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포커스 포토뉴스
“치과계 예방·진단·환자케어 영역 넓혀야”‘치과위생사 의료인화’ 관건…치과계 대승적 협력 주문
최종훈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학교실 교수

최종훈(55)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내과학교실 교수는 한국 치과의료가 나아갈 방향으로 ‘진단’, ‘예방’, ‘환자케어’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치과위생사 영역을 넓혀 치과 진료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맥락에서 ‘치과위생사 의료인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지난 7일 낮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최 교수는 다른 일간지 기자와의 인터뷰를 마친 직후였다. 하루 한 번 하기도 힘든 인터뷰를 연달아 하면서도 여유 있는 미소를 짓는 그를 보며 ‘베테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 교수는 이미 앞서 유수 언론매체를 통해 치과에서 다루는 질환에 대한 예방과 진단, 치료법을 소개하며 치과의료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대표적인 현실참여파 교수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 7일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최종훈 교수

최 교수는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장, 청와대 의무실 자문교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자문교수, 중앙일보 건강 joins 자문교수 등 굵직한 활동을 하면서도 연세대 우수업적교수상, 우수 논문상에 이어 치과대학 학생들이 뽑은 ‘올해의 교수상’을 3번이나 받았다. 그 결과 세계적인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 후’ 2016년판에 등재되는 영예도 안았다. 2016년에는 치과대학 교수로는 최초로 구강위생용품 전문회사를 창업했다.

최 교수의 연구실 한 테이블을 치약이 차지한 것을 보고 창업 배경을 먼저 물었다. “환자의 고민을 가만 볼 수 없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구강내과에 있으면 암 환자를 자주 만나게 된다. 암 치료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입이 헐고 건조하다. 칫솔질도 고통이다. 그래서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줄이고자 자극이 없는 치약을 찾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이 치약의 국내 수입이 중단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합성세제가 없는 치약 ‘위코니(wiconi)’를 개발했다. 치과위생사들 사이에서도 환자 전용 치약으로 꽤 인지도를 얻었다.”

하지만 당시 치약을 판매하는 동업자가 최 교수와 의견차를 보이면서 ‘위코니’ 치약은 생산이 잠정 중단됐다. 최 교수는 그때 창업에 눈을 떴다고 한다.

“좀 더 나은 재료를 가미해 업그레이드된 치약을 만들려고 했는데 이를 반대하는 동업자와 의견 충돌이 있었고, 결국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 그때부터 창업을 떠올리던 차에 연세대가 교수 창업을 지원하면서 지난해 ‘닥터초이스코리아’(www.doctorchois.com)란 회사를 설립했다. 구강위생용품을 통해 치과계 가치를 높이고 싶었다. 회사명도 의사가 엄선한 구강위생용품 전문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최 교수는 최근까지 회사의 기술이사직을 맡아오다 지난 6일부로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하지만 교수와 치과의사, 회사를 운영하는 CEO 역할까지 소화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닐 터.

“요즘은 하루가 30시간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쁘다. 진료, 교육, 연구, 봉사, 창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이 있다. 학생 교육과 진료는 교수로서 치과의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절대 소홀하지 않으려고 한다. 특히 창업을 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역을 넘어선 활동을 하면서 삶이 익사이팅하고 버라이티하고 그렇다. 그때마다 삶이 새롭게 다가온다. 즐겁고 보람차다.”

최종훈 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치약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 교수는 바쁜 와중에도 언론 인터뷰나 방송 출연 제의는 모두 응하고 있다. 이미 30~40번 방송에 출연했다. 치과 의료의 중요성과 전문성이 언론과 방송을 통해 많이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사회 속의 치의학’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당시 돈이 안 되는 진료과목으로 꼽히던 구강내과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1985년 본과 선택 시 김종열 교수님의 법의 치과학 강의를 듣게 됐다. 당시 김 교수님 강의 내용에 ‘뿅갔다’는 표현이 맞는 거 같다. 이후 교수님 강의를 계속 들으면서 예방치과와 진단학으로 신세계를 접했다. 그리고 인턴, 레지던트 실습을 하면서 치위생(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기회도 가졌다. 그때부터 ‘치과 내 치과’도 중요하지만 ‘치과 밖 치과’도 중요하다는 사실에 눈을 떴다.”

그의 이 같은 생각은 공중보건의사로 근무하는 동안 더욱 커졌다.

“공중보건치과의사협의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의료계가 가진 치과의사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오해에 직면했고, 정부 역시 치과의사에 대한 평가가 의과 의사에 대한 것과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당시 치과의사는 보건지소장이 될 수 없다고 해서 복지부를 찾아가 반박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도 협회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대중에 치과계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치과계 미래를 위한 구강내과 전문의로서의 역할도 고민하게 됐다.”

실제 최 교수는 여러 언론과 방송을 통해 턱관절 질환과 그 외 구강내과에서 다루는 주요 질환들과 예방, 치료법 등을 소개해왔다. 그런 그에게 치과계가 보다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어봤다.

