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ChatGPT 활용과 표절 인식, 치위생학 교육이 마주한 새로운 윤리 과제

2025-09-30     이명진 학술위원(백석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이명진
치위생학은 이론적 기반 지식과 정교한 임상 술기를 동시에 함양하는 전문 분야이다. 따라서 학습자의 주도적 참여와 메타인지적 조절 능력은 학업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역량으로 기능한다. 최근 몇 년간 생성형 인공지능, 특히 ChatGPT가 대학 교육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치위생학 교육에도 새로운 학습 환경이 조성되었다. 강의와 과제, 시험 준비 등 학습 전 과정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게 되자 학생들은 정보 탐색과 문제 해결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그만큼 학문 윤리와 평가 방식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학습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는 ChatGPT가 학생들의 사고와 학습 행태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표절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색한 연구가 최근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치위생학과 재학생 251명을 대상으로 ChatGPT 사용 경험, 매체 활용 효능감, 신뢰도, 위험 인식, 표절 인식, 지속 사용 의도 사이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분석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대다수는 이미 ChatGPT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었으며, 전공 및 교양 수업에서 학습 보조 도구로 활용한 비율도 매우 높았다. 그러나 응답 학생의 50%에 가까운 인원은 AI 활용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는 학생들이 명확한 지침 없이 AI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교육 현장에서 윤리적 기준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분석 결과는 흥미롭고도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첫째, ChatGPT를 신뢰하고 활용 능력이 높을수록, 즉 활용 능력이 높은 학생일수록 표절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경향이 일부 영역에서 나타났다. 이는 도구의 편리함과 학습 효율성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윤리적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둘째, 전공에 대한 흥미와 만족도가 낮고 자기주도적 학습 수준이 떨어지는 학생일수록 표절을 정당화하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학업 몰입이 낮은 집단이 AI 활용 과정에서 더 큰 윤리적 취약성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ChatGPT의 위험성을 높게 인식할수록 오히려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강화되는 역설적 경향이 가장 눈에 띄는 결과였다(Table 1). 위험을 인식하면서도 학습 효율과 편익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을 선택하는 모습은 단순한 금지나 경고만으로는 AI 사용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치위생학 교육에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AI 활용 교육은 단순한 사용법을 넘어 윤리적 판단을 함께 다뤄야 한다. ChatGPT가 만들어낸 텍스트를 과제에 활용할 때 어디까지가 허용되고 어떤 경우가 표절인지 명확히 안내하고, 실제 사례를 토대로 토론과 성찰을 이끌어내는 윤리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학업 몰입이 낮거나 자기주도성이 떨어지는 학생을 대상으로는 학습 동기를 높이고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공 만족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AI 도구를 편리하게 활용하면서도 윤리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 ChatGPT를 적극 활용하는 학생들에게는 위험 인식을 단순한 불안으로 끝내지 않고 비판적 사고와 정보 검증 능력으로 전환시키는 교육 전략이 요구된다. 위험을 알고도 사용하는 집단이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교육자는 AI의 장점과 한계를 균형 있게 인식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치위생학 교육은 실무와 이론의 유기적 통합이 핵심인 만큼 기술 발전에 따라 학습과 평가의 기준 또한 새롭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 AI 시대의 교육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 전달이나 정보 암기를 넘어, 학습자가 스스로 기술을 비판적으로 활용하고 학문적 책임을 지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ChatGPT가 학습자의 윤리 의식과 학습 전략에 미치는 복합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제시하며, 앞으로 치위생 교육과 임상 현장에서 AI 활용 지침과 윤리 교육을 동시에 강화해야 함을 분명히 보여준다. 기술의 편리함 뒤에 숨은 윤리적 위험을 외면하지 않고,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비판적 사고와 학문적 책임을 길러내는 것이야말로 치위생 교육이 나아가야 할 다음 과제다.

출처
홍민희, 심선주, 이명진, 김지혜*, 「치위생 전공 학생들의 ChatGPT 사용태도와 표절 인식의 상관성」, 『한국임상치위생학회지』, 제13권 제3호,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