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대로는 안 된다” 치위협 대회원 담화문 발표
상태바
“선거 이대로는 안 된다” 치위협 대회원 담화문 발표
  • 배샛별 기자
  • 승인 2018.02.22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회 선거, 중앙회 선거까지 파국으로 몰아” 문경숙 회장 22일 기자회견서 입장 밝혀
24일 대의원총회서 회장선거 연기 여부 논의 예측

“회원들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고 협회장은 진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제18대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 선거를 2일 앞둔 22일, 문경숙 협회장이 전 회원들을 향해 발표한 담화문의 한 대목이다.

이번 선거는 사상 두 번째 경선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다 이미 서울시회 선거 논란으로 잡음이 불거진 상태여서 어느 때보다 공명선거가 강조되는 시점이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 문경숙 회장은 이날 낮 11시 치과위생사회관 2층에서 치위협 선거 진실 규명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회원 담화문을 발표했다.

문경숙 대한치과위생사협회장

이번 담화문에는 무엇보다 협회장 선거를 엄정하게 관리하고 스스로도 공정선거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가 녹아있다.

그래서인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서울시회장 선거에서 촉발된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협회장 선거 역시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치위협 문경숙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입장에 앞서 협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수장으로서 회원 알 권리를 위해 서울시회장 선거를 둘러싼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했다”고 운을 띄웠다.

덧붙여 “회장선거 무효가 된 대한치과의사협회 현 상황은 귀감이 된다. 같은 사태가 (우리 협회에) 발생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공정한 선거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서울시회 회장 선거는 ‘부정선거’

이날 문경숙 회장이 발표한 담화문에는 서울시회 회장 선거가 부정선거라는 이유, 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저지른 모순 등이 담겼다.

문경숙 회장은 이번 담화문에서 “대의원 선거의 생명은 공정, 타당한 대의원 선출일 것”이라며 “그러나 서울시회의 15대 회장이 16대 회장으로 단독 출마해 연임하려다가 경선 상대가 나타나자 회장의 권한을 남용해 대의원 과반수의 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부정 선거”라고 말했다.

이번 담화문에 따르면, 선관위 구성과 임명은 공정성을 갖추기 위해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돼있으나, 서울시회는 오보경 회장이 후보 등록 후 선관위를 직접 구성하고 이사회에 사후 승인을 받는 등 편법적으로 구성됐다.

특히 담화문에서는 회장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 선출 행위에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을 집중 부각했다.

담화문에 따르면, 서울시회는 회칙에 따른 대의원 수 66명이 아닌 60명을 대의원으로 정했다. 또 선출직 대의원 수를 전체 대의원으로 정하는 오류를 범했다. 특히 위원 11명과 자문교수 1인 등 12명을 우선 선정하고, 이들을 제외한 35명만 선출 대상으로 한 것이 밝혀졌다.

담화문에서는 이에 따라 대의원 60명 중 과반이 넘는 36명의 대의원을 불공정한 방법으로 확보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고, 그 결과 오보경 회장은 34표를 획득해 당선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번 담화문에서는 서울회 선관위의 공정선거 방해 행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담화문에 따르면, 선출직 대의원의 선출행위는 선관위가 구성되기 전에 일부 서울시회 임원들에 의해 진행됐다. 하지만 선관위는 개인정보보호라는 이유로 이 같이 선출된 대의원 명단을 타 후보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회 선관위가 ‘불법 선거’ 몰아붙여

이번 담화문에서는 중앙회 선관위가 협회장 선거권이 있는 서울시회 대의원 선출을 강행함으로써 협회장 선거조차 효력을 부정당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치위협은 앞서 서울시회장 선거를 둘러싼 문제에 따라 회장 선거 자체를 불인정한다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중앙회 선관위 차원의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앙회 선관위가 내놓은 조치는 선관위 주관 하에 ‘서울회 대의원 24명 전원 재선출’이었다.

이번 담화문에서는 중앙회 선관위가 이미 자체적으로 서울회 대의원 선출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앙회 선관위의 시도회 대의원 선출 자체는 협회 정관 위반이다. 따라서 이 상황에서 협회장 선거가 치러져도 법적인 분쟁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숙 회장은 이날 담화문 발표를 마무리하며 “부정을 선관위가 제시한 타협안으로 넘어갈 수 없다. 이는 전국 회원들이 제게 회장직을 맡겨준 것에 대한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도 실수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이뤄진 부정행위로 이사회에서 결의까지 된 선거 부정사실을 ‘관례다’, ‘규정 미비다’, ‘몰라서 그랬다’라고 책임을 피해갈 수 있냐”고 반문했다.

문 회장은 끝으로 “협회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못이 드러났을 때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지 묵과하고 갈 순 없다”며 “반드시 깨끗한 선거를 통해 회원들의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시대에 맞는 선거제도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긴급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자들이 참석하며 치위협 선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서울시회, 중앙회 ‘재선거 실시’ 결정 무시

앞서 치위협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서울시회장 선거 결과에 대한 불인정 및 재선거 실시를 서울시회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서울시회는 이 같은 중앙회 이사회의 의결 사항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숙 회장은 이와 관련해 “서울시회에 정식 공문을 내려 보냈으나, 재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밝혔다.

문 회장에 따르면, 중앙회가 서울시회장 선거에 관여하게 된 것은 회원들이 이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며 중앙회 차원의 사실 확인과 조사를 요구하면서다. 더욱이 시도회는 중앙회 관리감독을 받는다는 사실이 정관상 명시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회는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중앙회에서 특정한 의도를 갖고 서울시회장 선거 결과를 부정한다는 식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서울시회가 공식 SNS를 통해 중앙회 이사회 차원에서 서울시회장 선거 불인정과 재선거 실시를 의결한 것을 두고 ‘회장 재선을 위한 꼼수’라는 식의 내용으로 성명서를 게재한 데 따른 것이다.

문 회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중앙회 차원에서 서울시회 선거 문제를 두고 권면(勸勉)만 해온 것이 잘못된 것 같다”면서 “더 이상 중앙회가 서울시회를 탄압하는 것처럼 보이게 둘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장선거 연기 여부 논의 필요해

이날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는 “상식적으로 현 상황에서 중앙회 선거를 치를 수 없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하지만 문 회장은 현직 회장이면서도 동시에 회장 후보라는 점에서 이 질문에 한해선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기 어려운듯했다.

문 회장은 “서울회 재선거를 위해 중앙회 선거는 연기하는 것이 맞다는 게 이사회 의견”이라면서도 “이번 기자회견은 선거를 연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선거 연기에 대한 언급은 내부적인 논의와 상대 후보 진영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총회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알린 후 대의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받아서 선거는 연기될 거라고 본다”고 예측했다.

한편 치위협 제37차 정기대의원총회는 오는 24일(토) 낮 12시 그랜드 힐튼 서울(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컨벤션센터 3층 에메랄드홀에서 열린다.

총회 개회식은 이날 오후 1시에 진행되고 정관계 인사와 전국 대의원, 치위생계 지도자 등 2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오후 2시 10분부터 치위협 대의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총회 본회의에서는 2017년도 사업실적 및 결산 보고와 2018년도 사업계획, 세입세출 예산, 정관 개정(안), 일반 안건(평생회원, 임시정회원등급 폐지안), 임원 선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사진/문 혁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