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치과위생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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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치과위생사이기를...
  • 성미경 교수 (마산대학교 치위생과)
  • 승인 2020.01.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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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협보의 논설위원으로 위촉된 성미경 교수(마산대학교 치위생학과)는 한국치위생교육평가원 설립추진위원 및 국가시험 위원회 위원을 맡았으며 현재 대한치위생학과 교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15일이 지났다. 쥐는 재주가 많고, 표현이 자유롭고, 먹을 것이 항상 풍부하다는, 영리하고 부지런한 동물에 속한다고 한다.

올해는 이런 해가 되기를, 이런 해석의 쥐띠인 사람은 더욱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겠지만 누구나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을 때 우린 가족과 주변 지인들에게 저마다의 덕담과 인사를 나누며 한 해의 기운을 빌어본다.

카톡이나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으며 나도 그랬다. 지나고 보면 이제 겨우 15일 지났는데 참 많은 세월이 흐른 것 같다. 그 만큼 사건 사고도, 나에게 주어지는 일도 많았다는 뜻이다.

오늘은 잠시 움직이며 하는 일을 멈추고 생각을 한다. 2020년에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했던가? 혹은 나를 중심으로 관계하고 소통하는 개인과 단체에 어떤 기대를 했던가? 하고... 지난해 읽었던 책 중에서 유난히 생각나는 책이 있다.

20대 필독서로 권장하고픈 그래서 딸과 아들에게 권했던 류시화님의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이다. 매 페이지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하고 주옥같은 내용들이라 힐링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었다.

달아서 두 번 읽고도 다시 펼쳐보게 되는, 행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책이다. 내용 중에 ‘낙하산 접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세계2차 대전 때 많은 공을 세운 아난드라는 공군 비행대장은 적진까지 출격해 중요한 군사기지를 파괴함으로써 적의 전쟁 의지를 꺾어 놓는 인물이었다.

한 번은 적의 포격에 격추되기도 했지만 무사히 낙하산을 펼쳐 탈출할 수 있었고 제대 후 고향에 가서 살았는데, 어느날 우연히 만난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며 인사를 하였다.

그는 그날 낙하산을 고이 접어 전투기에 설치한 담당병사였고 대령의 무사 생환소식을 듣고 기쁘고 자랑스러웠다고 얘기하는 사람이었다. 아난드는 그 남자를 와락 껴안고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으며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했다.

그의 전문적인 낙하산 접는 실력 때문에 목숨을 구한 것이다. 그러나 공군부대에 근무할 때 장교와 사병이라는 직책으로 많이 지나쳤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관계였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을 얼마나 인식하며 살아가는가?,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얼마나 낙하산을 접어주며 살아가는가? 를 생각해 보자는 의미이다.

시대를 거슬러 먼저 간 많은 선인들이, 많은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이 대표적으로 나를 위해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들이 아닐까 한다. 빛나지는 않아도 묵묵히 자기자리를 지키며 떠나지 않고 일을 할 때 우리도 그 누군가에게는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해 신년사에 대통령의 많은 메시지 중에 지난해 한일관계를 얘기하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들었을 때 나는 나도 모르게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치과위생사, 아무도 흔들 수 없는 협회로 공식을 대입하고 있었다.

오랜 의존적 삶이 습관이 되어 굳이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으나 고맙게도 능력도, 실력도, 의식도 있는 국민임을 깨닫게 하고 독립할 수 있게 해주어 감히 대한민국이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나라가 아님을 알게 해주는, 누구나 경험하고 실천했던 그래서 공감하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우리 직종에도 하는 바램이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관계를 잘 하는 것은 의사소통을 잘 하는 것이다. 의사소통을 잘 하는 것은 적극적인 경청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 경청은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지만 그 동안은 머리를 너무 써 왔다. 머리를 쓰니 판단하고 조언하는 것이다.

‘경청은 현재 상태에서 상대의 마음을 안아주는 것이다’는 새로운 정의를 읽었다. 타인과 나에 대한 경계를 풀고 진정 상대의 마음을 안아준다면 삶의 보물찾기가 시작되고 인생의 수수께끼가 풀릴 것이다.

치과위생사 교육이 시작 된지가 50년이 훌쩍 지났다. 돌아보니 내 나이와 비슷하다. 그 중 치과위생사로 살아 온지 30년이 넘었다. 그렇게 치과위생사의 역사 속에 내가 있었고 이제는 내 생활 전반이 치과위생사이다.

이제는 누군가의 품이, 누군가의 그늘이 되기도 해야 한다. 치과위생사! 동안 여러 측면에서 많은 장족의 발전이 있었지만 이제는 촘촘하고 탄탄한 내장근육이 절실히 필요한 때, 내실을 기해야 할 때이다.

치과위생사 면허자 수가 9만 명이 넘지만 활동하는 인력은 약4만 명이 채 안될 것이다. 늘 품어왔던 생각이지만 치과위생사를 떠나지 말고 전문성을 살려 자리를 지켜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떠나는 이유가 제각각 있겠지만 치과위생사가 되기까지 우리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 주고, 기도해 주며, 중요한 순간마다

정신적으로 온갖 종류의 낙하산을 접어주는 사람을 혹은 잊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하며 자리를 지켜 묵묵히 일을 하는 자체만으로도 우리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낙하산을 접어주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치과위생사, 아무도 흔들 수 없는 협회’로 거듭나는 2020년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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