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열띤 논의의 장’ 치위협 지난 29일, ‘고용환경 개선 회원 간담회’ 개최
치과위생사 1,851명 대상 실태조사 바탕으로 임상 현장의 생생한 고충 청취 인력 부족, 경력 단절, 불명확한 업무 범위 등 고질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안 논의 오는 10월 30일, 관련 국회 정책 토론회 개최 예정
2026-09-14 김흥세 기자
대한치과위생사협회(회장 박정란, 이하 치위협)는 지난 8월 29일(토) ‘치과위생사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회원 간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치위협이 최근 실시한 ‘치과위생사 고용환경에 관한 회원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획되었다. 총 1,851명(현재 치과의료기관 근무자 1,221명, 비활동자 630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를 토대로, 통계 수치 이면에 존재하는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고충을 직접 청취하고 실효성 있는 개선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김민영 정책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에는 박정란 회장과 한지형 부회장을 비롯해 임상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다양한 연차와 직급의 패널들이 참석했다. 패널로는 엄수희(서울아산병원), 김유미(강남레옹치과의원), 남다솔(목동예치과병원), 김수민(압구정사랑이아프니구강악안면외과치과의원), 정은지(분당고운미소치과의원) 치과위생사가 자리해 현장의 현실을 가감 없이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는 임금과 인력 문제, 조직문화, 일·가정 양립, 그리고 정책 개선 과제까지 총 4가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먼저 첫 번째 세션에서는 고질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현장의 뼈아픈 고충이 여실히 드러났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현재 근무자)의 31.4%가 현재의 임금 수준이 대체로 부적절하다고 인식했으며, 연차 휴가 사용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압도적인 73.6%가 ‘대체 인력 또는 근무 인력 부족’을 꼽았다.
이에 대해 현장 패널들은 상급종합병원과 소규모 치과의원 간의 확연한 시스템 격차를 언급하며, 특히 소규모 의원의 경우 대체 인력을 단기 고용하려 해도 전자차트 프로그램 조작이나 개별 병원 시스템에 즉각적으로 적응하지 못해 오히려 기존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는 현실적인 딜레마를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체 인력이 현장에 원활하게 투입될 수 있도록 돕는 실무 중심의 사전 교육과 더불어, 대체 인력을 수용하는 병‧의원 차원의 개방적인 조직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치과위생사들의 높은 이직률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해결책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조사 결과 재직자의 84.5%가 이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된 원인으로는 낮은 임금 및 복리후생 부족, 신체적·정신적 소진이 지목되었다. 패널들은 최근 저연차 치과위생사들이 이전의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 병원 내에서의 ‘성장 가능성’과 보철, 임플란트 등 ‘다양한 임상 경험’을 매우 중시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숙련된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신규 치과위생사가 안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온보딩(On-boarding) 기간과 전담 멘토링 제도가 필수적이라고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선임 치과위생사들조차 과도한 진료 업무에 시달려 후배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물리적 시간조차 부족한 실정임이 지적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임신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요구되었다. 비활동자 설문에서 퇴직 이유 1위는 단연 ‘결혼·임신·출산·육아 등 가족 돌봄(42.7%)’이었다. 패널들은 “법적인 모성보호 제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으나, 임상 현장에서는 누군가 휴가를 떠나면 그 인력 공백을 남은 동료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적 한계 때문에 제도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활동자의 70.3%가 요구한 ‘유연근무 확대’의 실효성 있는 도입이 거듭 강조되었다. 패널들은 경력 단절 치과위생사들이 파트타임 등 유연한 형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구인·구직 플랫폼의 운영이 필요하며, 공백기 동안 급변한 디지털 치의학 및 보험 청구 시스템(72.5% 교육 필요성 응답)에 적응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재취업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치과위생사의 명확한 업무 범위 확립과 이를 뒷받침할 든든한 제도적 지원 장치 마련이 화두에 올랐다.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87.2%가 ‘협회 차원의 인력풀 및 취업 연계 시스템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으며, 53.8%는 ‘치과위생사 업무 범위 및 직무 기준 마련’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임상 현장에서 의사의 고유 권한인 처방이나 차팅 업무를 치과위생사에게 떠넘기는 관행을 꼬집으며, 전담 인력 제도화 등을 통해 치과위생사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고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끝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박정란 회장은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뒷받침과 더불어 치과위생사 스스로의 권리 의식 함양 및 내부적인 화합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국회의원 및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을 만나 유휴 인력 관리를 위한 ‘치과위생사 취업진로지원센터’의 국가적 지원과 시스템화를 정식으로 제안하고 긍정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면허 신고 체계의 일원화 추진 등 회원의 실질적인 권익 향상을 위한 대정부 활동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치위협은 이번 간담회에서 확인한 현장의 생생한 증언과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10월 30일(금) 국회에서 ‘치과위생사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치위협은 이 토론회를 기점으로 치과위생사의 노동권 보호, 유연한 일자리 창출, 그리고 경력 단절 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법안 제정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공론화하며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