 교육에 공감대를 이루면서 협력해야 한다. 공통된 목표를 갖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에서 치위생학 교육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대학에서는 치과의료 현장의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원론적인 얘기 같지만, 교수가 학교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그렇다고 치과 현장에서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교육하는 것도 문제다. 가장 중요한 건 환자다. 공익성,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당성을 지향해야 한다. 그러려면 치위생학 본연의 지향점을 잃지 않고 현장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 치과위생사 면허자가 8만명을 육박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치과위생사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힘을 모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만, 개원가 구인난을 야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과계가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치과위생사에 대한 임금 상승 폭은 사회 전체적인 임금 인상 속도에 비하면 낮다고 본다. 그렇다고 처우나 대우만 놓고 얘기할 문제는 아니다. 치과위생사 본연의 직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근무 여건을 조성하는 등 유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 치과위생사들이 재취업 문제를 겪는 것에 대한 장기적인 탐색도 필요하다.

 

- 치과위생사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많은 치과위생사가 배출되고 있는 만큼 업무의 세분화·전문화가 필요하다. 전문 치과위생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치주, 교정, 구강악안면, 임플란트 등 특정 업무에 특화된 치과위생사를 양성하면 그만큼 수요도 많아질 것이다. 예컨대 교정학회 회원이라면, 우선적으로 교정 전문 치과위생사를 채용할 것이다.

 

- 치과위생사 발전을 위한 거시적 로드맵이 있다면.

노인요양시설에 치과의사 촉탁의가 생겼다. 이는 시대적 요구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고령화 사회에 따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치과위생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초기 검진과 내원 치료 여부 등을 치과의사가 파악했다면, 이후에는 치과의사의 간접지도 아래 치과위생사가 환자 구강관리를 맡도록 해야 한다. 그에 따른 인건비는 수가에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치과위생사 의료인화’가 필요하다. 이는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공익성을 갖는 사업으로, 정부에서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 협회가 프로젝트를 통해 시설의 치과진료 모델을 제시하고 대학이 발맞춰 교육을 하며, 국가시험은 그 능력을 검증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

 

-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에 대한 견해는.

치과위생사 업무에 진료행위가 포함돼 있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다. 결국 스케일링도 치과의사가 위임하는 진료행위다. 치과의료 현장에서 치과의사는 치과위생사에게 많은 업무를 위임하고 있다. 진료의 성격이나 행위 자체만 놓고 봤을 때에도 환자와 밀접하고 직접 구강 내 조직에 손이 닿는 행위를 하므로 다른 의료기사와는 엄연히 구분된다. 법 조문에 몇 개 업무를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게 옳다고 본다.

 

- 의료인화를 위한 교수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대학생들은 재학 중에 직종 현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이 중요하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의 당위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전국 치위생(학)과에서 동일한 인식을 갖고 함께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힘이 모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임상 치과위생사들이 봉착한 과제와 현실에 대한 대화를 통해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사회에 진출하는 새내기 치과위생사들을 치과계 자원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차원에서도 재학시절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얼마 전 모임에서 자녀의 졸업식에 참석하는 치과위생사 직원의 결근으로 치과가 하루 휴진을 했다는 얘길 들었다. 하지만 정작 그 치과 원장의 자녀 졸업식 날에는 진료를 했다고 들었다. 치과위생사는 치과의사의 꿈을 실현해주는 사람이다. 그만큼 치과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돼야 한다.

배샛별 기자  press@kdha.or.kr

<저작권자 © 치위협보(덴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샛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