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치과위생사 인력난, '배출'보다 '정착'에 집중해야

2026-01-28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부회장 강경희(건양대학교 치위생학과 교수)
강경희
보건의료 현장, 특히 비수도권 치과 병·의원에서는 치과위생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는 문제의 근본 원인보다는 표면적인 현상에만 주목한 일시적인 해법에 가깝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여다보면, 진정한 문제는 인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현장에 “남지 않아서”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2025년 3분기 기준)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면허 소지자는 11만 8백여 명(110,818명)이지만 실제 활동 인력은 5만 3백여 명(50,382명)으로, 활동률이 45.5%에 불과합니다. 치과위생사 국가시험은 매년 높은 신뢰도와 변별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합격률을 유지하며 신규 면허자를 꾸준히 배출해 왔습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4천여 명 수준으로 신규 면허자가 배출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규 공급이 현장의 이탈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력의 깔때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최근 5년간 신규 면허자의 평균 취업률은 81.4%로, 매년 상반기에 약 4천여 명 내외의 활동 인원이 누적되어야 하나, 실제 증가 인원은 매년 약 1천여 명 수준에 그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매년 수천 명 규모의 이직·퇴직이 반복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인력난의 핵심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미래 비전의 부재에 있습니다. 다수의 치과위생사가 이직을 경험하거나 이직을 고려하는 현실에서, 단순히 인력 충원만을 해법으로 삼는 접근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특히 종사자의 약 99%가 여성인 직종 특성상,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제도가 현장에서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면 경력 단절이 불가피해질 수 있습니다. 숙련된 인력이 현장을 떠난 자리를 신입 인력이 메우는 구조가 반복되면, 남아 있는 종사자의 업무 부담은 커지고 직업적 정체성과 전문성 축적의 기반은 약화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궁극적으로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져 국민의 구강 건강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환자들의 치과 병·의원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제 패러다임을 ‘배출’에서 ‘정착’으로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첫째, 비수도권 현장을 지킬 수 있는 정착형 인센티브 패키지가 절실합니다. 지방 근무자에게 임금 가산, 주거 및 자녀 교육 지원 등 실질적 혜택을 통한 유인책이 마련하여 지역 간 인력 불균형을 해소해야 합니다.

둘째,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직장 문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출산·육아가 퇴직으로 이어지는 경력 단절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시급합니다.

셋째, 업무 범위의 명확화와 노동 강도 대비 적절한 보상 체계가 필요합니다. 업무량·난이도·책임 수준에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고,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경감해야 전문직으로서의 자긍심을 유지하며 장기근속이 가능해집니다.
 
이제 곧 치위생학과 졸업생들이 새 출발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첫 직장이 곧 지나친 소모와 좌절의 장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단순한 인력 수급 논의를 넘어서야 합니다. 치과위생사가 존중받고 전문성을 발휘하며 삶의 균형을 이루며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 그것이 치과의료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궁극적으로 국민 모두의 구강 건강을 지키는 가장 근본적이고 정직한 해결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