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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마을 탐방 – 문경새재 그리고, 망댕이요
  • 조미도 치과위생사(구미미르치과병원 교육실장)
  • 승인 2019.05.14 15:33
  • 댓글 1

월말과 월초는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에게 업무의 피크라고 볼 수 있는 시기이다. 밀린 업무로 연휴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이 내내 아쉬워 연휴 마지막 날 문경을 방문하기로 했다.

출처-문경찻사발축제

무작정 떠나기보다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자 전통방식으로 도자기를 굽는 망댕이 가마와 개인 박물관을 소장하고 있는 조선요 탐방을 행선지로 정했다.

 

전라도 광주에서 문경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그리 쉽게 택할 수 있는 여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를 좋아하는 나에게 찻잔은 남다른 관심사이므로 의미 있는 곳을 방문하고 싶었다.

 

오전 6시에 출발하여 10시경에 도착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문경새재 도립공원 입구에서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사기장들의 이름을 건 다양한 도자기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출처-문경찻사발축제

진정한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졌고 사기장들의 수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곳은 요즘처럼 빠르고 새로운 것을 요구하고 새로움을 스마트라고 명명하는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진하게 전해지는 곳이었다.

 

가끔 주방에서 사용하는 접시 귀퉁이에 조그마한 흠이 생기면 쓰던 그릇임에도 버리기가 아까워 화분 받침 등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곳의 장인들은 가마에서 구워진 새 그릇일지라도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깨버린다고 한다. 10개를 구우면 1.2개 정도가 성공한다고 하니 쉽게 볼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2~3시간 동안 작품을 감상하고, 개인박물관을 소장하고 있는 조선요 탐방에 나섰다. 조선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망댕이 가마다.

망댕이 가마는 길이 25cm, 지름 약 13cm 정도로 뭉친 흙덩어리를 15°정도의 경사로에 5~6칸을 쌓아 만든다. 주변에는 작업장, 디딜방아, 땅두멍, 괭 등 일련의 도자기 생산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다.

 

180년 전에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전통 망댕이 가마는 문경읍 관음리에 있다. 소백산 줄기를 중심으로 상주, 단양, 괴산 등에 퍼져 있었으나 다른 지역의 가마는 이미 사용하지 않기에 전통사기 가마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망댕이 가마는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쌍둥이가마라고도 한다. 단열효과가 뛰어나고 불꽃의 변화와 온도로 특유의 색깔과 문양을 가진 문경 도자기를 만들어낸다.

사기장이 직접 만든 찻잔에 차를 담아냈다. 차를 마시고 박물관을 둘러보니 차 향기가 나는 듯 했다. 이 찻잔에는 국화꽃차, 저 찻잔에는 장미꽃차를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기장의 땀과 눈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한 줌의 흙이 작품이 되어 전시되기까지 그 노고를 어찌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다만 속사정을 모르고 관람하는 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탄성이 보람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여행은 바쁜 업무로 일분일초를 다투며 치열하게 살았던 바쁜 일상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시간이었다. 완벽한 작품을 위해 긴 시간을 견디는 장인의 물레질 속 여유로운 손길에 겸손해진다.

 

빈손으로 돌아 선다는 것이 아쉬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에 비상금을 털었다. 주머니는 비었으나 마음이 이리 꽉 찬 것을 보니 도공의 시간이 내게 스며들었나보다.

 

바쁜 일상 중에 숨 고르기가 필요하면 사기장의 마음이 담긴 다관을 본다. 그 다관은 내게 이렇게 말한다. ‘인내’ 하라고.

조미도 치과위생사(구미미르치과병원 교육실장)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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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민맘 2019-05-14 16:11:56

    옹기종기 잔들이 너무 이뻐요^^문경 찻사발축제 한번쯤 방문해봐야겠네요~기사잘봤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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