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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 바란다.신보미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치위생학과 부교수
신보미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치위생학과 부교수

어느덧 작년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시간은 조용히 잘도 흘러갑니다. 그 사이 보건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에 신임 과장이 부임하였고, 신임 과장과의 면담이 이루어지지도 못한 채 구강생활건강과는 구강정책과로 개편이 되었습니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는 일부 업무에 대해 유권해석을 받겠다던 약속은 간데없고, 지난달 치과위생사 업무현실화를 위한 치과위생사 리본 패용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곧 새로운 집행부를 맞이하게 됩니다.

뜨거웠던 여름의 보라색 스카프에 이어, 겨울바람을 타고 날아온 보라색 리본을 보며 지난해 의기법 개정 사태를 돌아보았습니다. 복지부의 의기법 개정 입법예고 발표와 무책임한 행정과 대응을 통해 치위생계가 직면해 있는 현실의 민낯을 보면서 진심으로 분노하고 개탄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치위생의 가치를 실현해 가야 할 앞으로의 50년을 위해서는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바라보고 문제를 정리함으로써 지난 수년간 반복되어 온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고 새로운 동력으로 추진해갈 수 있기에, 지난해 의기법 개정과 관련하여 회원으로서 안타까웠던 점들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1년 수많은 논의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치과위생사의 세부 업무가 명시될 수 있도록 개정하는 성과를 이루어 내었습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2018년, 치위협에서 제출한 개정안은 ‘치과진료보조’를 포함하는 수준에 불과하였고, 이 조차도 보조업무에 대한 명확한 내부적 정의와 합의도 없었으며, 직역 간 갈등이 심화됨에 따른 발등에 떨어진 불끄기 식 정도로 허겁지겁 제출한 개정안으로 보일 뿐입니다.

더욱이 지난해 9월 8일, 치위협에서 발표한 대회원 담화문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에서는 2017년 3월부터 의료기사 업무 범위 관련 법령 개정에 착수하였고, 치위협에서는 개정 의견에 대한 개선을 강력히 요구해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는 시점까지 치위협에서 의기법 개정을 위해 수행한 일은 치과진료보조를 포함하는 의기법 개정안을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것과 대한치과의사협회에 치과위생사 업무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 외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노력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심지어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는 의기법 개정과 관련하여 치위생정책연구소에서 제시한 공개 질의에 대한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이번 의기법 개정과 관련하여 치위협이 공식적으로 요청한 사항이 없었다고도 밝혔습니다. 치위협에서 치과위생사의 노동권과 생존권 보장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애써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으나, 드러난 노력과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8만 치과위생사를 대표하는 책임감의 무게에 비해 치위협의 활동에는 법 개정의 의미도 없었고, 의지도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치위협은 8만 치과위생사를 대표하는 리더로서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해주시길 바랍니다. 시대적 변화와 사회적 요구에 따라 우리나라 치과의료체계를 뒷받침하는 인적자원으로서 치과위생사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야 하며, 장기적 로드맵을 설계하여 관련 정책과 제도를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단계별로 추진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2011년 이후 7년이 지나는 동안 치위협에서 수행하여 공개적으로 발표된 연구보고서 중 법적 업무와 관련한 연구는 두 편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정책의 추진과 실현을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 마련을 통해 사회적으로 정당성이 설명될 수 있어야 합니다. 관련 직역과 유관 단체가 추진하는 정책에 흔들리며 가기보다 우리가 바람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단단한 근거에 기반하더라도 내부적 합의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치위생 가치의 실현은 불가능합니다. 특히 의기법 개정과 같은 치위생계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원의 힘과 마음을 모아 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위협 임원을 제외한 회원의 어느 누구도, 의기법 개정 작업이 재작년부터 추진되었다는 것과, 치위협에서 ‘치과진료보조’를 개정안으로 제출하였다는 것과, 지난해 입법예고에서 ‘현행 유지’로 통보되었다는 것을 알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치위협 임원 내부의 논의 수준으로 결정하고 공유하고 지나가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인 만큼, 치위생계 내부에서 업무 현실이 반영될 수 있는 법 개정에 대한 이슈화를 위한 토론회 및 공청회를 통해 회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와 논의의 장이 마련되었어야 했습니다. 또한 설사 치위협의 그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행 유지’의 결과가 통보되었다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회원에게 결과를 알리고, 이에 대한 치위협의 입장과 향후 추진계획이 공지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8만 치과위생사가 치위협의 향후 행보를 지지하며 뜻을 모아내어 이루고자 하는 바를 함께 이뤄낼 수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시간은 흘러갑니다. 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치과위생사의 가치가 실현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8만 치과위생사를 대표하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 그 책임감의 무게만큼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치위협보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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