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이상 기후, 인류에게 보내는 긴급 시그널
2024-08-29 김영남 교수(경복대학교 치위생과)
올여름,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장마 기간이 지났음에도 아열대성 ‘스콜’을 연상시키는 국지성 호우가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강한 폭우가 한 번씩 지나가면서 더욱 습한 환경을 만들어 ‘열대야’와 ‘아침 열사병'이 폭증하여 시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까지 켜지게 되었다. 이제는 ‘여름나기’란 말보다 ‘여름 살아남기’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가장 더운 여름이 해마다 갱신되고 있다.
‘잠수함 속의 토끼’라는 말이 있다. 위험이나 재앙을 미리 감지하여 예고하는 조기 경보를 뜻하는 말이다. 과거에 각국의 해군들은 잠수함의 공기 질을 감시하기 위해 토끼나 작은 동물을 잠수함 안에서 키웠다고 한다. 잠수함이 깊은 바다 속에서 오랜 시간 항해할 경우 잠수함 안에는 산소가 부족하거나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때 호흡기가 약한 토끼나 작은 동물들이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면 잠수함 승무원들은 이것을 위험의 징후로 받아들이고 즉각 대응 조치를 하여 위기상황을 넘겼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폭염, 한파, 홍수, 가뭄, 대형산불 등의 극단적인 기후 변화 현상을 언론 등을 통하여 목도하였다. 이와 같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의 이상 기후 현상은 마치 ‘잠수함 속의 토끼’와 같다. 자연이 인간에게 폭염, 한파, 홍수, 가뭄, 산불, 해빙 등의 몸부림으로 전 지구적 파멸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화석 연료의 사용을 계속하여 늘려온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다. 이로 인하여 지구의 열을 가두어 버리는 온실효과를 초래하며 지구온난화를 유발하였다.
우리가 목격하는 오늘날의 이상 기후 현상은 지구 온난화의 존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이상 기후 현상은 농업 생산성을 저하시켜 식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전염병의 확산을 가속화하며, 인구 이동을 촉진시키는 등 인류의 생존과 삶에 심각한 위협과 피해를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의 기저엔 물질의 풍요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이 깔려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인간은 오랫동안 자연과 조화로운 공존을 추구해 왔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며, 그 속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과도한 산업화와 자원 소비로 인해 자연과의 조화를 깨뜨리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이상기후와 같은 자연의 강력한 경고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별에는 수명이 있다. 지구도 수명이 있어 언젠가는 소멸한다. 인간이 일으켜 세운 문명은 지구를 우주에서 가장 화려한 행성으로 만들었지만, 환경 파괴와 지구 가열화라는 그림자 또한 드리웠다. 좋은 삶이란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다. 인간이 과잉 욕망을 멈추지 않고, 집단으로 묶인 의무감 없는 본성 뒤에 숨어서 편리성만을 추구한다면 인류는 전 지구적 파멸에 직면하여 더 이상 푸른 별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치과계도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역할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기후 위기는 건강권과 불평등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인식하에 관련 산업체와의 논의의 자리를 마련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을 모색해 나갔으면 한다. 기후 위기를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건강권과 생존권의 위기로 규정하고 경각심을 가지고 솔선할 필요가 있다. 치과계 관련 기업들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 생산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으며, 치과위생사들은 구강건강 전문가로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 치과계도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역할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기후 위기는 건강권과 불평등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인식하에 관련 산업체와의 논의의 자리를 마련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을 모색해 나갔으면 한다. 기후 위기를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건강권과 생존권의 위기로 규정하고 경각심을 가지고 솔선할 필요가 있다. 치과계 관련 기업들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 생산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으며, 치과위생사들은 구강건강 전문가로서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행동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 차원에서 기후 위기 대응에 대한 캠페인이나 목소리 높이기 등의 실천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도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재활용 및 업사이클링 등의 방식으로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행동에 동참할 수 있다. 미래는 고정된 모습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오늘의 기후 문제를 심각하게 성찰하고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은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갖고 살아야 한다’라는 박경리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인류에게 경고를 보내는 지구의 몸부림에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상 기후 현상을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경고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더 이상의 기회를 상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이라는 원금이 고갈되면 인류에게는 더 이상의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은 원금은 그대로 두고 이자만 갖고 살아야 한다’라는 박경리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인류에게 경고를 보내는 지구의 몸부림에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상 기후 현상을 자연이 인류에게 주는 경고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더 이상의 기회를 상실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이라는 원금이 고갈되면 인류에게는 더 이상의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