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노인요양시설에 치과위생사 배치 의무화 시급하다

2025-09-30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정책이사 김민영(호원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김민영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2025년, 노인 인구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특히 노인요양시설 입소자들의 구강건강 관리는 전신건강과 직결된 중대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돌봄 체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체계적 접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2024년 제정된 「의료ㆍ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통합적 돌봄서비스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하며 구강건강관리를 핵심 영역으로 명시한 시점에서, 노인요양시설 내 치과위생사 상주 배치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노인의 구강건강은 단순한 국소적 문제가 아니라 전신건강과 상호 연관된 복합적 건강 지표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국내·외 다수의 실증 연구를 통해 명확히 입증되고 있다. 일본의 장기요양시설 환자 1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는 89명(64.5%)의 구강 내 치태에서 폐렴 유발균이 발견되었으며1), 이는 흡인성 폐렴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시사한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일본의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된 치과위생사 개입의 예방적 효과이다. 치과위생사의 전문적 구강건강관리를 받은 군의 폐렴 발생률은 7.5%로, 관리받지 않은 대조군(18.9%)에 비해 약 60%라는 현저한 감소율을 보였다2). 이는 치과위생사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구강건강관리가 고령자의 호흡기계 질환 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함을 실증적으로 증명한다.
 
국내 연구 역시 이러한 효과를 뒷받침한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2023년 인천 서구 주간보호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6주간의 방문 구강관리 중재 프로그램에서는 구강위생지수가 0.65에서 0.22로, 설태지수가 3.47에서 2.39로 상당한 개선을 보였으며, 프로그램 만족도는 90.9%, 삶의 질 지수는 39.32에서 43.61로 유의한 증가를 나타냈다3). 이는 치과위생사의 전문적 개입이 노인의 구강건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국제적 연구 동향 또한 이러한 접근의 타당성을 지지한다. 호주 연구진이 58개의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치과위생사가 요양시설에서 수행하는 ‘지원 중심 전략’(시설 직원들을 교육하고 지원)과 ‘서비스 중심 전략’(입소자에게 직접 구강건강 서비스 제공) 모두에서 치매 환자를 포함한 입소자들의 구강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특히 치태 감소, 잇몸 출혈 개선, 폐렴 발생률 감소 등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4).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노인요양시설의 구강건강관리 현실은 이러한 과학적 근거와 괴리된 심각한 공백 상태에 있다. 대부분의 시설에서는 전문적인 구강관리 서비스가 전무하거나, 일시적이고 산발적인 외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지속성, 전문성, 즉시성의 기본 원칙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돌봄 인력인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는 구강관리에 대한 전문적 교육이나 자격을 갖추지 못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구강건강관리를 수행하기에는 본질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과위생사의 상주 배치는 단순한 인력 충원의 차원을 넘어선 근본적 해결책으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돌봄통합지원법이 제15조 제6호에서 방문 구강관리 서비스를 돌봄통합 보건의료서비스의 핵심 구성요소로 명시하고, 제16조에서 건강관리 항목에 구강건강관리를 포함함으로써 향후 돌봄통합지원 사업의 지표 및 예산 편성에 반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치과위생사 배치의 타당성은 충분히 입증된다. 예방 효과에 따른 의료비 절감과 장기요양급여의 효율화를 통해 구강건강의 개선은 흡인성 폐렴, 심혈관질환, 당뇨병 등 고비용 만성질환의 발생률과 중증도를 현저히 감소시키며, 이는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에 기여한다. 적절한 구강건강관리를 통한 저작기능의 향상은 영양상태 개선과 연결되어 전반적인 건강 수준을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의료 이용량 감소와 삶의 질 향상이라는 이중적 편익을 창출한다.
 
정책적 일관성 측면에서도 치과위생사의 노인요양시설 배치는 현 정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과 완전한 정합성을 이룬다. 돌봄통합지원법의 핵심 철학인 예방적 건강관리, 지역 기반 서비스 제공, 다학제적 접근은 치과위생사 상주 배치를 통해 구현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다. 시설급여 평가항목에 ‘구강관리’가 신설됨에 따라 치과위생사 배치는 요양시설의 질적 수준 향상과 평가지표 달성을 위한 필수적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필요성과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령과 행정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먼저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입소자 50명 이상 요양시설에는 치과위생사 1명을 의무 배치하고, 100명을 초과할 경우마다 1명을 추가 배치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 또한 「장기요양급여 고시」를 개정하여 치과위생사를 인력추가배치 가산 대상에 포함시키고, 1.4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적 개선을 통해 요양시설이 치과위생사 배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경감하고, 동시에 구강건강관리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초고령사회로의 진입과 돌봄통합지원법의 시행은 노인요양시설 내 치과위생사 배치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적 필요성, 충분한 법적 기반, 경제적 타당성, 그리고 정책적 일관성은 이러한 제안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논거들이다. 노인요양시설 내 치과위생사 상주 배치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보건의료 정책 목표 달성과 노인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필수적 과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인력 배치를 넘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 구축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현의 핵심적 실천 방안이다.
 
※ 참고문헌
1) Sumi, Y., Miura, H., Michiwaki, Y., Nagaosa, S., & Nagaya, M. (2007). Colonization of dental plaque by respiratory pathogens in dependent elderly. 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 44(2), 119–124.
2) Hama, K., Iwasa, Y., Ohara, Y., Iwasaki, M., Ito, K., Nakajima, J., Matsushita, T., Tohara, T., Sakamoto, M., Itoda, M., Inohara, K., Ozaki, Y., Sasaki, R., Nishi, Y., Tsuneishi, M., Furuya, J., Watanabe, Y., Watanabe, Y., Sato, Y., & Yoshida, M. (2022). Pneumonia incidence and oral health management by dental hygienists in long-term care facilities: A 1-year prospective multicentre cohort study. Gerodontology, 39(4), 374–383.
3) 장종화, 성미경, 김영선, 황선희, 김민영, 정명옥, 김유미, 천아영, 박명화. (2023). 치과위생사의 노인 전문 구강관리 중재 활동의 효과성 평가 : 데이케어센터 입소 노인을 중심으로. 대한치과위생사협회.
4) West, K., Saunders, J., & Slack-Smith, L. (2025). Integrating Dental Professionals Into Aged Care With Focus on Australia: A Scoping Review. Gerodontology, 42(2), 147–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