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치과위생사 모델은 ‘한국’ 아닌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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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치과위생사 모델은 ‘한국’ 아닌 ‘호주’
  • 김민정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부회장
  • 승인 2017.09.2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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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위생사협회 김민정 부회장

최근 중국에서 대학교에 치과위생과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제 치과위생사 직역을 법적인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델을 호주에서 삼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치과계에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현재 호주, 영국,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치과위생사가 Dental Therapist와 Dental Assistant 등 치과위생사가 두 부류로 나눠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호주는 두 가지의 교육과정을 하나로 합쳐 Oral Health Therapist로 업무를 통일시키고 치과의사와의 협업 및 자문 관계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더 나은 구강 건강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이 이러한 선진국의 모델을 받아드린다면 어쩌면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치과위생사 제도가 중국보다도 뒤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치과계의 현 상황은 어떨까.

현재 개원가가 보조 인력 구인난에 시달린다고 한다. 아무리 직원을 고용하려고 해도 치과위생사들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개원의들의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예전 수요공급이 적을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치과위생(학)과를 졸업하고 면허를 소지한 치과위생사가 한 해 5000명씩 나오고 있으나 이들 전문 인력에 걸맞는 업무, 보수, 업무양의 적절성, 복지, 지속적인 업무가 가능한 체계, 자기개발이 가능한 직장 등의 조건에 맞는 기업은 턱없이 부족하다. 얼마나 많은 치과들이 지속 성장을 위한 준비가 돼 있으며 30년 전 치과와 달라진 것이 있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렇다보니, 최근 등장한 드라마에서도 현 치과계 상황이 반영하여 드라마 속 출연자가 전문대학 치위생과를 나와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역할로 등장했다. 씁쓸했다. 드라마가 현실처럼 느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간호조무사들이 치과계 인력도 아니면서 치과위생사의 업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치과병의원에서의 치과위생사 수술보조가 불법 행위이며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치과위생사의 의료인 편입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해 강경 행동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뿐인가. ‘치과위생사 의료법 위반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해 치과위생사의 진료보조, 수술보조 및 간호행위 등 구체적인 불법행위 사례를 수집한다고 한다. 이제는 목소리 큰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이들에게 일침이 필요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런 절망적인 현실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치과위생사의 미래를 탄탄한 길로 만들 수 있을까? 급여를 올리면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까? 당연하게도 이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난국을 해결 할 수 있을까?다가오는 2019년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세계 치과위생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 세계 치과위생사들의 가장 큰 행사인 국제치위생심포지엄(ISDH)이 열린다.

연맹은 각 나라에 대한 진료 업무 등을 세계치과위생사연맹(IFDH) 홈페이지에서 전 세계 치과위생사연맹과 네트워크를 결성해 교육, 임상 등의 지식을 공유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치과위생사들은 어린이 치아 우식과 치주 질환 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흐름에 맞춰 치과위생사 업무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이미 치과계에 새로운 직업군 치과조무사 제도를 만들게 되는 현실 앞에서 우리 치과위생사들은 선진의료의 치과 내 일하는 팀들의 직역과 업무 분류 등을 확인하고 현장 업무의 재정립을 해야 한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치과위생사들이 해외에 나가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교육 커리큘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치과위생사 직역의 미래를 위해 그동안 매번 경험해 왔던 임시방편이 아닌 처음부터 새로운 틀을 치위생계 내부에서부터 만들어 나가야 한다.

임상 현장에 맞는 치과위생사들이 양성돼 그들이 지속적인 업무를 하며 치과와 같이 성장을 해나간다면 대한민국 치과계와 치위생계 모두가 빛을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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