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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개척해 나가는 것!” 치과위생사의 열정으로 Do Dream!!‘나는 치과위생사로 살기로 했다’의 저자 허소윤 치과위생사

기자는 직접 대학을 선택하지도 학과를 선택하지도 못했다. 그저 주어진 점수에 맞춰 불합격하지 않을 대학과 학과로 부모님과 담임 선생님이 결정해주시는 대로 따랐을 뿐이었다. 당시엔 그것이 최선이고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은 비싼 등록금과 4년의 시간을 투자한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고 있으니, 그때의 비용과 시간을 낭비한 것일까?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나는 치과위생사로 살기로 했다’는 책을 발견했다. ‘치과위생사’라는 단어에서 직업적 관심으로 들여다본 그 책은 10년차 치과위생사가 스스로 개척해간 길과 예비 치과위생사들에게 각자의 길을 개척해나가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고, 기자의 대입 당시를 떠올리며, 저자는 어떤 확신을 갖고 ‘치과위생사’라는 길을 가겠다는 책을 펴낸 것인지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운명은 그녀를 치과위생사로

저자인 허소윤 치과위생사 역시 고등학교 때 대입을 고민하던 즈음까지만 해도, 치과위생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지 못했고 심지어 치과위생사와 치과기공사가 어떻게 다른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운명이었을까? 국어선생님께서 본인의 남동생이 치과위생사라며 치과위생사의 직업적 역할과 특성에 대해 소개했던 것이 지금 그녀를 치과위생사의 길로 이끈 계기가 됐다. 그때만 해도 빨리 독립하고 싶었던 철부지 소녀 허소윤은 취업이 잘 되고 면허를 통해 평생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에 3년제 치위생과에 진학하게 된다.

 

‘치위둥절’이 결국 출간의 계기

합격의 기쁨도 잠시, 입학 후 펼쳐진 치과위생사의 길은 녹록치 않았다. 다행히도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같은 방의 선배와 동기들과 함께 학업에 대한 팁을 서로 나누며 어려움을 극복했던 것이 허소윤 치과위생사가 책을 펴내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된다. 한 해에 5000명에 가까운 예비치과위생사들이 입학하는데 자신의 경험담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런 책을 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서점에 가도 치과위생사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어떻게 공부하고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지 소개한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허소윤 치과위생사는 “나라도 시작해보자”는 도전을 하게 됐다. 그렇게 원고는 어찌어찌 끝냈지만 막상 출판은 그리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무려 100곳 이상의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 정성 끝에 ‘나비의활주로’라는 출판사에서 그녀의 도전에 응답해 출간하게 됐다.

 

길은 개척해 나가는 것! 열정으로 Do Dream!!

큰 기대 없이 단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책을 냈을 뿐인데, 책을 읽은 중고등학생들이나 치위생(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이 SNS를 통해 궁금한 점을 물어오고 있다. 그럴 때 허소윤 치과위생사는 어떤 조언을 할까? 일례로 한 학생은 치위생(학)과에 입학 후 치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나중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상담을 청했다고 한다. 허소윤 치과위생사의 생각은 좀 달랐다. 직접 치과위생사로 활동해본 경험을 돌아보며 오히려 치과위생사는 임상에서 환자를 대면해야 하고 동료들과의 협동과 치과의사와의 협업이 가장 중요다고 생각해 사람을 많이 만나고 서비스 교육을 받는 아르바이트를 추천했다. 그리고 감정노동으로 지치지 않도록 여행이나 책 등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간접경험을 하라고 덧붙였다. 지금도 SNS로 상담을 청하는 많은 예비 치과위생사 중 얼마 전 허소윤 치과위생사의 모교 치위생과에 합격했다는 학생의 소식은 앞으로도 더 많은 경험을 나누고 후배들의 멘토로 부끄럽지 않도록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허소윤 치과위생사는 치위생과를 졸업하고 임상활동을 하는 동시에 전공심화과정을 거쳐 대학원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고 현재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연구생으로 재직 중이며 모교인 춘해보건대에서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그녀에게 도전은 늘 새로운 기쁨이다. 그래서일까? 후배들에게 “길은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꼭 박사과정을 거치라는 것이 아니다. 레드오션이라는 치과계에서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 틈틈이 어학을 공부하면 의료관광 외국인이나 국내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특화된 치과위생사가 될 수 있고, 마케팅을 공부하면 재직하고 있는 치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어 자신의 가치 또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열정으로 두드리면 Do Dream이 가능하다는 것. 그 평범한 진리를 많은 치과위생사 후배들이 깨닫길 바라고 있었다.

 

나는 ‘끝까지’ 치과위생사로 살기를 바란다

아무리 치과위생사를 천직으로 생각해도 현실은 치과위생사로 살아가기 쉽지 않다는 것이 허소윤 치과위생사도 고민이다. 장시간의 격무 및 감정노동, 저임금, 출산휴가나 육아휴가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실. 경력단절 시 재취업의 어려움, 직역 간의 갈등, 업무범위 현실화의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후배들에게 이 길을 끝까지 함께 가자고 설득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허소윤 치과위생사는 작년 한 치과전문지에 보도된 기사에서 치과위생사 구인난에 대한 방안을 모색한 토론회에 치과위생사의 참석 없이 대안을 찾는 모습을 보며 과연 치과계가 상생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었다고 한다. 치과위생사의 국시를 년 2회로 늘리거나 입학 정원을 늘리는 방안은 그야말로 치과의사의 관점에서 도출된 해결책일 뿐, 왜 치과위생사들의 이직률이 높고 장기간 활동하는 치과위생사가 적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도외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치위협도 임상치과위생사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치과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주기를 요청했다.

또한 치과위생사의 주체적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현실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단순 치료만으로도 가능한 환자에게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권하고 수익을 높여야 능력을 인정받는 문화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대다수의 치과위생사가 무기력감과 자괴감으로 끝까지 치과위생사로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업무범위의 법적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치과의사의 지시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 역시 시급히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치위협도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양한 직군의 경험 전수가 더 훌륭한 치과위생사를 만든다

대다수의 치과위생사가 개원가에서 종사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상당히 다양한 직군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허소윤 치과위생사는 주목하고 있다. 군, 보건소, 요양병원, 정책공무원 등 더욱 많은 치과위생사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경험을 나눌 수 있다면 더욱 훌륭한 치과위생사들이 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다양한 직군의 치과위생사들과 함께 직군의 특성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허소윤 치과위생사가 뿌린 씨앗이 지금보다 더욱 국민의 구강보건지킴이로써의 사명감으로 뭉친 훌륭한 치과위생사들의 탄생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조금은 가져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그녀에게는 작은 도전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마지막 인터뷰로 마무리한다.

 

“환자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치과위생사가 되기 위해서는 생명과 고통, 가치에 대한 교육과 성찰에 대한 시간, 용기 내어 결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가 지혜를 통해 지식이 되고 지식은 의지적 결단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키죠. 치과위생사로써의 삶이 살아 있는 윤리가 돼 인식하고 결단할 때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응해주신 허소윤 치과위생사님의 순산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박용환 기자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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