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실생활 속 파고드는 홍보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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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실생활 속 파고드는 홍보 전략 필요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6.08.2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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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 시대 구강위생관리 매뉴얼 개발해야
치과위생사 양성 교육 표준·평가 ‘시급’

“신뢰할 수 있는 치과계를 위한 효과적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김경남(66)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는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치아건강의 중요성은 부각시키면서 치과를 신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 실생활 속에 파고드는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원가의 고질적인 덤핑 문제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저가진료에 대한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저출산 고령화의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춰 구강위생관리 매뉴얼 개발과 함께 치위생(학)과 교육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경남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명예교수

김 교수는 연세대 치과의료기기시험평가센터 소장, 대한치과재료학회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학술이사 등 학내·외 주요 보직을 거쳤다. 현재 국제표준화기구/치과전문위원회(ISO/TC106) 한국대표,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기기 표준개발기술위원회 위원장, 경동대 치위생학과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 등 여전히 치과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 30년 이상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과 연구를 통한 많은 논문과 저서, 신기술 개발, 학회 보직 활동 등으로 치과계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이에 대한 소감과 요즘 근황이 궁금하다.

올해 2월 29일, 30년 재직한 연세대 치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했다. 치과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치과기자재이며, 여기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치과표준이다. 이 치과표준을 통해 우리나라 치과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왔다. 그리고 현재 ISO/ TC106 한국대표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의료기기 표준개발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치과기자재의 표준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경동대학교 치위생학과 석좌교수로 치과재료학 강의와 연구 지도를 통해 치위생학 발전에도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치과대학 최초로 치과위생사에게 대학원의 문호를 개방한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고 맡고 있다.

 

- 치과계의 현실, 어떻게 진단하는가.

역사는 항상 발전하는 방향으로 흘러왔다고 한다. 치과계 역사도 마찬가지다. 계속 발전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본다. 개원가 운영이 힘들고, 치과의사 과잉배출, 과잉경쟁, 덤핑치과 등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이런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면서 치과계가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 개원가 운영이 힘들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여기에 대한 견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치과의사 과잉 배출 및 과잉 경쟁 등의 요인으로 인해 개원가 운영이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남녀가 궁합이 맞는 짝이 있듯이 치과의사도 궁합이 맞는 환자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성실히, 정도에 따라 진료한다면 환자가 찾을 것이고, 운영이 어렵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덤핑이나 과대광고 등은 장기적으로는 치과의료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을 초래하여 개원가 운영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다. 따라서 저가진료에 대한 위험성과 폐해를 알리는 홍보가 필요하다.

 

- 상기 답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있다면?

국민 실생활 속에 파고드는 홍보 전략이 요구된다. 미국의 경우 협회 차원에서 치과를 신뢰하고 찾도록 TV와 각종 매스컴에 공익광고를 내며, 어린이·장난감 박물관 등에 치과 체험공간을 마련해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 치과에 대한 친숙한 이미지를 느끼게 한다. 치아건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치과를 신뢰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개원가에 근무하는 치과위생사의 역할도 중요하다. 또한, 협회는 치과위생사 직종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 치과계의 발전과 함께 치위생계 규모는 나날이 커가고 있다.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라 보는가.

가장 큰 원동력은 치과위생사협회를 중심으로 모든 치과위생사들이 합심, 협력한 결과라고 본다.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및 치과산업체 등 치과계 가족의 관심과 협조 역시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구강보건 의식이 SNS 등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고 있는 것도 치위생계 성장 원동력이 됐다.

 

- 치과위생사 발전을 위한 거시적 로드맵이 있다면.

향후 20년 내에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노인 인구 증가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경제발전에 따른 삶의 질 향상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변화와 함께 경제성장에 맞는 구강위생학 로드맵을 설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노인 구강위생관리법 개발이 중요하다. 저출산 현상에 따른 어린아이 구강위생관리법 개발에도 초점을 둬야 한다. 이 2개 분야를 한데 묶어 어린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인생 전체를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이어줄 구강위생관리 매뉴얼 개발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치과위생사의 역할이다.

 

- 상기 답변과 관련, 가장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치과위생사협회의 주도로 생애주기별 구강위생관리 매뉴얼 개발과 함께 각종 매스컴을 통한 홍보가 필요하다. 치과위생사는 ‘국민구강보건 향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예방, 구강위생관리 업무를 맡는다. 국민들이 이러한 치과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공공시설 치과위생사 배치 등 정책 변화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매년 전국 80여 개의 치위생(학)과에서 배출되는 5,000여 치과위생사가 우수한 실력과 투철한 사명감, 봉사심을 갖출 수 있도록 교수진 구성과 시설 설비가 시급하다고 본다.

 

- 현재 치과위생사협회가 추진하고 있는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 사업에 대한 견해는?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는 치과계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기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간호사는 의료인으로서 권위나 대우를 인정받는다. 치과위생사 역시 같은 의료인으로서 인정받는다면 치과의료에 대한 위상도 향상된다고 본다.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서로가 상승효과를 가질 수 있다.

 

- 치과위생사협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 주문할 사항이 있다면.

치과계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므로 해외 사례 등 충분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도 한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대국민 봉사를 통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들이 아는 만큼 입법자들도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의료인에 걸 맞는 치과위생사 양성을 위한 교육제도 개선도 협회가 해야 할 역할이다. 치위생(학)과 1명의 교수가 2~6과목을 가르치는 곳도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치위생(학)과 교육 표준화, 평가 도입이 서둘러 추진돼야 한다.

 

- 치과생체재료공학 권위자로서 국제치과산업을 선도해가기 위한 한국 치과계의 역할을 주문하자면.

국내 치과업체는 출혈 경쟁을 멈추고 서로 공조하고 상생해야 한다. 더 이상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은 안 된다. 국제 경쟁력을 지닌 국내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 치과위생사가 개발자로서 업체 연구소나 마케팅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좋다.

 

- 한국의 치위생계, 나아가 치과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현실적인 조언도 부탁한다.

치과의사협회, 치과위생사협회, 치과기공사협회, 치과기재산업협회는 무조건 화합해야 한다. 서로 대립각을 세울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에게 치과계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도,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 치과계 대선배의 입장에서 젊은 치과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뽑기를 밭에서 무 뽑듯 하던 시대는 지났다. 치아는 한 번 손상 받으면 다시는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은 환자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있는 치과를 물어물어 찾아가게 된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의 시대에는 더욱 그렇기 때문에 철저함과 성실함으로 계단을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환자의 신뢰를 쌓는 치과인이 되기를 바란다.

 

- 끝으로 할 말이 있다면.

2015년 미국 CBS 방송에서 미국 최고 직업 1위가 치과의사, 5위가 치과위생사였다. 이번 여름휴가 때 방문한 미국 치과위생과의 교육현장은 인상적이었다. 철저한 학생과 교수 비율 유지와 완벽한 교육 시설이 인상적이었고 대국민 홍보 교육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노력으로 미국 최고 직업이 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 치과위생사들도 치과위생사협회를 중심으로 완벽한 치위생학 교육 추진,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 치과의사협회 및 치과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그렇게 될 수 있다. 꼭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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