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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아닌 어른이 된다는 것
  • 황윤숙 논설위원(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 승인 2017.10.1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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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숙 논설위원

나이가 들면서 젊은 날보다 사회 활동 분야도 다양해지고 범위도 넓어져 새로운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남보다 이별이 잦은 듯 느끼는 것은 아마도 오래된 인연들과의 이별이 더 크게 와 닿기 때문일 것이다.

한 분의 소중한 인연이었던 스승님과 가을날 영원한 이별을 했다. 머리에 서리가 내리면서 노인으로 늙기보다는 스승님처럼 어른으로 살고 싶었다. 스승님이 보여주신 어른의 모습을 흉내 내고 싶었고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고 기억한다.

스승님은 항상 겸손하셨다. 때로는 너무 겸손해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 같아 속이 상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겸손이 스승님을 더욱 빛나게 했다. 작은 권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이를 볼 때마다 스승님처럼 고개 숙이는 겸손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승님은 게으른 적 없이 노력으로 일관하셨다. 누군가에게 지시할 수 있는 위치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항상 본인 스스로 솔선수범하시는 실천을 몸으로 보여 주셨다. 스승님은 제자를 지도할 때 곁에 앉혀 두시고 글자 하나씩을 짚어 가면서 자세하고 정확히 가르치셨고 오늘날 학생들을 지도하는 내 모습에서 가끔 스승님을 보는 것은 아마도 그런 가르침 덕분인 것 같다. 

또한, 스승님은 조작과 거짓이 없으셨다. 누가 있건 없건 한결같은 태도를 보이셨고, 이는 자신의 말에 대한 약속과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했다. 가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작은 공을 크게 과장해 말하거나 현장을 모면하기 위해 헛된 약속을 일삼는 사람을 보면 ‘치아뿌라’라고 일성 하시는 스승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무엇보다 스승님께 고마운 가르침은 항상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요즘과 같이 이익이 없으면 행동하지 않고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이기적 삶이 팽배한 사회에서 이타적 삶을 실천을 통해 가르쳐 주신 모습은 아마도 계속 좌표로 삼고 따라가야 할 삶일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를 지나,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14% 이상인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하고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젊은 세대와 노인의 갈등이 발생하고 있어 ‘꼰대’나 ‘노인’이 아닌 참 어른들에 의한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모습들이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수양과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아는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자신의 소리를 듣고 자기 생각이나 행동이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또 어떤 영향을 줄지 항상 염려하고 반성해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 주고 그들이 반복, 지속적으로 그 모습을 흉내 내어 좋은 어른으로 변해가는 긍정적인 학습이 될 수 있도록 모범이 돼야 한다.

아직도 귓가에 “누가 그라더노. 치아뿌라. 사람도 잘 못 보는 사람들과 뭔 일을 할라꼬. 내가 보긴 네가 아깝다” 라며 나를 믿어 주시던 스승님의 말씀이 들려온다. 스승님처럼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존경받는 어른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다른 이들보다 좋은 스승님을 만났다는 행운을 가졌기에 노인보다는 어른으로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 것 같다.

황윤숙 논설위원(한양여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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