“우리 스스로 우리 분야에 대해 의미를 많이 부여하면서 영역을 넓혀야 한다. 치료보다는 진단과 예방에 초점을 둬야 한다. 특히 진단 영역을 넓혀야 한다. 의과는 진단 위주로 환자 진료가 이뤄진다. 구강내과와 구강외과 분야에서 보면 진단 영역은 많다. 치주 분야도 그렇다. 결국 체계화되고 과학화된 진단 영역이 많아져야 한다. 그러고 나서 건강보험 제도화해야 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대비해 노인과 장애인, 병실 환자 등에 특화된 구강관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최종훈 교수의 또 다른 연구실 테이블. 그가 출연했던 방송 장면 사진이 즐비하다.

이와 함께 최 교수는 치과위생사도 기존 치과계의 이미지와 업무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치과위생사의 의료인화 된 능력이 진단과 예방 영역에서 발휘된다면 치과의 진료수입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 진료보조나 스케일링 등 간단한 예방치료가 아니라 의학적 진단까지 업무 영역을 확대시켜 체계화하고 홍보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치과위생사 의료인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치과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제는 일부 진료과목이 돈을 번다는 식의 시각이 아니라 상생하며 우리의 파이를 키워나갈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더욱 ‘치과위생사 의료인화’가 필요하다. 쉽지는 않겠지만 될 것이고 돼야 한다. 어차피 될 일이라면 치과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고 본다.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치과위생사가 치과계와 함께 나아갈 비전을 설정하고 진단 영역 확장, 아이템 개발, 연계 교육프로그램 개발, 협력 진료 등 실질적인 행동반경을 제시해줘야 한다.”

이러한 치과위생사 업무 영역이 정착되지 않는 한 개원가의 만성적인 구인난은 요원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치과계가 고질적 구인난은 겪는 이유는 치과위생사가 충분한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낮기 때문이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얘기할 만큼 치과위생사는 교육을 받았고,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행법에서 하지 못하게 하는 업무가 많다. 그 중에 치과의사가 시키는 것도 많다. 그러면서 의료인화를 반대하는 건 아이러니다. 호주나 뉴질랜드의 경우 치과위생사가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 넓다. 치과에서 치과위생사 앞으로도 환자 예약이 잡힌다. 그에 따른 인센티브도 있다.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양측 모두에게 좋다. 그렇다면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인력난을 해결하겠다고 새로운 인력을 만든다고 한다. 석션 수준의 업무를 할 그룹을 만든다면 치과위생사의 역할은 더욱 커야 한다.”

최 교수의 부연설명에 치과계가 직역을 막론하고 풀어야 할 현안들이 분명해진다. 그렇다면 치위생계 내부에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개인적으로는 치과위생사협회가 영향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치과계가 발전하는데 그 힘을 실어줘야 한다. 구성원들 간 보이지 않는 앙금도 적극 씻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치과에서 치과위생사들이 예방과 진단, 환자케어 영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해야 한다. 또 공청회 등을 통해 의료인화가 되면 치과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의료인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나눠야 한다. 반대를 주장하는 의견도 들어야 한다.”

최 교수는 교육자 입장에서 교육과 국가시험 제도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치과위생사 양성 교육에서도 진단 의학적 과목에 비중을 둬야 한다. 의료인 여부는 의학적 지식을 가졌는지, 진단 능력을 가졌는지에 따라 갈린다. 국가시험에 의학적 진단적 평가를 늘리고 예방적 평가를 잘 유지하면서 새로운 환자케어 내용을 교과목과 국가시험에 신속히 반영해야 한다.”

그러면서 치과계가 화합과 상생을 토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조언도 내놨다.

“치과의사나 치과위생사가 함께 하는 활동이 많아져야 한다. 함께하는 진료 창출, 함께하는 교육, 함께하는 홍보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공헌 방향도 마찬가지다. 정부를 상대로 보험진료 수가를 요구하는 것도 함께 하는 편이 낫다. 협회 간 분야별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 접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를 위해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간 협력 교육·연구·홍보가 필요하다.”

인터뷰 말미에 최 교수에게 가까운 목표와 계획을 물었다.

“구강위생용품 전문회사를 창업했으니 잘 키우는 일이 남았다. 이는 치과계 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 구강건강은 전신건강의 창문 격이다. 구강건강을 위한 위생용품은 관리도 사용도 중요하다. 하지만 국민적 인식은 그렇지 않다. 집 앞 마트만 가도 치약이 세제와 휴지 옆에 놓여있다. 반면 피부를 관리하는 화장품은 비중 있는 진열대에 놓여있다. 피부과 용품이나 치료비에 대해서는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매일 2~3번 사용하는 치약은 만 원만 넘어도 ‘비싸다’고 말한다. 치과의 격이 너무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의 격을 되찾기 위해 회사를 키우고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활동도 열심히 하려 한다.”

 

배샛별 기자  press@kdha.or.kr

<저작권자 © 치위협보(덴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샛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