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가 뭐길래’ 치과위생사 비하 댓글 논란
상태바
‘커뮤니티가 뭐길래’ 치과위생사 비하 댓글 논란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7.08.07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과의사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치과위생사들 공분 사

치과의사들이 활동하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치과위생사에 대한 비하와 욕설이 담긴 댓글들이 올라와 치과위생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치과의사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 달린 댓글 캡처 화면

지난달 14일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는 약 한 시간 간격으로 ‘치과위생사도 의료인 인정해 달라, 서명운동 돌입’, ‘위생사가 독립적인 SC 센타 개설하게 되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치과위생사도 의료인 인정해 달라, 서명운동 돌입’이란 제목의 게시글 작성자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의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서명운동을 언급한 기사 일부를 공유했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는 치과의사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해당 글에는 순식간에 댓글이 연속적으로 달리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문제는 댓글이 의료인화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치과위생사를 향한 비난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다.

실제 해당 글에는 ‘X도 모르는 것들이 의료인이라니’, ‘버르장머리 없이 키운 결과’ 등 치과위생사를 겨냥해 비하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위생사가 독립적인 SC 센타 개설하게 되면?’ 제목의 글은 작성자가 “스케일링이 치위생사의 고유 업무라고 생각하는 멍청한 분들이 계시나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거 자체가 마이너스”라며 “설사 그런 게 있다 해도 돈이면 뭐든 할 녀석들이 많아서 지금도 레진하는 위생사들 있는데 가격 후려쳐서 안하겠나. 백프로 불법치료하게 되어 있다”고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자 해당 글에는 ‘직업윤리가 그나마 있는 의사들도 허위, 부당청구가 많은데, 그들은 더 할 것’ ‘그런 거 개설하면 레진치료 후려쳐서 백프로 한다’ ‘무슨 독립센터...개나 주라고’라는 등 이를 옹호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해당 글에는 ‘건전 SC 센터와 불건전 SC 센터로 나뉜다에 백원 정도 걸어본다’라는 성희롱적 표현으로 의심될 만한 댓글도 달렸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치과위생사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됐고, 치과위생사들을 공분케 했다.

관련 내용이 담긴 해당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은 게시 하루 만인 7일 오후 조회수 3,200건을 넘은 가운데, ‘저런 사람을 원장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인성 수준 알만하다’ 등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또 다른 댓글에서는 ‘모든 원장님들이 저런 마음을 갖고 계시진 않겠지만 정말 속상하고 마음이 안 좋다’ ‘배신감이 크다. 참으로 슬픈 치과계 현실’ 등 치과위생사들의 비통한 심경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치과위생사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 달린 댓글 일부 캡처 화면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간 갈등을 부추겨 치과계 혼란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감지된다.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몇 년 전 치과의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직원 블랙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치과위생사를 공분케 했으며, 의심과 불신이 쌓이면서 냉랭한 분위기가 치과계 내부의 긴장감을 고조시킨 바 있다.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치과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순기능은 분명 있다. 정보를 공유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수단이 되기도 하며 집단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통되는 공동의 관심사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고유의 성향과 목적을 보이게 되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그 도가 지나쳐 본질을 벗어난 감정싸움으로만 치달을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지게 될 것인지는 신중히 생각해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