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기획-기업, 치과위생사를 만나다②]채희장 덴티움 국내영업본부 서부지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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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기업, 치과위생사를 만나다②]채희장 덴티움 국내영업본부 서부지점 팀장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7.12.21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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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치과위생사들의 롤 모델 되고 싶어요”

치과위생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색다른 도전에 목말라 과감하게 치과 현장을 떠나 기업체 경영성과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치과위생사들도 있다. 상담, 영업, 예방 등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김혜영(소프트웨어상담팀) 대리, 덴티움 채희장(국내영업본부 서부지점) 팀장, 지씨코리아 오해실(예방팀) 치과위생사가 바로 그들이다. 본지는 이들 3인을 만나 입사 계기, 일하며 느꼈던 소회, 기업체 근무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男치과위생사들의 롤 모델 되고 싶어요”

채희장 덴티움 국내영업본부 서부지점 팀장

채희장(26) 덴티움 국내영업본부 서부지점 팀장은 올해 1월 세미나 교육사업 담당자로 덴티움에 입사했다.

교육프로그램 기획과 연자 섭외, 교육 신청 접수 등이 그의 주된 업무였다. 하지만 거의 매일 같은 일을 하는 세미나 업무가 와 닿지 않았다. 결국 퇴사를 심각하게 고려하게 됐다고.

당시 그가 ‘퇴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의무병으로 군 생활을 하고 대학병원에서 실습을 하면서 임상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러던 차에 취업포털에서 우연히 접한 구인 글에 관심이 생겨 스크랩하려던 것이 알고 보니 빠른 입사지원을 선택한 거예요. 그 후 서류전형, 면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죠.”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임상 생활이 싫어 회사행을 택한 그로서는 세미나 업무도 임상 업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 시점에 우연찮게 회사에서 새로운 보직을 부여받게 된 것이 지금의 영업직이다.

현재 채 팀장은 매일 출근과 동시에 아침 회의를 갖고 영업 지침과 제품 프로모션 등을 숙지한다. 그 이후에는 자사 홍보물이나 제품 A/S와 같이 치과 고객이 요청한 사항을 파악하고, 당일 방문하게 될 치과 고객들의 거래기록이나 출납물품 등을 체크한다.

그러고선 하루에도 여러 치과를 방문하는 업무 특성상 조금이라도 효율적인 동선을 짜기 위해 고민한다.

“과거에는 굳이 계획 없이도 잘 지냈기 때문에 몰랐지만 동선을 한 번 잘못 짜면 얼마나 귀찮고 피곤해지는지 알게 되면서 우선순위나 체크리스트를 자주 쓰게 돼요. 덕분에 가지고 있는 회사 다이어리가 너덜너덜할 지경이죠. 처음에는 지도를 켜놓고 그림을 그렸는데, 이제는 익숙해지다 보니 치과 위치나 동선이 머릿속에 떠올라요.”

채 팀장은 서울 은평구·서대문구 소재 치과병·의원 300여 곳을 영업 대상처로 지정, 직접 방문을 통해 덴티움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이중 100여 곳은 이미 덴티움 제품을 이용하는 치과 고객이다.

물론 채 팀장이 모두 확보한 고객은 아니지만 자사 제품을 꾸준히 이용하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영업 수완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치과위생사’라는 전문성을 내세운 그의 영업 전략이 통했다고도 볼 수 있다.

“기존 거래처 관리만큼 신규 거래처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꾸준히 치과를 찾는 편이에요. 사실 영업사원이 병원을 찾으면 ‘바쁘다’고 차단부터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치과위생사라고 하면 안내데스크부터 관심을 가져주고, 원장이나 관리자를 만나게 될 기회가 쉽게 열리는 편이에요.”

채 팀장의 명함에는 굵직한 글씨로 ‘치과위생사’가 적혀있다. 치과위생사란 사실이 개원가 관계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치과위생사로서 그가 겸비한 전문성은 치과 고객과의 중요한 대화 주제가 되기도 한다.

“저한테 증례를 보여주면서 제품 이용 후기를 전하는 원장님들이 많으세요. 제가 치과위생사라는 걸 알고 편하게 말씀하시는 거죠. 이해를 하고 듣는 건지, 그냥 이해하는 척만 하는 건지 얘기하는 사람 입장에선 느낄 수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채 팀장은 영업을 하러 치과에 갔다가 본의 아니게 스카웃 제의를 받은 경험도 있다.

하루에 적게는 4곳, 많게는 10곳 이상 치과 관계자를 만나야 하는 그로서는 대화를 위한 정보가 중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진 않는다.

“서로 안면을 트고 신뢰가 쌓이면 동네, 주식, 치과 동향 등 여러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하게 돼요. 그렇다고 ‘다른 치과 치료비는 얼마더라’ 식의 정보를 주진 않아요. 자칫 신뢰 문제까지 갈 수 있거든요.”

그가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치과 규모나 동네 상황을 고려해 제품을 권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계약을 조르기보다 치과 사정을 감안해 기다리는 편이에요. 그러면서 신뢰를 쌓으려고 해요. 영업보단 오히려 컨설턴트에 가깝죠.”

사실은 그래서 노력한 만큼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노력의 결과가 실적으로 이어져 기본급을 훌쩍 넘긴 월급통장을 보면 힘들기도 하지만 뿌듯하기도 하다고.

영업직의 장점으로는 목표치만 달성하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지금 서울 성북구와 강북구 교육지원청 구강보건교육 강사로 등록돼 있는데, 12월 초에 첫 강의를 했어요. 평일에도 오전에 거래처를 방문하고 오후에 강의를 하는 식으로 본업과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채 팀장은 취미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북클럽을 통해 일주일에 한 권씩 회원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있는 것. 이 역시 다양한 사람의 유형을 접하고 많은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우연한 계기로 현재의 자리에 있게 된 그이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이야기로 치과기업 취업에 대한 조언을 내놨다.

“저도 일을 하면서 느낀 거지만 단순히 임상이 싫다는 이유로 다른 곳에 취업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임상이 쉽고 회사가 어렵다는 건 아니지만 분야별로 쉽고 어려운 점은 공통되게 존재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에게 물었다. “임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그는 이렇게 답했다.

“글쎄요. 당장은 영업직을 내려놓고 싶지 않아서요. 현재로선 남자치과위생사들이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는 좋은 롤 모델이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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