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올바른 기구재처리를 위한 프로세스와 기구재처리실 설계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다. 이번호에서는 기구재처리실에 필요한 장비와 그에 맞는 설비에 관한 내용을 기술하려고 한다. 기구재처리실에 필요한 장비들은 크게 1. 의료기구열소독기(washer-disinfector) 2.초음파세척기 3. 실링기 4. 멸균기 등 네 종류가 있다.
이번호에서는 의료기구 세척에 필요한 장비인 의료기구열소독기(washer-disinfector)와 초음파세척기의 특징과 선택 시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재사용 가능한 의료기구를 올바르게 재처리하기 위해서는 좋은 멸균기만 사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소독을 하든 멸균을 하든 오염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세척 과정이 올바르게 선행되지 않는다면 소독과 멸균은 실패하게 된다. 멸균이론에서 이러한 경우 멸균에 실패한다고 본다. 따라서 세척 과정은 소독과 멸균의 성패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소독에 경우 필자가 직접 실험한 결과 아무리 좋은 소독제를 사용한다 해도 오염물질이 잘 제거되지 않으면 장비가 제대로 소독되지 않았다.
치과는 환자에게 사용하는 기구의 종류와 수가 많다. 세척 시에는 기구를 물속에 넣고 하나하나 깨끗하게 세척해야한다. 하지만 바쁜 치과진료실의 사정상 세척 과정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진료실 기구들을 살펴보면 멸균 과정을 거친 기구지만 오염물질이 석회화되어 지워지지 않거나 얼룩이 남아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세척 과정을 소홀히 하거나 올바르지 않은 세척제 사용, 작업자의 세척 작업 오류 등이 그 원인일 것이다.
또한 세척 과정 중에 세척작업자가 기구에 찔리는 등 다치는 사고도 종종 일어나게 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발행된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의료기구 세척 시 의료기구열소독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의료용열소독기는 또는 세척기는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 규모가 큰 의료기관에서 주로 사용하였고 우리나라에서 의원급용으로 보급되는 의료용열소독기는 거의 없었다. 장비가 고가인 것도 있고 그간에는 세척에 대한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건비가 올라가고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는 치과에서는 이제 의료용 열소독기가 필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료용 열소독기는 높은 수준의 소독이 되는 열소독기이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준위험 기구들은 의료용 열소독기에 세척 과정을 모두 거치면 멸균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교정기구, 검진을 위한 기구, 인상트레이 등 소독하고 바로 쓰기에 매우 유용하다. 핸드피스를 세척하고 소독할 수 있는 아답터가 있어 핸드피스 내부 세척과 소독도 가능하다. 또한 세척에 소홀히 하게 되는 경첩을 가진 기구들(시져, 플라이어 등)은 경첩을 벌려 거치할 수 있는 액세서리들이 있어 경첩 부위도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구가 매우 깨끗하게 세척되고 완전 건조되어 나와 바로 포장하고 멸균할 수 있다. 의료용열소독기를 사용할 경우 기구를 용액에 담가 두는 침지과정부터 건조과정을 모두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초음파세척기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은 매우 고가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구 세척을 위해 소요되는 인건비와 비교해 보자면 1년 정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게 된다. (일 3회 세척 시)
다른 단점은 기구를 액세서리에 배열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세척기에 넣기 전에 인상재와 같은 오염물질 등은 제거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세척이 완벽하게 되기에 기구로 인한 교차감염의 위험을 줄여주는 점과 치과위생사들이 진료에 시간을 온전히 쓸 수 있다는 장점, 경영자 입장에서는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므로 비용이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의료용 열소독기를 선택할 때에는 의료용 열소독기 용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인지, 핸드피스를 포함 치과 기구 세척에 필요한 액세서리들이 다양하게 제공되는지, 많이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지(수입에 경우 외국포함)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과에서 가장 많이 쓰는 세척장비는 초음파 세척기이다. 초음파세척기는 진동자를 떨게 해서 미세한 공기방울을 발생시켜 기구 표면에 오염물질을 떨어내는 원리로 세척을 한다. 특히 버, 파일, 임플란트 드릴 손으로 세척하기 용이하지 않은 기구의 세척에 적합하다.
초음파 세척기를 장비를 고를 때에는 치과기구를 충분히 세척할 수 있는 용량과 초음파가 미치지 못하는 Dead space가 없도록 진동자의 수가 충분한 세척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음파력이 유지되는지 주기적인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테스트 방법으로는 쿠킹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손쉽게 테스트하는 방법은 쿠킹호일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초음파세척기에 놓고 세척을 돌려보는 것으로 초음파력이 잘 유지된다면 사진과 같이 구멍이 뚫린다. 만약 진동자의 이상이 생긴 경우 쿠킹호일의 구멍이 일부만 생기거나 잘 생기지 않는다.
다음 호에서는 중앙공급실 장비 마지막 시리즈로 실링기와 멸균기 선택에 관해 다루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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