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질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한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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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한 가지 방법이 존재한다?
  • 조현재 교수(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 승인 2020.03.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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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 교수(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조현재 교수(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예방치과 전문의
예방치과학 박사
現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기획이사
 
 
 
 
 
 
 
작년 대한구강보건학회지에 ‘칫솔질 방법 간 치면세균막 제거 효율 연구’이란 논문을 발표하고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논문을 기획하고 발표하게 된 계기는 어떤 특정한 칫솔질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 그 의도보다는 그동안 추천해온 회전법은 안 닦는 것과 별 차이가 없고 사선으로 닦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결론뿐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를 책임진 교신저자로서의 입장은 지금까지 회전법 한 가지 방법이 가장 좋다고 교습해온 방식을 폐기하고 다양하게 닦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자는 취지였지, 회전법은 절대로 닦으면 안 되는 방법이다가 아니다. 현재까지 칫솔질 방법에 있어서 최고의 근거는 ‘가장 좋은 한 가지 칫솔질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이 근거에 따라서 영국 NHS에서는 자녀들에게 칫솔질 교육을 할 때 부모가 쓰는 방법을 적절하게 수정하여 알려주고, 절대로 특정한 한 가지 방법만을 사용하게 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결국, 이러한 얘기를 들으면 현장에서 칫솔질 교습을 할 때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되는가 의문이 들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필자도 수많은 경험과 근거에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직 연구가 더 진행 중이며, 임상에서도 많은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필자의 경험으로는 아래와 같은 교육 방법은 권장하고 싶다.

첫 번째로 이를 닦을 때 치태라는 용어와 같은 눈에 보이는 음식물을 닦는 것이 아니라 눈에 안 보이는 투명한 막을 제거하는 점을 납득시키는 점이 중요하다. 가습기의 물을 채우기 전에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 물로 헹구거나 가볍게 닦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이 때 맨손으로 가습기 통 바닥의 표면을 만져보면 물때가 미끌미끌하게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럼 우리는 깨끗한 스펀지로 쓱 닦고 물을 담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눈에 안 보이는 물 때를 그저 물로 헹구는 정도가 아니라 스펀지로 기계적으로 문질러야 제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치아의 모든 표면에는 물때가 항상 존재하므로 정기적으로 이를 제거해야 한다. 게다가 투명해서 인식이 안 되므로 물때가 낀 표면을 꼼꼼하게 제거해야 한다. 이 점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납득시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어떤 특정한 방법이나 도구를 쓰면 잘 닦이는 것 아니냐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 눈에 안 보이는 투명한 막이 주로 어디에 누적되어 쌓여서 문제가 생기는 점도 강조해야 한다. 치은열구와 치아 사이 부분에 칫솔모가 닿을 수 있게 설명을 해줘야 한다. 가습기 물통의 평평한 바닥에 있는 미끈미끈한 물때는 대충 수세미로 닦고 지나가도 손쉽게 지나간다. 문제는 바닥이 끝나는 구석과 같은 부위나 홈이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 그 부위에 수세미 솔의 표면이 닿고 지나갈 수 있게 가볍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 특히 홈이 있는 경우는 더 그렇다. 많은 사람이 이를 닦을 때 치은열구와 치아 사이 부분의 세균막을 제거하기 위해 가볍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 점을 피교습자에게 알려주는 점이 중요하다.
 
표1~3. 말보다는 글로, 글보다는 치아모형에서, 치아모형보다는 환자 입안에서 직접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유의한 구강위생교육 효과를 보여준다1)
세 번째로 말이나 글로만 닦는 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반드시 실제 닦는 점을 보고 지도해주어야 한다. 2012년,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국제학술지 「Plos One」에 실린 Harnacke의 연구에서 말보다는 종이에 적힌 글이 더 효과가 있고, 그 보다는 덴티폼에서 보여주는 것이 효과가 더 좋았으며, 직접 입안에서 칫솔질을 하는 방법을 지도해준 사례가 가장 좋았다고 한다. 우리가 골프나 테니스를 책만 보고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한 번에 배울 수 있을까?

이를 닦는 행위는 고대에서부터 누구나 특별한 자격이나 면허 없이 할 수 있는 개인의 위생 행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칫솔질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필자는 칫솔질 교습을 제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과치료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칫솔질 교습과 같은 구강보건교육은 사람의 심리와 행동을 변화시켜야 하므로 커뮤니케이션, 심리학, 임상지식 등이 어우러지는 종합 예술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이를 잘 닦는 특별한 단 한 가지 방법만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불행히도 그러한 마법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1. Harnacke D, Beldoch M, Bohn GH, Seghaoui O, Hegel N, Deinzer R. Oral and written instruction of oral hygiene: a randomized trial. J Periodontol 2012;83:120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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