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인력 기준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기준” 4.7 보건의 날 맞아 보건의료 인력 기준 법제화 국회 토론회 개최
보건의료노조, 12개 직종협회와 함께 ‘보건의료 인력 기준 의무화 의료법 개정 촉구 범국민 서명운동본부’ 발족
2026-04-17 김흥세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최희선, 이하 보건의료노조)이 4월 7일 보건의 날을 맞이하여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여 환자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보건의료 인력 기준 법제화’의 이행을 촉구했다. 더불어 직종협회들과 ‘보건의료 인력 기준 의무화 의료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운동본부’를 발족하여 보건의료 인력 확충과 인력기준 제도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보건의료노조는 7일(화) 오전 10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4.7 보건의날 기념 국회 토론회 “보건의료인력 기준 법제화, 이제는 이행이다”>를 개최했다. 공동 주최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수진·서영석·장종태·백혜련·김윤 국회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국회의원, 진보당 전종덕 국회의원 그리고 12개 직종협회가 함께 했다. 참여 직종협회는 대한간호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영양사협회·대한응급구조사협회·대한물리치료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대한작업치료사협회·대한치과기공사협회·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나다순)이다.
이번 토론회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지역 의료 붕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보건의료노동자의 헌신에만 의존해 온 기존의 한계를 지적하고 환자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인력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자 열렸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보건의료노조는 2009년부터 환자 안전을 위한 인력 기준 투쟁을 이어왔고, 2021년과 2025년 두 차례의 노정합의에서 보건의료인력 확충과 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의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선언이 아니라 ‘이행’이다. 보건의료 인력 기준 제도화를 통해 보건의료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자”고 독려했다.
토론회는 정기현 국민참여의료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로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의 ‘기관 중심 의료체계 개혁의 한계와 인력기준 도입의 필요성’, 두 번째 발제로 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의 ‘보건의료인력기준 법제화와 이행계획의 요구’가 진행됐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한국의 병상당 총고용인력이 7.8명으로 OECD 평균(15.0명)의 절반에 불과한 상황을 지적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의료시장의 독점적 구조 속에서 의료기관이 종사자 임금에 대한 독점적 착취와 노동시장에서 수요 독점적 착취를 하고있는 구조에 주목했다. 해결방안으로 최소인력 기준 법적 규정화와 초과 고용에 대한 경제적 유인 정책을 제시했다.
이어 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보건의료인력 기준 제도화’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최복준 실장은 현재 김윤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을 지지하면서도, 기준 미준수에 대한 실효적 처벌 조항 신설(의료법 87조 개정으로 신설), 의료기관의 정원 마련 의무화, 인력 기준 이행 여부를 명시적으로 포함하도록 실태조사의 범위 확장 등 세 가지 사항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력 기준 법제화와 함께 이행 되어야할 정책 조건이 있다”며 패키지 이행 전략으로 ▲수가 인상분이 병원 이윤으로 흡수되지 않고 종사자에게 직접 전달되도록 하는 보상 체계 개선 ▲독립적인 ‘보건의료인력지원 전문기관’ 설립 ▲표준임금제도 도입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논의를 인력배치 기준과 연동 등을 제시했다.
토론에서는 두 발제 내용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제시됐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대표는 “병원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환자 곁에 어떤 보건의료인이, 어느 정도의 숙련도를 가지고 돌봐주느냐일 것이다. 최첨단 의료 기술 도입과 신약 개발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보건의료인력이 환자 안전의 핵심이라 본다. 인력 기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이주호 고려대 선임연구위원은 “두 발제에서 인력문제 해법이 시의적절하게 잘 제시되어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직종협회, 환자단체가 연대하여 보건의료인력 기준 법제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또 이를 논의할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양대림 대한물리치료사협회 회장은 “이제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헌신으로만 현장을 지킬 것이 아니라, 직무에 따른 권한과 책임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직종별 업무 특성을 반영한 ‘직종별 독립 인력 기준 법제화’를 강조했다.
반면, 김도훈 한국병원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력 수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법적 강제와 처벌은 중소병원의 폐업과 지역 의료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규제보다는 수가 연동 등을 통해 자율적 확충을 유도하는 일본식 정책을 주요 예시로 설명했다.
끝으로 주제 발제와 토론 내용에 대해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보건의료인력 문제를 노동의 문제로 접근하는게 아니라 환자 안전과 관련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환자기본법도 통과된 상황인 만큼 하반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토론회에 이어 바로 ‘보건의료인력 기준 의무화 의료법 개정 촉구 범국민서명운동본부’ 발족식이 진행됐다. 보건의료노조를 비롯하여 대한간호협회·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영양사협회·대한응급구조사협회·대한물리치료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대한작업치료사협회·대한치과기공사협회·대한치과위생사협회가 운동본부에 함께 참여한다.
참여 단체들은 “보건의료인력 문제는 특정 직종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안전과 직결된 사회적 과제”라는데 인식을 함께 하며 올해 인력 기준 법제화와 제도 개선을 이루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각 단체 대표들이 가장 먼저 서명에 동참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서명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서명은 온라인 플랫폼 빠띠(서명링크: https://campaigns.do/campaigns/1807)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