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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높은 전문성 담보로 영역 더 크게 키워야”명훈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최근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지지 발언으로 화제가 된 명훈(48)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관련 기사가 치위협보 인터넷판 덴톡 창간 이래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서울대 교수가 한 발언이라 치과위생사들의 관심은 여느 때보다 고조된 상황.

지난 10일 낮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사무실에서 만난 명훈 교수는 무척이나 바빠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새 학기 시작 뒤 강의 준비와 학사 일정이 겹쳐 있는데다 최근 학생부원장 보직을 맡으면서 각종 행사와 시설, 장학금 관리까지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지 주 독자층인 치과위생사들에게 평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기자가 요청한 인터뷰에 선뜻 응해준 것은 물론 60여 분 인터뷰 내내 쉬지 않고 뚜렷하게 소신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사무실에서 만난 명훈 교수

이날 그의 메시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치과위생사 그룹의 학력이나 전문성은 높다. 하지만 그에 걸 맞는 입지나 영역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명훈 교수는 최근 몇 년 새 치과위생사 보수교육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됐다. ‘구강악안면 수술 시 치과위생사 역할’을 주제로 한 그의 강의가 치과위생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강의 주제를 선정한 배경을 먼저 질문했다.

“외과 교수이다 보니 평소 치과위생사들이 조금은 어려워하는 입원실, 수술실, 전신마취 등과 가까이 지낸다. 물론 간호사도 있다. 하지만 본분은 치과의사이기 때문에 치과위생사와 같이 구강 구조를 잘 아는 사람들과 진료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단순히 ‘외과는 우리 영역이 아니다’, ‘함께 할 분야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치과위생사들이 있어 안타까웠다. 그렇게 점차 치과위생사 직역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치과위생사 직역 확대를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명 교수의 대답은 단순 명료했다.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는데, 지금 이대로라면 치과위생사가 자신의 파이를 뺏기는 것이다. 따라서 치과위생사는 더 공부해야 한다. 단순히 환자의 잇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만 할 게 아니라 예진 능력을 키워 환자의 정보를 수합해 치과의사에게 넘기는 수준이 돼야 한다. 앞으로 검사가 더 많이 이뤄질 것이고, 치과 환자들이 검사결과를 갖고 오는 경우도 늘 것이다. 이때 치과위생사가 단순히 검사결과를 치과의사에게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중요한 사항을 체크할 정도가 돼야 한다. 처방, 판독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분야라는 생각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서울대치과병원에서 치과위생사 직역 확대를 위해 앞장선 결과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외과 의무장을 맡게 되면서 치과위생사를 수술장에 배치시켰다. 전신마취만 안할 뿐 외과수술이 일어나는 곳이라 간호사가 있지만 치과위생사를 강제로 배치해 훈련하도록 했다. 또 병실을 할당해 진료실에서 치과의사를 도울 수 있는 치아 본뜨기, 모델 제작, 교정 릴리프 등을 하도록 했다. 당시 간호사들의 반발이 컸다. 하지만 간호사가 배운 적 없고, 할 수도 없는 일 때문에 환자가 직접 진료실을 찾아가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봤다. 이후 수술장에 있던 치과위생사를 임플란트 진료센터에 배치해 저변을 확대시켜 나갔다. 결국은 트레이닝이 직역을 만든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치과위생사는 왜 외과 수술 업무를 멀리하게 된 것일까.

“병원에서 치과위생사 임상실습사(수련) 교육을 위해 외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다 보니 욕심이 났다. 어드밴스 과정으로 양악수술, 전신마취, CPR, 병실 케어 등을 교육 내용에 추가했다. 하지만 막상 교육 당사자들은 제 분야의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몇몇 임상실습사들과 다른 치과위생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3가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는 치과위생사들에게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학교의 책임이 크고, 치과의사가 치과위생사 포지션을 허접하게 둔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명 교수는 치과위생사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치과위생사 미래 비전을 위해 교육과 국가시험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치위생(학)과 커리큘럼은 거의 8년제 수준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1~2학년은 개론적인 내용을 다루고, 3학년은 인턴 실습과 함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교과목도 심화 선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부는 열심히, 졸업은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학교에서 배운 만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 전문적인 내용을 물어보는 게 중요하다. 실기시험도 ‘치석제거’ 한 가지만 볼 게 아니라 치과 현장에서 필요한 내용으로 개선해야 한다. 예컨대 수술도구를 늘어놓고 임플란트 진료 도구를 배열하라는 식의 문제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명 교수는 프로페셔널 치과위생사를 위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전문치과위생사제도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치과에서 요구되는 업무 분야는 매우 세분화돼 있어 현재 대학의 교육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 결국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것은 포지션 트레이닝을 통해 얻어져야 한다. 당장 국가공인 자격은 아니라도 협회 차원에서 자격증 과정을 운영하고 근거를 마련해 차후 제도화할 수 있다. 치과의사들도 실력이 검증된 사람을 쓰려고 한다.”

그러면서 각 주의 다양한 법과 규정에 따라 치과위생사 업무범위가 천차만별인 미국의 사례를 국내 치과위생사 정책의 본보기로 제시했다.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치과위생사의 업무에 대해 아말감, 레진, 국소마취까지 허용하는 곳도 있다. 그만큼 치과위생사 분야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학교 졸업만 해선 안 되고, 심화교육과정을 통해 공인자격을 취득하면 조금씩 업무영역을 부여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자격 취득은 곧 처우로 이어지므로 치과위생사들은 계속해서 공부하게 된다. 치과위생사 능력 향상은 결국 치과위생사의 위상을 드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성장 동력을 가지고 치과위생사 성장의 질을 담보하자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이 같은 성장 담론에 대해서는 치위생계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배경이 있어야 한다. 커리큘럼, 국가시험이 받쳐줘야 입법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 해외 유명 학회지에 연구논문을 내는 등 학문적 노력을 기반으로 정책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다. 국가에서 정한 법이라는 벽에 가로막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IV(정맥)주사? 법적으로 못할 뿐,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치과에서 자주 쓰는 약물에 대해서도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학교는 커리큘럼을 갖추고, 학회는 이를 권장하고 적극 이슈화시켜야 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학교와 학회, 협회 간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명 교수는 구체적인 방안과 향후 로드맵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대화의 흐름상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

“대학의 커리큘럼, 포지션과 관련이 있는 사안인 만큼 큰 반향이 예상된다. 사실 개원가에 있는 치과위생사들은 관심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치과위생사가 발전적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 내 TFT 구성, 학생회 조직을 이용한 활동을 통해 사안 개선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본다.”

치위생계 숙원인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에 긍정적 견해를 제시했지만, 쉽게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emi 의료인의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약사도 Semi 의료인이다. 의사도 마취과 의사가 따로 있는 것처럼, 치과위생사도 전문자격의 업무영역을 세분화해 의료인으로 나아가야 한다. 치과의사가 가진 ‘편견’이란 장애도 넘어야 한다. 내 소신대로라면 치과위생사가 올라가야 치과의사도 같이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젊은 치과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치의학이란 대단히 넓은 학문이다. 얼굴 형태, 발성, 심미적인 것까지 포함하는 총체적 학문이다. 대법원이 보톡스를 치과의사 영역으로 인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우리 스스로가 직역을 제한하려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다. 치의학은 너무도 큰 학문이다. 치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직역을 지켜나가고 공동의 노력을 해 나갈 때 진정한 우리 것이 되는 것이다. 학문에 대한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

한편 명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모교에 조교수로 부임해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의무장, 응급진료실장, 홍보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학생부원장,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교육수련이사 등을 맡고 있다.

배샛별 기자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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