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성 훼손됐다” 치위협회장 선관위 잇단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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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성 훼손됐다” 치위협회장 선관위 잇단 사퇴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8.02.13 13:04
  •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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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장 선거결과 조치 놓고 이견 충돌… 선관위원 의견 묵살 논란

제18대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 선거를 10일여 앞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위원 2명이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는 오는 2월 24일 협회장 선거를 위해 선관위원장에는 임춘희 전라북도회장, 간사에 이선미 경기도회장, 위원에 송은주 대전·충남회장과 김동열 남자회장, 김은영 전 치위협 총무이사를 각각 선임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중 김은영 위원과 송은주 위원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선거를 관장해야 할 선관위로서 행보에 의구심이 가열되고 있다. 선거과정상 의사 결정과 실행에 필요한 업무 등에 투입돼야 할 선관위에 2명이나 결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퇴 배경을 놓고 선관위를 대표하는 위원장이 위원들의 거듭된 의견을 묵살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어 선관위 운영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에서 먼저 사퇴를 결정한 김은영 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면을 통해 구체적인 사퇴 배경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에게 보낸 장문의 메일에서 “양측 회장 후보자에 제안할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의원 명부상 개인정보에 ‘근무지’와 ‘출신학교’를 포함하자는 의견을 냈으나, 임 위원장이 불같이 역정을 내며 ‘냄새가 난다’는 식으로 반대했다”며 “이후 송 위원이 제 의견에 동의한다고 했지만 끝내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으로서 의견이 묵살됐다는 것이다.

김은영 위원에 따르면, 서울회장 선거 결과에 따른 치위협회장 선거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선관위원들의 의견은 묵살됐다. 이는 김 위원이 사퇴를 굳히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앞서 치위협은 중앙회 차원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16대 서울회장 선거 결과에 대해 ‘불인정’ 입장을 표명하고 이에 대해 중앙회 선관위의 판단을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치위협회장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할 대의원 선정 등에 선관위가 짊어진 책임감은 더욱 무거워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책임감이 선관위의 더 나은 활약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는커녕 선관위 내부 갈등을 촉발시킨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은영 위원은 “‘서울회 대의원이라도 다시 선출해야 한다’, ‘서울회 대의원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선관위원들에 의해 제시됐으나 이 역시 묵살됐다”면서 “임 위원장이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자’고 했고, 이 간사가 ‘서울회 의견을 듣지 않고 결정할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미 수면 위로 떠오른 걸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저는 ‘그럴 수 없다’는 입장을 냈고 송 위원도 동의했다”며 “하지만 위원장과 이 간사가 반대했고, 결국 또 다른 위원에 의해 무기명 투표를 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이 역시 위원장에 의해 묵살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은 “저를 제외한 선관위가 시도회장직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위원으로서 중립성을 고려하기보다는 회장직에 위협이 될까봐 두려워하는 듯 보였다”며 “결국 선관위가 중립을 지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책임을 느끼고 사임을 결심했다”고 입장을 마무리 지었다.

송은주 위원 역시 본지를 통해 “선관위가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된 데 대해 일말의 책임을 통감하므로 사임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확히 어떤 면에서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됐냐”고 되묻자, 송 위원은 “선관위 행보는 정정당당하게 밝혀야 한다”면서도 “개별적인 입장은 별 효력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회피했다.

본지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관위 다른 위원들과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김동열 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원장의 동의가 없이는 어떤 답변도 하기가 힘들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양측 입장이 대립되고 있다”고 말해 선관위 내부 갈등에 대해 추측케 했다.

하지만 본지가 임춘희 선관위원장의 입장을 들으려고 수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하고 메시지까지 남겼지만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계속 통화중이거나 신호는 가지만 기자의 연락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본지는 이선미 간사에게도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왜 선관위원에 묻느냐. 위원장하고 얘기하라”는 멘트와 함께 전화를 끊어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서울회장 선거 결과 후폭풍이 사상 두 번째로 치러질 치위협회장 경선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대의원 선거를 치르는 치위협 선거는 대의원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선거 판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번 선관위가 느낄 부담감과 책임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선관위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찬반대립이 분명한 사안에 대해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함으로써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선관위 내부자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그 부분에 있어 위원장으로서 진상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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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2018-02-27 20:07:07
“서울회 대의원이라도 다시 선출해야 한다’, ‘서울회 대의원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선관위원들에 의해 제시됐으나 이 역시 묵살됐다”고 했는데...

총회에 서울회 대의원이 제외되었으니.. 결국은 사퇴한 두 위원의 의견대로 된거네요??

대의원 2018-02-27 15:58:45
다른 후보 알고 싶어요? 동영상 찍은 사람들 기억하죠? 그 분도 후보이고 대학교수 선배한테 막말하던 그 후보

총회참석자 2018-02-27 13:08:57
문경숙후보에게 발언권을 주지않았다?? 지난 총회에서 선거까지 갔나요?
개회식 끝나고 총회개회선언도 하기전에 여러가지 사안들이 있었고 총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문회장은 퇴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자리에 기호1번 후보는 있었으나 기호2번 후보는 대의원이 아니라 참석하지 않았지요.
다른 후보의 막말을 방치하였다는 것은 어떤 후보를 말씀하신건지??
후보들의 변을 들을 기회는 없었으며
현직회장으로 참석한 문회장님만 제지하는 선관위원장의 손을 뿌리치고 마이크를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선관위원장 들어라 2018-02-26 18:41:48
선관위원장 들어라
총회자리에 있었다면 중립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다 알것이다.
그는 문경숙후보에게만 발언권을 주지 않았고 다른후보에게는 막말을 해도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미 어느 편에 서있는지 다 확인하게 했다.
왜 선관위원들이 사퇴했는지 알겠다.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꼭 있길 바란다.

선관위 책임 2018-02-22 23:07:22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선거에 관한 모든 책임은 선관위가 져야할 것같은데요.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라는 말이 왜 있을까요? 책임지리라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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