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칼럼] 뺄 것이냐, 안 뺄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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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칼럼] 뺄 것이냐, 안 뺄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최낙천 원장(연세고운미소치과 종로점) 
  • 승인 2020.06.19 17:5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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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천 원장(연세고운미소치과 종로점) 
최낙천 원장(연세고운미소치과 종로점) 

 

안녕하세요. 치위협보에 교정칼럼 연재를 시작한 종로 고운미소치과 원장 최낙천입니다. 오늘은 교정 진단 시 중요하게 결정해야 할 ‘발치와 비발치 교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교정상담을 하다 보면 환자와 보호자가 제일 궁금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교정치료 시 이를 빼야하는 지의 여부입니다. 물론 정밀분석과 진단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인 치료 계획을 주치의가 결정해야 하지만, 초진 시에 환자와 보호자의 교정 발치에 대한 의견과 교정 시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충분한 상담을 통해 파악하고 치료계획 수립 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교정치료의 역사에서 발치와 비발치에 대한 논란은 초창기부터 현재까지도 지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교정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앵글 박사는 적절한 교합이 이루어진다면 악궁은 모든 치아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으며, 골격성장은 외부의 힘에 의하여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교정치료 시 발치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에 이르러 트위드와 베그 등은 심미적으로나 안정성을 위하여 발치교정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이후 통상적으로 소구치 발치를 통한 교정치료가 널리 퍼졌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발치에 의한 부작용에 대한 인식과 비발치에 대한 니즈를 수용할 수 있는 재료와 기술이 발전하며 현재는 비발치 교정에 대한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교정 초진 상담 시 발치와 비발치에 대하여 설명해 드리는 자료 중 일부입니다. 하지만 상담을 하다 보면 가능하면 이를 안 빼고 교정하고 싶다는 경우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주변에서 발치 교정을 했는데 너무 많이 들어가서 옥니와 합죽이처럼 되었다거나, 본인은 괜찮지만 부모님이 죽어도 이 빼고 하는 교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는 경우 등 교정의사는 교정진단부터 종료 시까지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되지만 발치에 대한 결정은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발치와 비발치를 결정할 때 첫 번째로 치열의 총생(crowding)정도, 두 번째로는 입술의 돌출도와 같은 심미적 기준,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정 후 안정성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보통 총생이 4mm 이하이면 비발치, 10mm 이상이면 발치, 그리고 5-9mm 사이라면 발치와 비발치의 경계에 있다고 봅니다. 입술의 돌출도는 가장 쉽게는 코끝과 턱끝을 이은 심미선(esthetic line)을 기준으로 평가하지만, 개인별 심미적 선호도가 다르므로 환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정성 면에서는 과도한 확장으로 인하여 교정 후 재발되는 것을 주의해야 하며, 상악보다는 하악에서의 확장이 제한적이며 안정성도 낮습니다.
 
위와 같은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발치와 비발치를 결정하게 되지만, 다양한 교정환자들만큼이나 치료계획도 각자 다를 수밖에 없으며, 발치와 비발치의 경계에서 모호한 경우들도 많고 가능한 비발치를 원하는 환자분들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구치 발치를 한다면 필요 이상의 공간이 발생하고 전통적인 비발치 방법만으로는 원하는 공간을 얻을 수 없다면 대안으로 전체치열을 후방이동 시키는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발치 후방이동 시 고려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선 사랑니를 제외한 큰어금니들 후방으로 전체 치열을 이동시킬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며, 사랑니가 있다면 발치하여야 합니다.
 
 2.  미니스크류를 이용하여 전체 치열을 한꺼번에 이동시킬지 아니면 큰어금니들을 먼저 이동시키고 나머지 치열을 이동시킬지 결정하여야 합니다.
 
3.  전후방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수직적, 횡적 조절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잇몸노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직적 조절을 위한 미니스크류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비발치 후방이동 교정 시 앞니의 각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도한 전치의 순측경사 시에는 전치부에 설측치관토크(lingual crown torque)을 부여하며, 후방이동시 설측경사의 위험이 있다면 순측치관토크(labial crown torque)로 보상해주어야 합니다.

5.  협측에서 미니스크류를 이용하여 전치열을 통째로 후방이동시키는 경우 생역학적으로 악궁이 확장되므로 이를 고려하여야 하며, 과도한 확장을 막아야 한다면 와이어 상에서 일정한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6.  진단 시 발치와 비발치의 경계에 있어 애매한 경우라면 우선 비발치 후방이동을 시행하는 치료적 진단(therapeutic diagnosis)을 진행 후 중간평가를 통하여 향후 교정계획 변경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모든 교정치료를 비발치로 진행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골격과 연조직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비발치로 진행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치아 주변의 잇몸퇴축과 치주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본원의 지난 2018년 교정진단 환자의 발치 대 비발치의 비율은 19%대 81%이며, 10년 전인 2008년에는 교정진단 환자 중 발치비율이 64%로 훨씬 더 높았습니다. 몇 년간의 추이를 보면 지속해서 비발치 교정환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 시 자연치아를 살리는 방향으로 우리의 시각과 무게중심을 조금 옮겨 본다면 교정치료 또한 발치로 대표되는 마이너스의 패러다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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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대 2020-07-07 18:08:19
교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이가 들쑥날쑥인데, 뽑지않고도 공간이 충분할까요?
글을 읽었는데도 고민이 많이 되네요..
다시 들쑥날쑥이 될까봐..
어쨌건 이를 뽑지 않는 방법으로 치료를 하고 싶어서..
잘 읽었습니다!!

강민구 2020-06-30 21:25:28
이빼는게 두려워,
교정상담 후 진도를 못나가고 있습니다..
여러종류의 교정이 많군요..
왜 상세한 상담을 안해주시지? 이런방법들도 있으면,
고려후 결정할텐데..!!
많이 도움되었네요..고맙습니다!!

고신우 2020-06-25 18:10:11
유익한 글 잘보고, 많이 참고합니다~

양서준 2020-06-20 16:42:33
교정치료 끝났는데,
입이 들어간것 같아 스트레스받는데,
이글을 읽고, 미리 많이 알아보고
전문의한테 치료받을걸 후회가 됩니다..
비발치 교정 추천합니다

손미경 2020-06-20 08:46:13
교정치료를 해야되는데,
많이 고민하는 중입니다. 발치를 많이 한다 싶어서요..^^
원장님께 한번 상담 해야 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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